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을 연상시키는 벳부의 뜨겁고 강렬한 8개 온천
후쿠오카(福岡)에서 열차를 타고 1~2시간이면 갈 수 있는 벳부 시(別府市, べっぷし). 지옥으로 불리는 8개의 온천이 있는 벳부는 일본 오이타 현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으며, 규슈 지방에서 유후인과 더불어 대표적인 온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벳부의 시내 안에서 온천이 각지에 용출되며, 그 용출량이 일본 내 1위인 온천 도시로 일본 각지에도 널리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2,800개 이상의 원천수에서 하루 분출되는 온천량이 137,000km에 이르며, 온천은 관광, 산업 뿐만 아니라 생활에도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벳부 시내 어디에서나 온천수가 담긴 곳에서 보글 보글 거품이 일고, 뿌연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은 어딘가 사뭇 적막하면서도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8개로 분포되어 있는 온천은 지옥의 용암을 연상케 한다고 하여 8개의 지옥으로 불리기도하는데, 실제 마주한 벳부의 온천을 보고 있자면, 어쩐지 그 모습은 우리가 알고있는 다른 세계의 지옥이 아름다울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아름다운 지옥, 벳부의 온천은 1,20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의 특징에 따라 독특한 이름도 가지고 있다. 온천수 성분에 따라 다른 색을 띠고 있는데, 산화철은 붉은색을, 황산 성분은 파란색을 띤다.
벳부 지옥 순례
1. 바다 지옥 [海 地獄 | 우미 지고쿠]
온천수 색이 푸른 바다처럼 보인다고 해서 바다 지옥이라고 불리게 됐다는 이 온천은 무시무시한 분위기보다 아기자기한 일본 정원의 분위기를 띠고 있다. 온천 온도가 무려 98℃까지 올라가며, 온천 내에 녹아있는 물질의 종류에 따라 색이 조금씩 달라진다. 가장 높은 온도의 온천일수록 맑고 새파란 코발트색 온천수 색깔을 띠고 있다. 온천수 이외에도 온천열을 이용한 열대 식물원이 조성되어 있다. '지옥 분기 이용 온실'이라는 이름의 식물원 내에는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수중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2. 대머리 지옥 [鬼石坊主 地獄 | 혼보즈 지고쿠]
가장 최근에 발견된 온천이다. 뜨거운 회색 빛깔의 진흙이 끓어오르는 모습이 스님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대머리를 위에서 보는 듯한 모습으로 대머리 지옥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곳에서도 다른 온천들과 같이 무료 족욕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수건을 챙겨가는 것을 추천한다.
3. 산 지옥 [山 地獄 | 야마 지고쿠]
산기슭에서 내뿜는 흙탕물이 누적되어 만들어진 점토가 산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 온천에 들어가자마자 야외 기온은 40도를 육박하고, 산기슭 곳곳에서 피어나는 유황 연기로 가득하다. 또한 이곳은 온천의 열을 이용하여 높은 온도를 유지해 홍학, 공작, 하마, 코끼리 같은 동물과 조류를 사육하고 있고, 꽤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4. 솥가마 지옥 [かまど 地獄 | 카마도 지고쿠]
돌 사이에서 뜨거운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온천이다. 화산 분출로 인해 집을 짓고 살 수가 없어 가마솥을 엎어 밥을 지어 먹고, 1년에 2번 증기로 그 솥에 밥을 지어서 신전에 바치는 풍습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지하 250-300m에서 100℃ 전후의 열탕과 분연이 솟아나 온도에 따라 색이 다른 6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곳에는 마시는 온천도 있는데, 한 잔을 마시면 10년이 젊어진다는 후문이 있다.
5. 악어 지옥 [鬼山 地獄 | 오니야마 지고쿠]
원래는 '도깨비산 지옥'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이제는 악어 지옥으로 불리는 곳이다. 1923년부터 일본에서 처음으로 온천수의 열로 악어 사육을 시작한 곳이며, 이제는 100여 마리의 악어를 사육하여 악어 지옥으로 불린다고 한다. 특히 이곳의 온천수는 하늘로 올라가는 온천 수증기의 압력이 매우 강해서, 열차 한칸 반 정도를 움직이게 할 정도다.
6. 흰연못 지옥 [白池 地獄 | 시라이케 지고쿠]
청백색의 특이한 열탕을 내뿜고 있어 붙여진 이름의 흰색 연못이 있는 곳이다. 흰색 온천수는 분출 할 때는 무색투명하지만 분출 후에는 온도와 압력이 낮아짐으로 인하여 청백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 내부로 들어가면, 담수어를 키우고 있는 연못과 그 옆에 위치한 열대어를 키우는 수족관도 볼 수 있다. 수족관 안에는 TV 속에서나 보던 피라냐, 정글 관련 미디어에 등장하는 세계 최대 길이의 피라루크 등 다양한 열대어를 관람할 수 있다.
7. 피의연못 지옥 [血の池 地獄 | 치노이케 지고쿠]
피로 물든 것 같은 붉은색 온천으로 원천 부근의 점토층이 녹아서 묽은빛을 띠며, 일본 최초의 천연 지옥으로 붉은 점토는 피부병에 특효라고 알려져 있다. 이 점토는 '치오니케 연고'라는 이름으로 팔린다. 바다 지옥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2009년에 일본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4개의 지옥 중 한 곳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족탕도 있으며, 시원한 사이다와 함께 온천 달걀도 맛볼 수 있다.
8. 회오리 지옥 [龍卷 地獄 | 타츠마키 지고쿠]
벳푸 지옥 중에서 유일한 간헐천(간헐천이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온천이 분출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회오리 지옥은 30~40분 간격으로 6~10분 동안 온천수가 솟구쳐 오르는데, 그때의 물기둥 높이가 20m나 된다. 간헐천을 지켜볼 수 있는 관람석도 설치되어 있어 시간만 잘 맞춘다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간헐천 뒤쪽으로 넘어가면 소규모의 정원이 있으며, 습하고 더운 기후에서 자라는 열대 식물들이 가득하다. 4월 정도에 찾아가면 알록달록 다양하고 예쁜 꽃들이 많이 핀다고 한다.
✎ THERE'S Tip 1
: 8개 온천 중에서, 1~6번까지 6개의 온천은 서로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 도보 이동 가능
: 7~8번은 교통수단 이용 필요하니, 택시 이용하거나 시내 버스를 추천!
: JR 벳부역에서, 龜の井(가메노이)버스 2, 5, 41, 43번 버스타고 바다지옥에서 하차 후, 순례 시작!
✎ THERE'S Tip 2
: 벳부 시내 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한 1일 버스 티켓(MyべっぷFree)이 있음
: MyべっぷFree 티켓 1일권 (미니) : 성인 900엔, 어린이 750엔
: MyべっぷFree 티켓 1일권 (와일드) : 성인 1600엔, 어린이 1,200엔 (유후인, 사파리파크 가능)
✎ THERE'S Tip 3
: 지옥 온천 8곳을 모두 둘러볼 예정이라면, 패키지 입장권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
: 지옥 1곳 - 성인 400엔, 고등학생 300엔, 중학생 250엔, 초등학생 200엔
: 지옥 8곳 패키지 - 성인 2,100엔, 고등학생 1,350엔, 중학생 1,000엔, 초등학생 900엔
✎ THERE'S Tip 4
: 투어 기념 - 매표소에 문의 후, <지옥 순례 스탬프 릴레이> 종이를 받아서 기념품 매점 끝에서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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