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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탄쟁이 Apr 15. 2024

허세남의 연애고민,
마왕의 팩폭 사이다 상담

연애*사랑*결혼

난 3년 동안 사귀던 여친이랑 작년 11월에 헤어졌어. 3년 동안 무수히 많은 일이 있었지. 내가 유학을 간 동안 여친이 기다리기도 하고, 여친이랑 잠자리라는 걸 여친네 엄마가 알고 집안이 뒤집히기도 하고. 여친은 남자 경험이 처음이었거든.


난 바람도 피웠고 맨날 구박하고 무시하고 전화 맨날 씹고 싸우고 내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난 여친한테 잘해주지 못했었어. 그러고 나서 헤어졌어. 내가 차인 거지. 

난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혼자 스스로 잘 헤어졌다라고 생각을 했어. 나 자신을 합리화시켰다고 해야 하나. 시간이 지나면 잊을 줄 알았었으니까.
근데 이게 웬걸. 시간이 갈수록 더 생각이 나는 거야. 못해준 거, 미안한 거, 그런 게 생각이 나는 거야. 그래서 다시 잘해보자고 말을 해봤지.

                            

졸라 얼탱이 같은 짓이지. 근데 싫다는 거야. 여친의 마음을 돌리려고 정말 별짓을 다 해봤네.
나랑 다시 만날 수 없는 이유는 자기랑 성격이 안 맞다는 거야. 내가 자꾸 다시 시작하는 걸 바라니까 정말 다시 만나고 싶으면 내가 성격을 고쳐서 오라는 거야.
'내가 성격을 고치면 다시 만날래?' 이렇게 말하니까 '그때 가 봐서' 이러는 거야. 자존심 다 버리고 한 얘기인데 정말 내 자존심을 끝까지 밟아버렸지. 내가 그렇게까지 하면서 여자를 만나야 하나? 어처구니가 없더라.

근데 나 있잖아. 나 그러려고. 응 그래 씨발 고치면 될 거 아니야.
시발 자존심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그래 나 조오~올라 구질구질해.
나 구질구질하고 자존심도 없는 그런 새끼야. 마왕이 뭐라고 어떤 욕을 해도 좋아.
근데 나 이 여자한테 목숨 걸었다. 이젠 진짜 끝장을 보고 싶어. 어떻게 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집착이라는 말은 하지 말고 해결 방법 좀 말해줘.

근데 있잖아 마왕, 육정이라는 게 진짜 있어? 살을 비비고 섹스하고 진짜 많이 했거든. 친구들이 그러더군.

육정은 잊기 힘들다고. 떡정 기억이 오래간다고. 아 몰라.




지금 혹시 이 방송을 들으면 '어 저거 씨바 내 얘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여성분이 있을지 몰라요. 만일 이 호야씨의 여자친구가 이 방송을 듣고 있다면 좀 놀아본 오빠가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얘 다시 만나지 말아요. (ㅋㅋㅋㅋ)


그리고 고쳐왔다고 해도 일시적으로 잘하거나 지금 또 지 있던 거 아쉬워져 가지고 굉장히 유아적인 충동으로 풀쩍풀쩍 뛰는 것에 불과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쉽게 받아줘도 안 되고, 또 그렇게 해서 연결이 돼도 다시 똑같은 코스로 파토날 가능성이 무지하게 짙어.


응? 니가 상담을 했는데 왜 니 걸프랜드한테 내가 지금 경고를 하고 있냐고? 너 하는 짓이 그렇잖아 이 새끼야. 무슨 뭐 상담을 하면 무조건 식구라고 다 편들어야 되냐? (ㅋㅋㅋㅋ)


호야한테 내가 하나 물어보자. 그래 자존심 버리고, 성격 고치고, 그래도 정말 일생을 걸고 막 이런 멘트 막 튀어나오고, 그래 목숨을 걸었다며? 음... 솔직히 못 믿어. 이럴 정도면 있을 때 왜 그 따구로 했냐고.

