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이 고운 바람

by 소이

커튼 없는 창가에

빛이 골목 끝에서 번져 왔다


포카치아와

눈송이를 얹은 잔

그 사이에 앉은 우리

아무 약속도 없었고

아무 놀람도 없었다


르 알래스카의

오래된 제빵기계와

한편에 쌓인 밀가루

장작은

온기를 품은 결

사그락 작은 불씨의 숨결


문이 열릴 때마다

작은 방울 소리가

결이 고운 바람과 함께

우리 무릎 아래를 스쳤다


그 바람 속에서

따뜻한 향이 오래 머물렀다.

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