빳빳한 종이에 볼펜으로 힘을 주어 글자를 꾸욱 눌러쓴다.
흰색 연습장이냐 누런 양지냐에 따라 다르다.
또 투박한 똑딱 볼펜을 쓰는지,
잉크 묻힌 만년필을 쓰는지에 따라서도 다르다.
상황에 따라 글쓰기의 바탕과 도구를 선택하여 쓸 수 있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직접 눌러쓴 글씨에는 나의 생각과 개성이 담겨진다.
종이에 눌러 적힌 글씨가 주는 힘은 분명히 존재한다.
현대의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의 나처럼 언제 어디서든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글쓰기의 힘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온라인에 적힌 글은 언제든 수정할 수 있고 지울수 있다. 그 이유일까.
쉽게 쓸 수 있다는 말이 비단 방법의 편리성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의 글은 너무도 쉽게 쓰이고 쉽게 지워지며 쉽게 날아가버린다.
그렇다면 종이글쓰기는 좋고, 디지털글쓰기는 나쁜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디지털 글쓰기는 가볍지만 대량으로 생산되고 널리 퍼져나가 나의 생각을 공유하기에 적합하다.
또한 종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독자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브런치스토리 플래폼에서 글을 남기고자 했던 것은 이러한 연유이다.
디지털의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작가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글쓰기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쉽게 흘러가 버릴 수 있는 글에
한 번 더 멈춰 서서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일상에서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생각들,
쉽게 써내려갔다가 잊힐 수 있는 마음들을
조금 더 천천히 붙잡아 두고 싶다.
완성된 문장보다, 쓰는 과정의 기록을 남기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