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비사비 라이프

없는 대로 잘 살아갑니다.

by 이지애

‘와비사비’란 ?


부족함에서 만족을 느끼는

겉치레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서두르기보다 유유자적 느긋한


한동안 와비사비 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다.

우연히 도서관 서가를 서성이다 발견한 책 <와비사비 라이프>

많은 사람들의 손이 스쳐간 낡고 닳은 흔적이 ‘와비사비 라이프’가 깃들어 있는 것 같다.


“없는대로 잘 살아갑니다”

이 책의 제목 앞에 붙는 카피 한 줄이 내 마음을 훔쳤다.

없는대로 잘 살아간다는 게 가능 할까.

늘 단순하게 살고싶다, 심플하게 살자,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자 하면서도

나는 늘 채워넣기에 급급했다.

단순, 심플, 미니멀하게 살기위해 또다른 무언가를 소유하고 소비한다.

그걸 마치 자랑이나 해야할 것 처럼 드러내고 싶어했다.

‘와비사비’의 뜻 처럼 부족함에서 만족을, 겉지체보다 본질에, 유유자적 느긋함을 배우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 나라는 어떻게 와비사비를 실천하고 살까?”

이 책에서는 일본, 덴마크, 캘리포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나라별로 와비사비의 방식과 철학을 어떻게 가지고 실천해가는지 소개한다.

비슷해보이지만 결국은 하나의 철학을 가지고 비슷한 맥락의 삶의 방식을 실천하고 있다.


여러 나라의 사례가 소개 되었지만 공통점이 있다.

누군가를 초대 하는 것에 부담을 가지지 않으며 그들의 사는 모습을 숨김없이 꾸밈없이 보여준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음식을 만들다 실수를 했으면 실수한대로 보여주고 그 부족함을 즐긴다.

혼자의 시간도 소중하고 함께하는 공동체도 중요하게 여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초대’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초대’라는 말은 부담스럽고 두려운 단어다. 무슨 요리를 할지, 어떤 그릇을 내놓을지, 식탁은 어떻게 꾸밀지, 집은 또 어떻게 치울지 등 수많은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손님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쓰거나 완벽한 집을 보여주는 것이 과연 진정한 초대일까? 초대가 그저 차 한잔 나누는 것 혹은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걸 의미한다면 어떨까?


요즘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소통이 보편화되면서 직접 소통의 중요성이 점점 퇴색되고 있다.

SNS에서 번지르르한 타인의 삶에 주눅이 들기도 한다. 서두리지 않는 삶, 억지로 꾸미지 않는 삶,

진정한 대화를 나누고 가상 공간이 아닌 실제 공간에서 시간을 함께 나누며 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잊어가고 있다. 이 책은 누군가를 초대하는 데 필요한 것은 아늑하고 친밀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의 배려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때 우리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지는지 보여준다.

<와비사비 라이프> 중 -



아주 가끔 친구라도 초대하는 날에는 머릿속은 시뮬레이션으로 분주하다.

‘무슨 음식을 줘야 대접 받았다고 생각할까? 이것만 내놓으면 너무 성의 없다고 하지 않을까?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까지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음식은 몇 시부터 시작해야 도착하면 바로 초대받은 이들이 식사를 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나는 ‘초대’의 의미를 달리 보기로 했다.


식탁 위 신선한 꽃 한송이, 접시 가득한 과일로 풍성한 여유를 주기,

신선한 과일과 와인 한 병, 짭짤한 치즈나 팝콘, 또는 따뜻한 커피나 차와 달달한 빵 한조각을 내놓고

눈을 보며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만들기.

굳이 못하는 요리로 고민하지 않기.

즉석 식품이나 배달 음식이더라도 따뜻한 접시에 담아 대접하기.

거기에 내가 끓인 따뜻한 스프나 국, 신선한 샐러드 정도로 내 마음을 전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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