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말자

쉼표

by 사이의 사람

그 일을 지나온 뒤로
나는 애쓰지 않기로 했다.

일로 증명하려 했고,
조금만 더 버티면
무언가 달라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이전의 일을 지나오며
분명해진 것이 있었다.

문제는
내가 덜 애써서가 아니라,
애써도 닿지 않는 구조였다는 것.

설명에서 제외되는 순간,
대화가 끝났다는 통보를 받은 순간 이후의 애씀은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 아니라
나를 더 소모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멈췄다.

이해받기 위해 애쓰지 않고,
괜찮아 보이기 위해 애쓰지 않고,
계속 남아 있기 위해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기로 했다.

애쓰지 않기로 한 것은
포기가 아니었다.
기대의 방향을 바꾼 것이었다.

이제 나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를 먼저 본다.

여기서는
누가 애써야 하는가.

그 답이 늘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면,
나는 애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