그리고 남녀 간에는, 물론 남녀 사이의 일이라는 건 대단히 개인적이고 대단히 특수한 케이스가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로 이야기할 수가 없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이러이러한데 이야기를 하는 게 남녀 사이를 어드바이스하는 데는 사실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아. 어떻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남녀의 사이를 어드바이스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대단히 금기시되는 일이니까. 그런데 이게 이런 저마다의 각각의 사연이 있는 대단히 특수한 이 남녀의 경우를 그래도 여러 케이스를 이렇게 모아보면 이게 일반적인 이론이 딱딱 들어맞기 시작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특수한 경우지만, 전체로 보면 일반론적인 경우에도 들어가 버리는 걸 뭐. 자, 이런 경우에, 물론 짐작으로 내가 좀 넘겨짚는 부분이 있는데, 지금 내 멘트에는 조금 오버하는 부분도 있고, 첫 연애 혹은 초창기 연애 이런 연애의 스텝 걸음을 처음에 밟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 남성 심리구조에서 남성이 굉장히 바라는 건 권력욕이다? 

그니까 자기가 하는 말에 자기 여자친구를 복종시키는 거. 자기가 하는 의견이 일방적으로 저쪽으로 통행이 되는 거. 그런 다음에 육체관계를 갖게 되면 더더욱이 내 쪽에서 일방적으로 내 의사를 저쪽에다 강요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현실적으로 자기가 힘이 있다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사실은 여자친구 쪽에서 양보를 해준 거, 또 크게 트러블을 만들기 싫어서 조금 물러서 준 거, 혹은 그냥 첫 정에 뭣도 모르게 해 볼래 해서 그냥 정으로 그게 남자친구 위하는 일인 줄을 착각하고서 그냥 남자친구한테 오냐오냐 해준 거, 이런 꼬라지를 보고서 이제 그 맛을 조금 느끼고 나면 그다음엔 자기 여자친구가 되게 만만해 보이고 이 10원짜리 한 장 가치도 없다라고 생각이 드는 거지.

양주동 박사께서 그러셨던가? 와이프가 살아있었을 때는 10원짜리 한 장 가치 없는 게 마누라인 줄 알았는데 마누라가 죽고 났더니 무슨 뭐 금을 줘도 뭘 줘도 세상 모두를 줘도 얻을 수 없는 게 마누라더라. 뭐 이런 얘기. 남성들이 대부분 많이 하는 얘기일 텐데. '차였다'라는. 결국 자기가 만만하게 보던 여자친구를 찬 게 아니라 자기가 '채였다'라는 그 심리 상태. 그다음에 그냥 뭐 자기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라고 생각했는데, 옆에 있던, 말하자면 입속의 혀처럼 친숙한 여자친구가 없어진 다음에 패닉. 뭐 이런 게 자기한테 또 어떤 변명을 만드냐면 '정말 이 여자가 나한텐 중요한 여자였구나. 그리고 다시 만나면 내가 굉장히 잘해야겠다' 


근데 냉정하게 얘기하면 호야 네가 다시 만나서 그 여자한테 잘할 수 있는 남자였다면, 예전에 만났었을 때도 잘했어. 

남녀가 헤어졌다가 서로 간에 실수를 깨닫고 다시 만나서 다시 잘 될 확률은 영화나 소설이나 주변 이야기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낮다 의외로? 굉장히 낮아. 

그리고 한 번 헤어졌던 커플이 다시 만나면  두 번째 헤어질 때 다시 헤어지는 이유는 첫 번째 헤어졌던 이유와 똑같은 이유이거나 똑같은 이유를 말을 바꾼 다른 표현이야.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붙고, 이 두 사람의 궁극적인 문제는 결국 똑같기 때문에 똑같은 문제로 헤어진다는 거지.


가령 나 같은 경우에도 20대 때 연애하면서 내가 굉장히 교만한 생각을 하나 가지고 있었던 게 뭐냐 하면,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게 비슷하거나 기본적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잘 맞는다면 이런 소소한 부분은 서로 맞춰갈 수 있거나, 내가 교육시킬 수 있다고 내가 믿었거나 건방지게도, 아니면 내가 만들 수 있다, 혹은 내가 그 여성을 내 타입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나는 믿었어.
그런데 인간이 '바뀐다'라는 것이, 물론 어떤 때 세상을 살다 보면 회까닥 이렇게 바뀌는 사람을 보고 우리가 놀라기도 하고,
저 사람이 저렇지가 않았는데 막 교회에 가서 막 통성 기도하고 펑펑 울고서 회개하고 막 이러더니 갑자기 되게 선한 사람인 척하고 나타나고 막 이런 사람들도 있기도 한데, 인간이 본래의 성격을 어른이 된 다음에 고친다 하는 것은 너무너무 힘들고 확률적으로 거의 드문 일이에요.

