보험회사에 따라 수익 배분이 다르다.
먼저 제가 재미있는 보험의 역사 중 하나인 대한민국 첫 보험에 대해 얘기해 드릴게요.
혹시 어떤 보험인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대한민국 첫 보험은 소보험입니다.^^
1차 산업 중 농경이 가장 우선시되던 때 소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었죠?
그래서 소를 살 수 있는 돈을 여럿이 모아두었다 소가 죽은 집에 그 보험료를 지급하는 형식의 보험이 최초보험입니다. 간단히 말씀을 드렸지만 '대한민국 최초보험' '소보험' 이렇게 검색해 보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드리는 이유는 설마 지금도 이런 식으로 보험을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앞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플로트 즉 내가 낸 보험료에서 보험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보험사는 운용을 합니다. 그런 의미로 보면 여러분들이 익히 알고 있는 펀드를 운영하는 회사인 자상운용사와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보험 현장을 떠나 박사과정에 들어간 첫 해였습니다.
재무학 공부 중에 우연히 상호회사(Mutual Company)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습니다.
계약자가 곧 주인인 회사. 운영 이익이 주주가 아닌 계약자에게 돌아가는 구조. Northwestern Mutual이라는 미국 보험사가 155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계약자에게 배당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전에 13년 동안 보험을 팔았는데, 이런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도서관을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13년 동안 고객에게 이 질문을 한 번도 해주지 못했구나.
보험사의 진짜 수익은 보험금이 아닌 당신의 보험료 운용에서 나옵니다.
오늘은 그다음 질문입니다. 그 운용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보험사는 회사입니다. 그런데 회사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 차이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으니까요. 사실 보험 설계사 교육과정에도 이 내용은 없습니다. 저도 현장에서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보험 회사에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주식회사와 상호회사입니다.
차이는 단 하나입니다.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입니다.
주식회사는 주주가 주인입니다. 회사가 이익을 내면 주식을 가진 사람에게 배당으로 돌아갑니다. 계약자는 보험료를 내는 고객일 뿐입니다.
상호회사는 계약자가 주인입니다.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곧 그 회사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운용 이익이 계약자에게 배당으로 돌아옵니다.
같은 보험료를 내고, 같은 보장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 보험료를 굴려서 생긴 이익이 향하는 방향이 처음부터 다릅니다.
혹시 이 질문을 받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보험사는 주식회사입니까, 상호회사입니까."
아마 한 번도 없으셨을 겁니다.
155년 동안 계약자에게만 배당한 회사
예를 들면, 같은 날 같은 비를 맞아도 소나무와 잡초의 20년 뒤는 다릅니다. 비가 문제가 아니라, 뿌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었는지가 결정합니다.
무슨 얘기인지 이해 가시죠? 그런데 낯설지 않으신가요?
Northwestern Mutual은 미국의 상호회사이자 생명보험사 추가로 투자 자문, 자산관리(웰스매니지먼트)까지 포함한 종합 금융서비스 회사이기도 합니다. 거기다 보험 쪽은 계약자가 곧 회사의 주인인 구조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155년 동안 단 한 해도 빠짐없이 계약자에게 배당을 해왔습니다.
이제 숫자로 보겠습니다. Northwestern Mutual의 2024년 공식 재무제표(Statutory Basis) 기준입니다.
2024년 수입보험료는 약 23.3조 원. 순투자자산은 485조 원. 순투자수익은 약 20.7조 원입니다.
그리고 그해 계약자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약 12.4조 원입니다.
투자 수익의 절반 이상이 계약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이제 한국에서 가장 큰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과 나란히 놓겠습니다. 삼성생명은 수입보험료·운용자산·순이익 기준 한국 최대 생명보험사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dart.fss.or.kr)에 공시된 제70기(FY2025) 공식 자료 기준입니다.
삼성생명의 2025년 수입보험료는 약 26.7조 원. Northwestern Mutual의 수입보험료 23.3조 원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두 회사는 받는 보험료의 크기가 비슷합니다.
그런데 삼성생명의 계약자 배당은 없습니다. 운용이익 7.9조 원은 주주에게 귀속됩니다.
비슷한 규모의 보험료를 받는 두 회사입니다. 한쪽은 계약자에게 12.4조 원을 돌려주고, 한쪽은 0원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보는 분이 대부분일 겁니다.
당연합니다. 설계사 상담에서 이 비교를 보여준 적이 없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한국에서 상호회사 보험에 가입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박사과정에서 이 구조를 알게 된 그날,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의 보험사는 전부 주식회사입니다. 상장여부는 다릅니다.
상호회사 형태의 보험사가 없습니다. 선택을 못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택지 자체가 처음부터 없습니다.
설계사 상담을 받을 때, 어떤 보험사를 고를지 비교하는 분이 있습니다.
A사와 B사 중 어떤 게 낫냐고 물어보십니다. 설계사는 보장 범위, 보험료, 특약 구성을 비교해 줍니다. 세 가지 선택지를 놓으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중간을 고릅니다. 이 심리를 중간이 제일 안전해(타협효과, Compromise Effect)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비교 안에 '계약자에게 이익이 돌아오는 구조인가?'라는 항목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저는 항상 이 비교를 도왔습니다. 그런데 그 비교 틀 안에서는 그 질문이 떠오를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말틀 바꾸기(프레이밍 효과)가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질문 안에 놓이느냐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설계사가 상호회사 구조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설계사 교육과정은 상품 보장, 특약, 청약 절차 중심입니다. 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되는 구조인지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배우지 않은 것을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게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무것도 팔 게 없는 이 자리에서 씁니다.
이 구조를 아시는 순간, 보험 상담에서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질문을 하실 수 있게 됩니다.
"이 회사는 내가 낸 보험료의 수익을 배당해 주나요?"
그렇다면 이 구조 안에서 우리는 진짜 얼마나 보험이 필요한 걸까요.
광고에서 말하는 숫자와 통계가 말하는 숫자는 다릅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숫자를 함께 보겠습니다. 13%의 공포에 내가 반응했다는 게, 혹시 나를 두고 하는 이야기는 아닌지.
참고 출처
삼성생명 제70기 사업보고서(FY2025)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dart.fss.or.kr, 2026.03.11 공시)
Northwestern Mutual 2024 Annual Report — Detailed Financial Results (Statutory Basis) (northwesternmutual.com/2024-annual-report/detailed-financial-res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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