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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자잘한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삶을 살게 된다

나의 삶 재정비하기

by 베러윤
자잘한 변화가 일어날 때 진정한 삶을 살게 된다


얼마 전 새벽 모닝페이지를 쓰며 만났던 문장이다. 레프 톨스토이의 말이었는데 짧지만 강력하게 내 마음속에 남아있다.


요즘 나는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해야 할 일이 끝없이 쌓여만 간다. 정확히 말하면 단순히 ‘할 일 목록’이 늘어난 게 아니다. 욕심과 두려움, 조급함이 뒤섞여서 매일매일 해내야 한다, 혹은 해내지 못했다는 불안함을 가진 채로 하루하루가 흘러간다.


미래를 위해서는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놓치면 안 될 것 같고,

오늘도 뭔가를 더 해야 할 것 같고.


딱 이런 마음이다. 이런 마음이 나의 하루를 밀어붙이다 보니, 작은 변화들에는 오히려 집중하지 않게 된다. 빠르게 성과가 보이지 않으니 때론 무력감이 몰려오기도 한다. 이런 요즘, 톨스토이의 문장은 마치 나를 다독여 주는 것 같았다.





진정한 삶이란 무엇일까? 성과가 많아야만 진짜 삶일까? 사실 머리로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 안에는 여전히 무언가 이뤄내야 한다는 깊은 강박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회사에서 희망퇴직 대상이 된 선배들을 보면서 그런 나의 생각은 더 커졌다. 그리고 우리 회사의 50대 이상 희망퇴직 이야기를 올렸더니 누군가 이런 댓글을 남겼다. ‘준비 안 하고 뭐 했데?’


짧은 댓글이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사실 그분들은 누구보다 먼저 준비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일에 치이고 조급한 마음에 스스로를 재촉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준비를 놓치지 않았을까 싶다. 그것을 안 하고 뭐 했데?라는 말로 치부하기에는 나 또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톨스토이의 문장이 내 마음을 더 크게 울렸는지도 모른다. 큰 성과들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오늘 내가 하는 자잘한 습관들이 쌓이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고, 내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다시 내 삶을 재정비해보려고 한다.

벌려 놓은 일들을 줄이고, 진짜 원하는 것, 끝까지 붙잡아야 할 것들을 챙기려 한다.


8월이 가고 있다. 여름의 뜨거움도 조금씩 식어져 가고 있다. 가을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는 것처럼 나도 내 마음을 조금 식히고 불필요한 것들을 내려놓아야겠다.


9월에는 단순한 하루, 하지만 나를 세워주는 작은 습관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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