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는 말투

존댓말하는 나, 반말하는 그

by 소이

선배는 다른 사람들에게 언제나 점잖고, 신뢰받는 사람이다. 말수는 적지만 유머가 있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묘한 힘이 느껴지는.


그와 사귀게 되니,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 날 용기 내서 물었다.

“우리… 말 편하게 할까요?”


그는 잠시 미소를 짓더니,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안 돼요. 서로 존중하는 마음은 언어에서 비롯되니까요.”


결국 나는 계속 존댓말을 쓰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람은 존댓말을 ‘하는 척’도 안 한다는 것.


“소이야!, 그건 좀 아니지, 너.”

말끝마다 반말이 새어 나오고 가끔은 아주 편하게 축약한다.

예를 들면

“너, 도망가고 싶어 안달 난 여자 같아.”

(사실 그가 한 말은 조금 더 거칠었다.)


이상하게도 그런 말투가 귀엽게 들린다. 욕처럼 들리지도 않고, 오히려 다정하게 느껴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생각한다.

‘이게 바로 선배 스타일 존중 ㅎㅎ’


나에게만 보여주는 그의 말투. 낯설면서도 가깝고, 묘하게 설렌다. 이런 게, 어쩌면 나이 차이 로맨스의 불균형이 주는 달콤한 맛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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