성격이 고쳐진 것처럼 보이는 많은 사람들도 사실은 성격을 고친 것이 아니라 자기 성격을 이제 파악을 해서 이러면 안 된다라는 부분을 피해 갈 줄 아는 슬기가 생긴 것을 주위 사람들이 '쟤 성격 많이 바뀌고 저 맨날 싸움질하고 패악질 하던 놈이 조용해졌네.' 근데 사실은 성격이 하나도 바뀐 건 없는데, 그렇게 해서 싸움질 치고 계속 들락날락거려 봐야 자기만 손해다라는 걸 아니까 어떤 경우에 내가 참지 못하고 싸움이 일어난다라는 걸 알고 피해 가는 경우. 그런 경우를 사람들은 성격이 바뀌었다라고 얘기를 한단 말이지.


세월이 10년, 20년, 30년 지나서 20대, 30대 40대가 될 때 성격이 세월에 의해서 둥글게 깎여나가는 것.

이건 모든 사람이 거의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는 한데. 한 번 헤어졌다고 해서 이 성격을 자기가 바꿀 수 있다? 이걸 여자친구가 믿겠냐고. 그리고 있을 때 얼마나 젓같이 했으면은 여자친구가 이 정도로 정이 떨어졌겠냐고.

그리고 내가 그럼 못을 그만큼 박았으면 다시 잘해보겠다 싶으면 '자기야. 자기가 이제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어. 난 자기가 그런 식으로 개과천선하고 돌아줄 줄 알았어. 앙 따랑해~'라고 얘기하면 무슨 꼴탱이냐? 무슨 두개골 안에 뇌가 없냐? 어느 미친 여자가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하겠어? (ㅋㅋㅋㅋㅋ) '겪어봐야 알겠다.'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지. 그러면 그때 좀 멋있어 보이려면 '야 내가 이 정도 얘기를 했는데 시팔 니가 그딴 식으로 나올 수 있냐' 그러면 옛날 하는 짓이랑 똑같은 짓 한 거네. 응? 행동으로 보여주고 신뢰를 준 바는 없는데 '내가 이 정도 결심까지 했는데 썅, 네가 못 받아들여?' 옛날하고 성격 바뀐 게 하나도 없잖아?! 마지못해서 여자친구가 맞장구를 빵빵 안 쳐주니까 '아 그래 구질구질하고 자존심도 없지만 내가 꺾겠다'라고 생각한 거 아니야.


하나 더. 그거를 '구질구질하고 자존심 없는 행위다'라고 믿고 있는 이 마초 자세 자체가 자기가 뭘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거야. 남녀 사이라는 게 자존심이라는 공간이 거의 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대방을 위해서 자기 자존심도 내려줄 수 있고, 그러는 쌍방통행의 남녀 사이인데, 

봐. 여자친구가 옛날에 뭘 해줬어? 자존심을 내려줬잖아. 자기가 반드시 호야보다 못하다, 아니면 이 남자 놓치면 죽는다고 생각해 가지고 그런 거란 말이야? 바람도 피웠고, 맨날 구박하고, 무시하고, 전화 맨날 씹고, 싸우고 그랬다매? 응? 저쪽에서 자존심 접고 봐준 거야 그동안. 아니 근데, 그게 뭐 구질구질하고 자존심 없고 그러는 거야? 숙이는 게.

잘못했다고 인정을 했다면, 우리나라 사람들 좀 소아병적인 사고방식이랄까, 유아적인 발상이랄까, 좀 애새끼 같은 사고방식이랄까, 다 똑같은 얘기지만 왕자병 외아들병이랄까, 뭐야? 개과천선하고 미안해하고 잘못해한다라는 이유만으로 감동하고 울고 꿇으라는 거야? 행동으로 보여야 될 거 아니야.

그리고 상대방한테 무슨 잘못을 했다, 미안하다, 말이면 다야? 물론 말이면 천냥 빚을 갚는다고는 하지. '미안해'라는 거는 그걸 잘못한다라고 내가 인정한다라는 기본적인 얘기고, 미안했다면 미안함을 상쇄시킬 수 있는 뭔가의 행동 표현을 해야 될 거 아니야. 어떻게 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 여자한테 목숨 걸었다? 이제 진짜 끝장을 보고 싶어?

