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주니어가 되는 방법(18)
저분은 왜 매번 이런 방식으로 자료를 주는 걸까..
어? 논의한 내용은 이 방향이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했지?
이 사람은 회의시간에 또 늦네.. 나도 바쁜데!!
너무 당연하겠지만 회사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아.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회사 안에서나 밖에서나, 우리는 업무 중에 수많은 불편한 감정들을 겪어.
상대방의 잘못 때문일 수도, 나의 잘못 때문일 수도 있지.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들을 혹시 어떻게 처리했어?
그 자리에서 상대방에게 바로 이야기했어? 이야기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했어?
혹시 이야기 못하고 혼자 속으로만 썩히고 있는 건 아니고?
예상/기대와는 다르게 안 좋은 상황이 생겼고,
동료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면 이야기해야 해.
어쨌든 우리는 이 상황을 더 낫게 만들고 함께 일을 계속해 나가야 하잖아.
이야기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곪고 터져버려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져 버릴 수도 있어.
그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제대로 피드백해야 해.
'지금 보다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 싶다면 피드백을 해야 해.
피드백이라는 뜻에도 그 내용이 함축되어 있어.
피드백
행동이나 반응을 그 결과를 참고로 하여 수정하고 더욱 적절한 것으로 해 가는 방법.
- 출처: Oxford Languages
사실 누가 모르겠어.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걸 말이야.
피드백을 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그냥 속으로 삼켜 버리고 마는 우리야.
오늘은 제대로 피드백하는 방법에 대해 말해볼게.
먼저, 상대방에게 객관적으로 발생한 사실을 이야기하며 피드백을 시작해야 해.
'객관적'이라는 건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이견없이 동의할 수 있는 것이야.
예를 들어 볼게.
아래 2가지 문장 중에 어떤 것이 객관적일까?
1. 민수 씨는 요새 왜 이렇게 자주 지각을 하세요?
2. 민수 씨는 어제, 오늘 2번 회의 모두 지각을 하셨네요.
'자주', '적게', '많이', '너무' 같이 내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간 말은 삼가야 해.
똑같은 상황이라도 상대방과 내가 느끼는 정도와 강도, 빈도 등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야.
객관적이지 않은 말로 피드백을 시작하면,
상대방은 처음부터 내 말에 왜곡이나 과장이 있다고 생각해 버리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지도 몰라.
피드백도 첫 단추를 잘 꿰는 게 중요해.
두 번째로는 객관적으로 발생한 상황으로 인해 지금 내 감정이 어떤지 이야기해 봐.
단, 여기서 말하는 감정은 상대방에 대한 판단, 평가, 비난을 제외한 순수하게 내가 느끼는 감정이야.
상대방의 잘못에 나는 다양한 감정이 들 거야.
1. 왜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거지? 민수 씨 너무 실망스럽다.
2.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한 건가?
3. 민수 씨의 업무 태도가 불량하고 서툰 것 같아.
4. 마감 기한이 곧인데, 우리 팀 퍼포먼스는 나아진 게 없어서 내 마음이 조급해졌어.
자, 여기서 내 감정으로 위장한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평가는 뭘까?
순전한 내 감정만 남겨보자.
1. 왜 계속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거지? 민수 씨 너무 실망스럽다.
2.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한 건가?
3. 민수 씨의 업무 태도가 불량하고 서툰 것 같아.
4. 마감 기한이 곧인데, 우리 팀 퍼포먼스는 나아진 게 없어서 내 마음이 조급해졌어.
다짜고짜 나에 대한 비난을 들은 상대방은 기분이 어떻겠어?
자연스럽게 반발심이 들 수 있겠지? 그 결과는 굳이 말하지 않을게.
이 말을 하려고 지금까지 빌드업을 열심히 했어.
본론을 이야기할 차례야.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그런데, 본론을 이야기할 때도 내 의견을 강요하지 않고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게 중요해.
예시로 바로 넘어가 보자.
1. 앞으로는 회의 5분 전까지 회의실로 오세요. 늦으면 늦는다고 하시고요.
2. 앞으로는 회의 5분 전까지 회의실로 오면 좋겠어요. 늦으면 늦는다고 하시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지, 뭘 또 상대방의 의견을 구하냐고?
상대방이 앞으로의 처신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는 상대방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나 상황을 나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야.
알고 보면, 민수 씨가 회의 시간에 늦게 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거나
아니면 회의 장소를 너무 늦게 알려준 내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어.
그럼 나도 앞으로 더 좋은 동료가 되기 위한 피드백을 민수 씨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거야.
자, 이제 민수 씨가 본인의 실수를 깨닫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했어.
그대로 헤어지지 말고 한 마디만 딱 더 해주자.
"민수 씨 자체를 비난하는 게 아니에요. 민수 씨가 더 함께하고 싶은 동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
어쨌든 나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들은 상대방은 놀라고 위축되었을 거야.
민수 씨가 업무와 자신을 잘 분리하지 못한다면, 내 피드백으로 인해 스스로에 대해 자책하게 될 수도 있어.
그런 게 아니라고 한 마디 해 주는 게 민수 씨에게는 큰 위안이 될 거야.
그 한 마디로 앞으로 더 발전하는 민수 씨를 기대해 봐도 좋을걸.
그동안 '이거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가
왜 하나도 안 와닿았는지 이제 알겠지?
막상 피드백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위에 있는 모든 것을 지킬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피드백을 해 보도록 하자.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 제대로 피드백하는 것이 더 나은 주니어가 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