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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범 Jun 07. 2020

30 뇌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일곱 번째 이야기

감정 다스리기 2

EFT(Emotion Freedom Technique)라는 또 다른 심리 안정 요법이 있다. 집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다. EFT를 소개하는 책이 국내에서 여러 권 출간되었다. 이 중 맘에 드는 한 권을 골라 직접 해보기를 권한다. 이와 관련되어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 금융계에 종사하는 중년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새로 전출 온 남자 후배로 인해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내가 잘 챙겨주었던 후배가 있는데, 어느 날부터 동료들에게 거짓말로 내 험담을 하고 다녀요. 매일 밤 자려고 누우면 그 생각이 나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잠도 안 오죠”


그녀는 불면증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곳저곳 아프면서 몸이 말이 아니었다. 그때 즈음 나는 우연히 그 사연을 듣게 되었고, EFT를 한번 시도해보기를 조심스럽게 권했다. 그러고 나서 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다시 만났다. 정확히는 지나가는 길에 나를 보려고 들렸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녀는 날 보자마자 환한 얼굴로 그때 이후로 증상이 신기할 정도로 사라졌다며 너무나 고마워했다.


내 경험에 의하면 EFT로 모든 경우에서 그녀의 사례처럼 단 한 번의 시도로 깜짝 놀랄 효과를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 한 권의 비용으로 시간도 별로 안 걸리면서 하기도 쉽고 장소의 구애도 받지 않기에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부분인, 효과도 꽤 괜찮기에 가성비 최고의 심신 안정 요법이라 여겨진다.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면 좋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좌뇌에는 언어 중추가 있다. 좌뇌는 긍정적이고 다가서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우뇌는 부정적이고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감정 상태를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은 좌뇌의 언어중추를 더 많이 활성화시켜 긍정적 방향으로 다가설 수 있게 한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한 내레이터라고 상상해 보자. 지금 느끼는 감정의 원인이 되는 사건과 그것에 대한 지금의 느낌과 생각을 이야기하듯이 자신에게 들려줘보자. 그러면 감정의 출렁임이 상당히 가라앉을 수 있다. 이때 부정적이나 냉소적으로 말하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표현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넌 그때 참 바보같이 행동했어’보다는 ‘누구나 당황하면 그렇게 행동할 거야’라는 식으로 말이다.


정서적 어조와 관점은 뇌의 신경회로를 재배선한다. 부정적 관점으로 이야기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긍정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더 강해진다. ‘오늘 하루 재수가 없었네’ 보다는 ‘오늘 정말 흥미진진한 하루를 보냈어’라고 생각하다 보면 신경가소성을 통해 뇌의 회로는 재배선되어 ‘잘 헤쳐 나갈 거야’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특히 말수가 많지 않은 사람들은 평상시에도 이를 적극 활용하기를 권한다. 친구나 동료와 대화할 때 한 마디로 끝날 수 있는 것도 두세 마디로 하고, 경비원께 인사할 때도 날씨를 덧붙여 한 마디 더하고,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갈 때도 인사말로 한 마디 더 한다면 좌뇌의 언어중추를 통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해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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