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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명철 Nov 28. 2021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데

신문기사에서 50대 이후 은퇴한 필요자금이 최소 4억이라는 기사를 봤다. 하.. 50세라니.. 요즘처럼 건강과 자기 관리가 철저하게 하는 사람이 많은 시대에.. 50세에 은퇴라니. 그러다 100세까지 살면 어떡하려고 그러는지. 그것도 최소금액이 4억이라고 했다. 기본적인 먹고 마시고 자는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자금이 이 정도이다. 직장인이 30년 뒤 연금을 받았을 때 소득 없이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사실상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물가는 또 얼마나 올라있을지까지 반영한다면, 아플 때 병원이라도 갈려면 10억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심각한 건 절반 가까운 40%가 그런 삶을 준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30년 직장생활을 하며 국민 연금을 내봐야 내가 받을 수 있는 돈도 턱없이 부족한데, 직장생활 30년을 할 수나 있을까? 그래서 요즘 공무원을 많이 준비한다지만, 실제로는 대기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미래의 우리의 삶을 어떻게 그려야 할까?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연봉을 위해 쉼 없이 노력해왔지만, 50세 이후의 인생은 준비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치열하게 준비해서 50세 돼서 여행 다니고 즐길 것인가? 젊은 시절 경험하고 여행하는 것이 기억에 더 잘 남는다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무엇인가 새롭게 즐기기엔 젊은 청년과 나이 든 어른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요즘은 우리나라 노인 빈곤층 비율이 많다는 뉴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경제활동 인구에서 밀려나는 순간, 새로운 소득원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은퇴 후 치킨집을 차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게 치킨집이며, 은퇴자금을 그동안 해보지 않은 치킨집 프랜차이즈 창업에 쏟는 것이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다.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치킨집이 생기지만, 잘되지 않는다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를 원하고, 자신의 부를 늘리기 원하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 우리는 정말 힘든 환경에 놓여있다. 그리고 불확실성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있다. 30년 뒤에 행복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행복할 것인가?                


60세 은퇴, 소위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이 최고라   주변 친구 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어왔다. 근데 지금 내 삶 자체가 당장 입에 풀칠하기 바쁜데 60세 이후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나마 적게 벌고 나중에 연금 혜택이 더 낫다고 하는 공무원의 삶을 살려는 청년들이 많다. 공무원이 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생의 선택에서 직업 중 하나를 택하는 옵션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이 안정적이고, 60세까지 일할수 있어서 선택했다고 하자. 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이고, 마음에 보람이 없는 일이며, 즐겁지 않은 일이라면 30세에 공무원이 되었다고 해도, 30년간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60세가 돼서 은퇴 후에 치열하게 산 당신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당장 치열하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60세 이후에 내 인생을 다시 설계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을 설계한다는 것, 단지 돈에 대한 설계가 아니다. 돈이 필수적인 요소중 하나이긴 하지만, 미래의 설계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여행, 건강, 정신력, 사람 등등 선택지는 많다. 내 미래에 대한 설계를 돈으로만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요즘, 젊은 시절을 돈을 모으기 위해 살고 있는 시대이다.      


노후설계를 잘하고, 악착같이 모아서 100평짜리 집에 산다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이 넓은 집에 나와 함께할 사람, 친구, 관계가 없다면 어떨까? 공간은 차갑고, 외롭게 느껴질 것이다. 오히려 적적 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노후의 삶은 단지 생존의 문제에 고정되어 생각할 것이 아니다. 몇 년 전 영화 버킷리스트에서 두 노인이 마지막 생을 마감하기 전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리스트를 하나씩 해나가며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영화가 인기를 끌었다.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치열하게 살면서 놓쳤던 것들, 뒤로 미루었던 것들을 삶을 마감하기 전 실행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지금도 한국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있다.    

 

내가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목숨 걸어야 할 정도의 열정이 사실은 그렇게까지 큰 노력을 쏟지 않아도 될 일이지 모른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눈을 감고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달려왔는지 삶을 돌아보자. 그리고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다시 한번 돌아보자. 젊을 때 생각하고, 지금 내가 쏟고 있는 열정의 방향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원하는 걸 쟁취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지 않아도 따라오는 삶을 지금 설계해보는 건 어떨까? 60세 이후에 고민하지 말고 지금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내일 출근 생각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루하루를, 매 순간을 행복하게 살지 고민하는 게 더 좋다. 60세 이후의 행복을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 것보다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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