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식욕 템플릿
그때가 아마…2013년 여름.(블로그에 올린 일기를 보니 그렇다)
사무실은 빵빵한 에어컨 덕에 시원했지만 내 숨소리가 새어나가지는 않을까 무척 조심스러웠던 날의 기억.
매거진의 마감은 월 단위로 찾아오는데 그게 참 빨리 오기도 했다. 마감 전 후로는 가장 예민해 있을 이들을 위해 기사로 마감을 치지 않는 이들 (나처럼 마케팅, 기획하는 사람들)은 유난히 더 조심하기도 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하이톤의 목소리. 누군가와 통화를 하다가 씩씩 거리며 의자를 뒤로 휙 밀어버리고는 옆 자리에 앉은 이에게 자신이 얼마나 어이없고 황당한 사건에 휘말렸는지를 이야기했다.
얼핏 목소리가 들렸지만 부서가 달랐기에 무슨 내용인지는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날 그녀의 얼굴 표정, 흥분한 목소리,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목의 핏줄, 입은 의상까지 기억이 난다.
온화하던 한 사람이 순식간에 돌변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는 모습을 무작정 ‘봐야만 하는 사람' 그리고 아무런 방어 없이 그 감정을 ‘그대로 흡수’ 해야 했던 낮은 계급.(‘직급’이 맞지만 당시 내가 느낀 정서로는 ‘계급’ 쪽이 더 정확했다)
점심시간, 동료들과 나가 밥을 먹었다.
메뉴는 카레였다. 저~기 구석 모퉁이에 아까 그 격한 감정을 분출했던 그녀가 밥을 먹고 있었다.
누가 따라오기라도 하듯 게눈 감추듯 먹어버리는 모습. 하물며 그녀는 보통의 체격보다는 조금 마른 편이었으니 그 모습이 참 생소했다.
그날 종일 기분이 안 좋았다. 아니 불안했던 게 더 맞는 표현이다.
그날 집에 돌아와 일기를 썼다. 블로그에 난 그 모습을 ‘괴팍'이라고 적었더라.
괴팍했다는 느낌 때문인가, 점심을 먹던 모습이 그저 평범한 식사를 빨리 했다는 느낌이 아니라, 위협적이고 약간은 공포스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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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겨울.
그 공포나 위협을 보여주는 이가 ‘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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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내 날것이 드러났다.
아이의 유치원 방학은 여타 다른 사설 유치원에 비해 길다. 3주.
이거 빼고는 모두 만족하기에 긴 방학도 그럭저럭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보냈다.
연말 여행을 가기 전 아이가 약간의 감기가 있어서 컨디션 조절 차 며칠 보내지 않은 채 방학을 맞이했다. 그러고 보니 25일 간 아이는 나와 붙어 지냈던 거다.
돌밥 돌밥도 하루 이틀이지.. 여기에 독감까지 와버린 아이 케어.
배달 음식, 돌밥, 냉동 음식, 반찬가게, 돌밥식의 패턴으로 3주를 보냈다.
돌밥과 배달음식의 반복, 아이는 음식을 남기니 잔반처리까지.
음식은 고스란히 내 감정과 컨디션에 영향을 주게 되니,
어느 시간대로 갈수록
난 버티기 힘들어서 sns나 핸드폰 보기,
미드 보기, 간식 먹기,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그냥 막 먹기.
이런 행위로 도망치는 순간이 많았다.
도망은 해결이 아니기에 나쁜 감정과 체력, 컨디션 저하는 고스란히 남아있고,
이는 아이를 향한 화, 성의 없는 대꾸, 귀차니즘, 미루기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내 날 것이 캐치되는 순간 어두운 내 모습과 마주했던 겨울 방학을 보냈다.
아, 방학은 또 돌아올 텐데,
이 짓을 또 해야 하는 걸까.
생각해 보니 지난여름 방학은 아이가 입원을 하기도 해
(현재까지) 내 생에 가장 힘들었던 날에 꼽히는 시간을 보내기도.
개학을 하루 앞둔 어젯밤, 식탁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 봤다.
앞에는 아이가 방학 숙제로 그린 ‘겨울 방학 계획표'가 놓여 있었다.
잠, 밥, 놀기 세 가지 글자로 삐뚤빼뚤 연필로 적은 계획표.
그리고 띵동 울린 메일 알람.
다진다 멤버가 보낸 그날의 일기와 카톡 메시지들.
각기 다른 패턴이지만 결국엔 ‘같은 고민'을 하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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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과 감정이 폭발하는 ‘지점'이 파악된다면.
2013년 여름에 있었던 내 일화로 돌아가서,
내가 그녀의 성격에 대해 미리 알았더라면,
이 시기에는 유난히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고, 일이 몰리는 시기니
서로 조심하자.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가급적 사무실에서 빨리 나가고 취미 활동이나 운동을 조금 더 하자.
뭐 그런 생각을 미리 하면서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의 여름, 겨울방학도 마찬가지.
그렇다고 꼭 방학에만 식욕이 몰리고,
아이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엄마의 식욕이나 감정 기복, 컨디션 난조가 가장 심각한 시기가 이때가 아닐까 싶어서.
아이패드를 열어 그려봤다.
대략 이런 느낌.
그래서 식욕과 감정 템플릿을 만들고 있다.
대략 2-3주만 그려보면 ‘패턴'이 발견된다.
그 패턴을 자신이 알아두면 ‘대비’를 하는 게 아주 수월해진다.
생리 예상일 전에 생리대 개수를 체크해 본다던가,
휴가를 간다면 대안을 찾거나,
미리 달달한 것을 사두거나…??? (이건 안 되겠지?^^ ㅋㅋ)
다진다 코칭을 할 때도 늘 강조하는 건 ‘기록'이다.
각자의 방법으로 기록을 하는데 (이메일, 노트, 인스타, 블로그 등)
언젠가는 형태만이라도 통일해 기록하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보고 싶었는데.
이게 이번 겨울 방학을 계기로 ‘당장'시작하게 되다니… 하하.
나이 들수록 신 기술은 배워야 하니, 따라가고 배울게 참 많다.
내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누가 대신 그려줄 수도 없고.
(물론 고용하면 되지만 한 번쯤은 내가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
다진다 템플릿은 2월부터 시작하는
‘레스잇 루틴' 참가자들께 무료로 나눠드리는 걸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물론 다진다 코칭 멤버들은 자연스레 템플릿을 받게 될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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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야기를 쓰다 보니,
제 일상이랑 연결되어 엄마, 방학 같은 이야기를 많이 썼는데요.
주부들 뿐이겠습니까.
스트레스와 감정에 따라 내 식욕이 폭발해 폭식하는 패턴은
다이어트 고민하는 우리들 모두 공통 고민이잖아요.
막연하게 ‘좀 적게 먹어야 되는데…’ ‘간식 좀 줄여야 하는데…’
하며 그 자체를 줄이거나 끊으려는 시도 전에
내 패턴을 먼저 파악해 보시면 체중 감량에 큰 도움이 될 거니까요.
곧 오픈할 ‘식욕과 감정 노트 템플릿' 꼭 하나쯤은 챙겨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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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밥, 돌밥, 잔반처리 그리고 배달음식 속에서 체중 감량이 웬 말인가요.
회사에서 스트레스받아, 출 퇴근길 스트레스받아,
밤에 안 먹으면 다행이죠.
이런 현실에서 더 찌지 않았으면 천만다행이고,
빠진 체중이 다시 불어나는 건 너무 쉽고,
평소 체중보다 더 찌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2024년.
갑시다, 건강한 일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