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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북동비둘기 Jun 25. 2017

모바일 콘텐츠 제작자에게 중요한 역량

다른 호흡을 만들어내는 차이

콘텐츠 제작자에게 있어 마감시간이 더 중요한가요? 아니면 마감을 어기더라도 콘텐츠 퀄리티가 우선되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꽤 오래전에 받았다.


아직 많이 부족한 제작자지만, 나름 대답을 찾는답시고 한참을 고민했다. 두 가지 모두 놓치고 싶지도, 놓쳐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찾은 해답은 사실 뻔하다. 마감을 지키면서도 높은 콘텐츠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속도를 가진 사람이어야 경쟁력이 생긴다. 시간은 돈이니까.



그래서 늘 관심을 기울인다. 

어떻게 하면 정해진 시간에 콘텐츠 퀄리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지.

내 경우에 글이든 영상이든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건 늘 비슷했다.


‘덜어내는 것'이다.


사실 이게 가장 어렵다. 그 장르가 영상이든 글이든 상관없이.

다루고자 하는 이슈가 있고, 쭉 풀어내다 보면 이 말 저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여기에 이런 말, 저런 사진 등을 같이 보여주면 더 이해가 잘 될 것 같으니까. 그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그다음 논리적으로 글의 흐름, 영상의 진행을 짜 맞춘다. 완성된 결과물을 얼핏 보면 "오, 깔끔하게 잘 나왔네?”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설명충 콘텐츠가 완성된다. (찔림)



콘텐츠 흐름을 매끄럽게 끌고 가는 것과 논리적으로 모든 부분이 맞아들어가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모바일 콘텐츠에선 이 두 가지의 차이가 크다.


논리적인 글을 이미지랑 배치해 카드 뉴스를 만들었다고 해서 스토리텔링 카드 뉴스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모바일 콘텐츠는 특히나 이야기를 끌고 나감에 있어 강약이 필요하다.


그 이유인즉슨, 시청 시간이 극도로 짧기 때문이다. 대부분 콘텐츠를 만든다고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페이스북과 유튜브다. 그리고 개인 크리에이터를 제외하고는, 아직은 유튜브 보다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는 곳이 많은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포인트는 사람들은 페이스북 콘텐츠를 덜 집중해서 본다는 것이다. 기업이 더 집중하는 플랫폼은 페이스북인데, 오히려 콘텐츠를 보는 집중력은 확실히 유튜브보다 페이스북이 약하다. 동일한 사람이 유튜브는 30~40분 쭉 잘 보는데, 이상하게 같은 콘텐츠가 페북에 있으면 시청 시간이 극도로 짧아진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건, 본질적인 시청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댓글의 영향력이 크다. 애초부터 동영상을 보기 좋게 설계된 유튜브가 자취방이라면, 페북은 친구들과 댓글 달면서 노는 광장 같은 곳이다. 집중력을 분산시키기에 좋은 요소가 너무나 많다. 바로 다음 동영상으로 넘기기에도 편하다. 그냥 엄지손가락만 내리면 밑에 주르륵 나오니까.


또 페이스북은 타임라인 형태가 기본이라는 것도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옆으로 돌려 큰 화면으로 보는 게 기본인 유튜브와는 다르게 주변의 지인부터 나까지 대부분 페북의 영상은 굳이 옆으로 돌려보지 않는다. 세로 화면 안에 작은 화면 그대로 시청한다. 모바일 화면은 크지 않은데, 그런 작은 화면으로 긴 영상을 보려니 금세 지친다.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중요한 건 스피드웨건이 되지 않으면서도, 매끄럽게 콘텐츠를 끌고 가기 것이고, 그를 위해선 '어떤 말을 넣고, 여기선 어떻게 뺄 것인가.’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마주 앉아서 한 명 한 명, 차근차근 1부터 10까지 다 설명해줄 수 있으면 그게 베스트이지만, 그럴 수 없으니 정수만을 뽑아서 보여주는 . 하지만 구독자의 엄지손가락은 그렇게 자비롭지 않다. 콘텐츠를 보고 조금이라도 루즈해지면 바로 휙 넘겨버린다. 그러니 흐름상 이 말이 들어가면 더 좋겠지만, 굳이 없어도 이해하는데 문제는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덜어내는 게 좋다.


그럼으로써 '상상할 여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구독자들도 바보가 아니다. 생략된 부분에 대해서는 알아서 생각하고 내용을 만들어내고, 그런 고민의 결과를 댓글로 단다. 콘텐츠 넘기면서 볼 때 정체구간이라는 것도 사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생기지 않나 싶다.


정해진 시간에 높은 콘텐츠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떻게 매끄러운 흐름을 가져갈 것이냐의 싸움인데, 그 싸움의 포인트 중 중요한 것이 ‘덜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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