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애 Jan 08. 2024

맥주 두 캔과 과자, 단편적인 다이어트를 넘어


다이어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저의 고백을 하고자 합니다. 

반성의 의미이기도 하고. 혹여나 공감이나 위로가 될까 싶어서요. ㅎㅎ



사진 속 맥주는 괌 여행 때 부부가 기분 좋게 마신 맥주입니다.

여행까지는 괜찮았어요. 

이번여행만큼 술을 거의 안 마시고, 

야식의 즐거움도 없는 여행은..

부부가 같이했던 여행 중에서는 없었거든요. ^^

왜냐하면 남편이 열이 40도가 넘었고, 많이 아팠어요.

결국 현지 병원을 다녀왔지요. 



요는 이게 아니고요. 

보통 여행을 다녀오면 저는 굉장한 불편함을 느껴요. 

잘 먹고, 잘 마셨으니 체중도 불어있고, 

평소 안 먹던 양, 안 먹던 종류(외식, 인스턴트)를 며칠간 먹으면

컨디션이 확 떨어집니다. 그리고 아파요. 살을 만지면 아파요. 



지난 주말에 호캉스를 다녀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리고 그전 일주일은 아이가 독감 걸려서 

꼬박 집, 병원만 오가며 밥도 대충 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독감은 아니지만 감기 몸살로 며칠 앓았거든요. ㅠㅠ 


아이는 입맛이 없고, 저는 요리를 할 에너지가 없고 

냉동제품 먹거나 시켜 먹었지요.

요 몇 달간 참 먹고 싶었던... 과자 하나가 있었거든요. 

이틀에 걸쳐 그 과자 한 봉지를 거의 다 먹고, 맥주 두 캔도 마셨습니다. 


대충, 안 좋은 음식들을 먹는 날이 5일이 이상 지속되니 확실히 느껴집니다. 


저도 이래요.

아이고 창피해라. 




단편적인 다이어트에 대한 이야기는 보통 이렇습니다. 


최근 연이어 과식, 야식, 음주를 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살이 쪘음을 느낀다. 

체중계에 올라가기 싫다. 

짜증이 난다. 뱃살이 너무 보기 싫고, 거울도 쳐다보기 싫다.

우울해진다. 그러니까 운동도 하기 싫다. 


조급함이 올라왔다. 

운동으로라도 보상받고 싶어서 미친 듯이 뛰었다. 

하고 나니 드는 생각, 

'이거 해봐야 금세 체중이 돌아올 것도 아니고...' 

우울한 마음과 스트레스가 올라오니 또 음식에 기대고 싶어 진다. 



보통 이런 게 단편적으로 다이어트를 대하는 모습일 거예요. 

왜냐하면, 정말 짜증이 나고 화가 나거든요. 

요 며칠 그거 좀 먹었다고 말이야... 해도 너무하네..라는 생각. 



-


그러다 보면 이런 생각도 들어요. 


다이어트, 확 포기해 버릴까. 

이왕 먹었던 거 당분간 계속 먹어버리자. 


이거 해봐야 살 안 빠질 거 같을 때, 

이미 늘어난 위장이 음식을 더 넣어달라고 할 때. 

다시 관리하는 모드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벽에 막혔을 때, 

아예 확 굶어버리는 방법으로 바꿔보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 때.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동안 노력과 시간, 그리고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해보기로 택했다는 것은.  

이제 진짜 요요나 폭식의 반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위의 세 가지 중 두 번째, 세 번째는 그냥 핑계라는 겁니다. 

객관식 문제에서 당연히 답이 아닌 걸로 떨어져 나가는 것들이요. 

그럼 첫 번째 생각만 하나 남네요. 



그리고 이 생각은 분명 나만 하는 것이 아닐 겁니다. 

보통 다이어트를 하다가 좌절의 시기를 겪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한다는 거죠. 



이 고비만 넘기고 나면 '나 다이어트 성공했어요~' 하는 

10% 이내에 들게 됩니다. 물론 뇌피셜 퍼센트입니다. 뭐 그 정도 되지 않을까요. 


치킨, 짬뽕을 드셨지만 다시 돌아왔다는군요?^^ 




-


조급함, 두려움이라는 느낌을 받아들이기. 


다시 제 이야기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럴 때 저는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 살이 좀 쪘네. 내 목을 두 손으로 잡아보니 알겠네. 

내가 무지 불편하겠구나. 내가 조급해하겠구먼. 

짜증이 날 수도 있고.. 무기력해질 수도 있겠네. 

자~ 그럼 어디 얼마나 불편한지 좀 볼까?' 



그러 고난뒤 몸을 좀 움직여 보는 거지요. 

집 밖으로 못 나가는 상황이라면 

실내자전거를 타고, 스트레칭을 해봅니다.

수영을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물속에서 내 몸 어디가 불편하고 살이 쪘는지 느껴보는 거죠. 

내 몸 어디가 얼마나 굳었나...

이 정도 불편함이면 내가 꽤나 까칠해질 수 있겠구나. 체크해 보는 겁니다. 



어차피 생각이나 감정은 억지로 못 바꿔요. 

그냥 허용해 주세요.



'내가 요즘 살이 좀 쪘다. 너무 우울한데, 이 우울함을 극복해 보자! 도대체 왜 우울한데!'

-> 이거 하지 말라는 겁니다. 


생각은 제처 두고 그냥 올라오는 느낌만 인지하세요. 

그 느낌만 조금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겁니다.  



이런 느낌만 편안하게 잘 이완해 준다면 

다이어트하면서 조금 덜 먹고, 그걸 유지해 가는 셀프컨트롤이 가능해지거든요. 

어디서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그런 다이어트 루틴이 '레스잇루틴'입니다. 

편하게 물어봐주세요. 



만약 연말에 너무 먹어서 몸이 무거워졌다면,

저항하지 않는 하루하루를 보내보세요. 



** 오늘 새벽 자전거 타고 스트레칭하면서 불편한 곳들을 찾아보고 나니 왜 이리 졸린가요. 

아이 방학인데 저도 같이 방학인 것 같아요. 낮잠도 잘 자고요..ㅎㅎ



제가 감사합니다! 이리도 다들 잘 따라와 주시니..














작가의 이전글 2024 습관 만들기, 기본적인 욕구만이라도, 편안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