미안하다 호야야. 좆 까지 마.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여자한테 끝장을 보겠다, 뭐 이 여자는 또 어쩌고~ 이렇게 왈락왈락 하면 옛날이랑 똑같은 거야.
끝장을 보고 목숨을 걸었다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미지근한 온도가 유지되는 그런 첫 잔 속의 차가 돼줘라라는 얘기지. 아 씨팔 표현 좋다.

봐라. 뜨거운 물은 김 팍팍 나고 아주 부글부글 시원하게 끓을지 모르지만 컵 안에 담긴 뜨거운 물 먹니? 목 먹나 태우니? 혓바닥 홀랑 까지지. 미지근한 물이야말로 사람이 배가 아플 때 조금씩 마셔도 괜찮고, 머리 아플 때도 괜찮고, 배고플 때 좀 마셔도 되고, 밥 먹고 나서 이불 가실 때 마셔도 되고. 항상 미지근하게 옆에 이렇게 찐덕하게 붙어줄 수 있는 거. 이게 남자가 자기 사랑을 여자한테 입증할 수 있는 길 중에 하나라고.

그런데 은근한 불길을 유지하기 위한 그 정성과 노력과 끈기를, 화끈한 뭔가 한 방을 보여주면서 '야 오빠 봐라 시팔, 죽이지 않냐?' 막 이런 걸로. 그래서 상대방 여자가 이렇게 와장창 쓰러져서 '와 오빠~' 그러면서 감동받으면서 막 눈물 줄줄 흘려야 자기 사랑이 입증됐다라고 생각해. 에?
그 은근한 불길과 끈기와 그 노력에 의해서 상대방 여성이 편안하게 마음을 놓고 자기 어깨에 이렇게 뺨을 딱 기대게 해 줄 수 있는 그 순간이 그게 훨씬 더 
큰 정성이고 사랑이고 가치일 수 있는 건데. 한 번 깨지고 나서 그랬으면 뭐 좀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되지 않냐? 아 씨팔 구질구질하고 자존심도 없는데 이 여자한테 목숨 걸 뭐 끝장을 보고 싶어? 애 새끼짓 좀 그만해. 어?! 삐리짓은.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장담하는데 또 다른 방법이 하나 있걸랑? 매번 여성을 만나고 헤어짐으로 해서 반성이 드는 게 있잖아? 그러면 지난번에 이미 끝났던 사이를 억지로 잡아 돌려서 또 어떻게 갚을라 그러면 상처가 더 나니라. 한 번 상처 냈으면 됐지 '어유 그거 피나. 씨발 졸라 몰랐어. 내가 어떻게 상처 입힌 놈이니까 해결해 볼게.' 그런 다음에 상처가 아파가지고 이제 좀 아물고 있는 애한테 갖다 막 모래에 비비고 막 염산 뿌리고 막 상처 씻고 그런 다음에 '아 씨파 상처가 또 났네. 우린 결국 아닌가 봐.' 이러고 헤어지고 돌아서고. 그 인간이 할 짓이니?

이번 여자친구한테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음번 여자친구한테 갚아.

그리고 지난번 여자친구한테는 미안하다라는 마음만 가지고 평생 눈앞에 다신 안 나타나주는 게 도와주는 걸 수도 있어.

그리고 사랑이 꼭 자기가 가져야만 지 주머니에 꿰차야만 사랑이 아닌데.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 사람이었으면 했던 사람,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 내가 저 사람이고자 했던 사람. 이런 사랑이라면 내가 저 사람하고 성격이 안 맞아서, 뭐 주위 뭐가 허락하질 않아서, 뭐가 어째서, 정말 같이 가지는 못하는데 해줄 수 있는 일이 딱 두 개밖에 안 남았을 때. 두 개 중에 하나는 옛날 과거를 예쁘게 기억하고 좋은 마음으로 그 사람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이렇게 추스르는 일. 둘째는 폐 안 끼치게 그 사람 눈앞에 안 나타나주는 일, 주위에 맴돌지 않는 일. 이런 게 예의일 때도 있다.


