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나 빈자나 건강이 최고임
갑작스럽게 교통사고가 났어요.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큰 사고였고 하필 크게 다쳤네요. 오른쪽 대퇴골 원위부 골절이라고 무릎 바로 위쪽이 복합골절 즉 분쇄 골절 되었고 턱관절은 5 부위로 쪼겨져서 얼굴이 말이 아닙니다.
수술 후 안정이 필요하다고 해서 긴 시간 글을 못 쓰고 있었어요. 물론 지금도 병실이긴 하지만 조금은 정신을 차렸기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사고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스냅숏처럼 사진으로 일부 장면이 또렷하고, 사고 앞뒤로 술 취한 후 필름 끊기듯이 몽땅 날아갔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119 대원들과 경찰관들이 대동해 있었고 손과 얼굴은 피투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아득해지는 정신을 부여잡으려고 한 것은 기억납니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고통이었습니다. 아파도 너무 아팠습니다. 어쩌다 오른손으로 허벅지를 스쳤는데? 똑 부러진 뼈가 만져지더군요... 다시는 느껴보고 싶지 않은 촉감이었습니다.
구급차에 타서 2시간이 경과되어서야 중증외상센터 응급실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기본 처치 후에. 중환자실로 이동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콧줄부터 해서 뭔가를 주렁주렁 달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음날 병실 배정을 받아 올라오게 되었고 이틀 대기 후 수술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수술부위는 세 군데, 허벅지 대퇴골 수술, 오른쪽 눈 밑 안와골절 수술, 턱 골절 수술. 날짜를 나눠서 진행하지 않고 다행히도 마취 한 번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수술시간이 많이 길어진 것으로 알고 있고요. 총 10시간이 지났다고 하더군요. 대퇴골 수술은 생각보다 금방 끝난 것 같은데 턱 수술이 오래 걸린 듯합니다. 그 작은 부위에 나사를 12개를 박았거든요.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5일을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중환자도 보게 되었고, 그런 사람들을 케어하는 간호사 분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금전적인 혜택으로만 중환자실 근무를 하기에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지치고 힘든 일 같아 보였습니다. 아마도 저라면 몸서리치며 못했을 것 같습니다.
5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병실 배정을 다시 받아서 올라오게 되었고 몇 주동안 여러 가지 주사를 맞으며 버텨 왔어요. 이제는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들을 빼고 가벼워졌습니다.
대학 3차 병원은 오랜 기간 입원이 안되더군요. 수술 후 4주 정도의 입원 기간을 지나고 일반 병원으로 전원 하여 2주 입원 후, 재활 전문 병원으로 최종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네요. 우선 자의든 타의든 다치면 안 된다입니다. 저도 제가 잘못해서 사고가 난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사고의 위험성은 배제하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입원해 보니 크게 다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은 전문적으로 치료가 가능한 의료진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겪어보질 않아서 필요 없다거나 그런 말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이고 그게 내가 될지 나의 가족이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제발 의료진이 젊다고 간호사분들에게 함부로 하지 말아 주세요. 내 자식보다 어리다고 그들에게 짜증 내고 함부로 할 권리는 없잖아요. 존중해 주면 친절로 돌아오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더군요.
의사에게는 굽신거리며 그보다 더 자주 와서 갖가지 처방이나 바이탈 체크를 하는 간호사에게는 존중도 없고 '아가씨'하고 부르는 것을 보니 어이도 없고 웃음도 나고..
크게 아파보니 자연스레 알게 되네요. 억만금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한 나의 육체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최고라는 게 말이죠.
나이 50에 교통사고라는 것도 처음 겪어 보았고 하필이면 크게 다쳐 대수술도 받고, 모든 게 최악으로 보이기만 합니다.
그래도 정신 차리고 곰곰 생각해 보니 머리를 크게 다쳤거나 경추나 척추가 잘 못 되었으면 그야말로 큰일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에 오싹할 때가 있습니다. 이만하길 다행이죠.
터닝포인트로 여기려고 합니다. 그동안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도 많이 보고, 하고자 하는 공부도 시작하려 합니다. 재활이 잘 되면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활동도 하고 싶어 지더군요.
몸은 아파도 정신적으로 무너지면 안 되잖아요. 재활하면서 틈틈이 글 써보도록 할게요. 좋아하는 요리를 하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할 때인 것 같거든요.
제 글을 보시는 이웃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아프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건강한 미소로 모든 하루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고요. 진심으로 일상의 안녕을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