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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갤 Sep 04. 2015

달걀 안의 두 가지 색_두 번째

두 번째 이야기_열번 찍은 나무

두 번째 이야기,

열번 찍은 나무



그 여자는 공대였고 그 남자는 인문사회계열이었다.

그 여자와의 공감대가 너무 없어서 일까?

그 남자의 연락은 항상 동일했다.


“잘 잤니?”

“밥 먹었어?”

“피곤하겠다”

“잘자”


그 남자는 그 여자와의 공감대를 찾아가기 시작했고,

갑작스런 그 남자의 결정. 편입이었다.

무조건 그 여자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 남자의 미래를 위해서도 있었고 그 남자의 굳건한 확신 때문이었다.

그 여자는 잘 알지 못하는 그런 확신.

그렇게 그 남자는 1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부는 그 남자와 여자의 사이를 갈라놓아 버렸다.


“1시에 전화받아줘”

그 남자에게 와있던 연락 하나.


하지만 쇼핑 중이었던 그 여자는 1시라는 시간을 놓치게 되었고

 10분 뒤 죄송하다며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남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것도 고의적으로.

그리고 그 여자의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왔다.



“너 같은 애 만나서 많은 걸 배웠다. 고맙다.”

“너한테 쓴 돈이 아깝다. 근데 너가 어려서라고 생각하고 넘어간다”

“다시는 너 같은 애 안 만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이런 메시지. 이런 말들.


그 여자에게는 비수처럼 꽂혀버리는 말들이었다.

바로 쇼핑을 그만 두고 가까운 커피숍에 가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그 여자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생각하며

그 남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밥 먹을래?”

처음 만났을 때 멘트와 같았다.


그 남자는 오자마자 밥을 먹자했고, 그 여자는 대답 없이 남자가 하는대로 가는 곳으로 따라갔다.

그 여자는 너무 황당했다. 아무렇지 않은척 밥 먹자니.. 밥이 넘어가나 싶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남자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기만 할 뿐,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리고 그 들은 카페로 향했다. 음식을 다 먹은 시간도 10분도 채 되지 않았었다.


“...”

그 둘은 마주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 여자는 너무나도 화가 났고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몰랐다.

그 남자는 말문을 열었다.

“아까..연락한 거...”

그 남자의 말에 그 여자는 가로막았다.

“연락한거요? 그래요. 저한테 쓴 돈이 아깝던가요?

저 돈으로 이런 말하는 거 정말 싫은데요. 오빠만나서 비슷하게 돈

써왔고 오빠만 돈 쓴거 아니에요. 오빠한테 돈 쓰라한 적도 없고요.

그리고 저 같은 애가 어떤 애였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안 만날 정도로

오빠한테 모질게 한 적 없는데 저렇게 말씀하신 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그 여자는 그 남자에게 저렇게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저렇게 말대꾸처럼 그 남자에게 대했던 적이 없었다. 얼마나 화나서 일까?


“미안해... 내가 미쳤었나봐”

그 남자의 대답이었다.


그렇게 사과의 연속이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러나 그 남자의 사과에도 그 여자는 그런 말을 한 그 남자가 너무 미웠다. 

카페의 공기마저 답답하다 느껴져서 결국 밖으로 나와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어졌다.

그 여자는 그 남자가 편입공부에 힘들어서라고 위안도 삼아보고 위로도 해봤다. 

사실은 그 여자도 힘들면서 마인드 컨트롤도 잘 안됐으면서.

그렇게 어느 한 고등학교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이어가려했다.


그런데 그 때,

그 남자는 그 여자에게 무릎을 꿇었다.

당황한 여자는 빨리 일어나라했지만 그 남자는 미안함에 일어나지 못했다. 자신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러나 여자는 재빨리 그 남자를 일으켜 세웠고,

무슨 남자의 무릎이 그렇게 쉽냐며 오히려 다그쳤다.


그리고 그렇게 그 여자는 그 남자의 사과를 받아들이지는 못했다.

그렇게 그 둘은 멀어져만 갔다.


6개월이 지났을까...

벚꽃도 떨어지고 무더운 여름도 지나 낙엽이 떨어질 때 즈음이었다.


“잘 지내니?^^”

그 남자에게서 오랜만에 온 연락 하 나.


그 여자도 무덤덤하게 답장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연락.

그렇게 그 여자와 그 남자는 다시 연락하게 되었다.

그러나 또 비슷한 상황이 반복하였고, 그 여자는 또 다른 상처를 받았다.

그런 상황은 여러 차례 반복하였다.


아! 그렇다고 그 남자는 사고뭉치에 상처만 주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정말 착한, 정말 그 여자를 위한 것이라면 여건이 되는대로 해주는 진실성있는 그런 남자였다. 

그 여자가 아프면 몰래 그 여자의 집 우편함에 몰래 약을 넣고 가기도, 그 여자의 시험기간에 달달한

초콜렛으로 작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하는 그런 로멘티스트.

그래서 일까?

그 남자의 간절함이 전달된 것일까?


그 여자는 그런 많은 상처를 받았음에도 그리고 그 남자 이외에 많은 남자들의 고백에도, 여러 미팅, 소개팅이 있는데도 그 여자의 머릿 속에 자꾸만 맴도는 이름, 그 남자 때문이 었을까?

그 여자는 사귀지도 않는데 잘해주는 그 남자가 집착같기도 했다.

아니 집착이라 생각했다. 아무 관계가 아닌데도 잘해주는 그 남자가 고마우면서도 부담스러웠고 하지 말라고도 몇 번 이야기 하였지만 듣지 않는 그 남자였다. 

그 여자에게 상처도 많이 준 아픔도 많이 준, 

그러나 그 만큼 작은 감동도 많이 준 그 남자는

그 여자에게 그 여자도 모르는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 버린 듯 했다.



그리고,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다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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