그러면 옛날 네 여자친구 눈물은 누가 닦아주냐고? 너 말고 딴 새끼가 닦아줘. 딴 새끼가 나타나서 네가 저질렀던 상처 수습해 주고, 그게 뭐 완전히 아물지 안 아물지 모르지만, 네가 했던 젓 같은 일 다 잊게 해 주고, 
니가 가슴에다 심장에 비수 꽂은 말 던진 거 그거 다 아물게 해 주고, 그 새끼가 다 보듬어주고, 네 여자친구 다 공주로 모셔주고, 왕비로 모셔주고, 어? 평생 그 새끼가 다 할 거야. 니가 아니고. 딴 새끼가. 억울하지? 배알 뒤틀리지? 

그럼 니가 할 일은 뭐냐. 다음번에 만나는 여자친구가 혹시 딴 새끼가 그렇게 밟고 간 상처가 있거나 뭐 그런 데가 있거들랑, 그러면 딴 놈이 저지른 일을 네가 수습하려마.

그리고 이번 여자친구에게 생긴 너의 미안한 마음이나 상처나 그거를 나중에 새 여자친구가 웃는 모습을 보면서, 그 상처가 아무는 걸 보면서. 세상에 사랑이라는 게, 내가 사랑하게 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이렇게 입었던 상처도 감싸 안을 수 있어야 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이전에 다른 사람하고 입었던 상처를 요번에 만난 사람이 위로해 주고 아물게 해주는 걸 내가 바라듯이, 뭐 그럴 수 있는 거고.

내가 전에 상처 입힌 거는 내가 꼭 해결을 할 수 나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내가 해결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을 하거나, 혹은 딴 놈이 그 상처를 뭐 이렇게 하면 싫다거나, 이게 다 유치빤스 소아병적인 사고방식이라니까. 남녀의 관계라는 게 그런 게 아니에요.


결론이 뭐냐고? 하려면 이 정도 각오가 돼있으면 다시 대시를 하는 게 아니고 정중하게 요청해.
그런 다음에 '야 오빠 씨파 이 정도 개과천선했는데 멋있지? 너 꿇어' 이 따위로 가지 말고.

'미안한데 그렇다면 내가 성격이 바뀌었다, 혹은 솔직히 성격 바꿀 자신 없는데 죽는 날까지 니 앞에서만은 내 성질 안 드러내마' 라고 빌던지. 응? 나중에 조금조금씩 삐져나와도 반만 지킬 수 있어도 용서받는다. 씨. '그러니까 내가 고치고 너한테 이렇게 열심히 노력할 건데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느냐, 오빠 바뀐 것도 좀 보여주고. 내가 너한테 어떻게 하는지 보고. 또 나 때문에 네가 상처를 받았으니까, 아니 사람 살이 이렇게 뚝 찢어져도 빨간약 바른다고 금방 낫는 거 아닌데 마음이야 왜 당장 하루아침에 내가 반성한다고 낫겠느냐. 내가 낸 상처니까 내가 그냥 함부로 이렇게 삐적삐적 안 하고 호호 불면서 내가 옆에서 기다릴 테니까 너무 성급하게 오빠 아웃 시키지 말고 조금 시간을 갖고 좀 지켜봐 줘라'라고 이렇게 차분하게 얘기했어 봐. 씨뱅아. (ㅋㅋㅋㅋㅋ)


전투가 그냥 강공하고 공격하고 펀치 날리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금 급해서 헤벌해벌해 가지고 '아~ 사실은 내가 일생 목숨을 걸 건데~~ 내가 이렇게 하고 있네~~'... 요즘은 있잖냐? 유치원생도 그런 식으로 연애 안 해. 너 같은 새끼가 남자들의 망신이야. 응? 한 번 그렇게 했으면 좀 느는 게 있어야 될 거 아니야 느는 게. 언제까지나 초삐리 연애할 거니? 쪽팔려 죽겠어. 아주 식구라는 게 그냥.

우리 마녀들 말이야. 이런 새끼들 조심해. 그리고 '오빠랑 다시 시작하자' 이렇게 찾아올 때 눈 똑바로 보면서 '오빠 좆 까.' 딱 그러고 그냥 끝내~~ (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시작은 뭘 다시야~ 그러면 옛날에 잘했어야지. 오빠 말 믿어. 그렇게 해서 다시 시작한 새끼 중에 잘하는 새끼 거의 없어.



@200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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