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엄마가 되고 나니 보이는 것들..

by 조초란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는 디즈니의 열렬한 팬입니다.


한때 디즈니에서 나온 모든 공주이야기는

대사를 외울정도로 시청하고

모든 OST를 노트에 적어가며 외워서

지금도 언제든 꺼내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사랑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그래서 그 많은 논란을 뒤로 하고

그 옛날 백설공주부터 지금의 모아나2에 이르기까지

저는 디즈니의 공주들을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엄마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디즈니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디즈니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종종 이상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었죠..


어릴 적 디즈니는 분명히 아이의 이야기였습니다.

더 정확히는 "공주"의 이야기였죠.

자유를 꿈꾸고, 설레는 모험을 떠나고

왕자님과 행복하게 사는 공주의 이야기였어요.


게다가 악당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악당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악당이 벌을 받는 장면은 꽤나 통쾌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공주와 왕자님을 괴롭혔으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Happily Ever After"는
언제나 완벽한 결말이었습니다. .

하지만 부모가 된 뒤 다시 본 디즈니는 달랐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여전히 공주에게 있는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주인공 곁에서

모든 선택을 감시하고 통제하려는 것 같은 어른들

(우리는 그것을 빌런이라 부릅니다)

의 얼굴을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저 부모는 왜 저렇게까지 막으려 할까.”

“저 선택은 정말 아이를 위한 걸까.”

“사랑이란 이름으로, 우리는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디즈니 속에서 가장 많은 말을 하는 인물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들은 하나같이 익숙했죠.


“위험해.”

“아직은 안 돼.”

“다 너를 위해서야.”


소름돋게도 현실의 부모인 제가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에게 하는 말들이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오랫동안 제 마음에 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꺼내보이기로 결심한 건,

아이와 함께 디즈니를 보다 보니

이야기 속 아이들보다

어쩐지 그 곁에 있는 어른들의 말과 행동이

자꾸 마음에 남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주였던 것 같은데...

엄마가 되고 나니

만화 속 악당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 글은 디즈니의 공주들을 만나고

그들의 보호자를 바라보면서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 그 여정을 따라가 보려는 기록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공주의 이야기를 빌려,

저의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순간마다 맞닥뜨리게 되는 선택의 기로에서

어떻게 해야할 지 아직도 무섭지만

덜 두려운 어른이 되는 연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세 아이의 엄마이고

최선을 다해 그들을 성장시키려 노력하지만 여전히 매일 흔들립니다.

육아엔 정답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 글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계속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써보려 합니다.

디즈니를 좋아했던 아이였던 나와,

디즈니를 다시 보게 된 부모인 나 사이에서

이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