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미래
난 성년의 날을 맞은 스물한 살의 처녀야. 학교는 휴학 중이고 알바는 한 달 전에 때려치우고 지금 백수 상태지.
그런 사람 알아? 꿈은 너무 높은데 현실이 꿈을 받쳐주지 못하는 그런 사람. (많이 아는데? 되게 많이 아는데.. 우리 식구들 거의 대부분이잖아.ㅋㅋ)
내가 그런 사람이야. 나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비웃지 마. 나는 정말 하고 싶단 말이야.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문장에 비웃을 구석과 건덕지가 어디 있다는 거야?)
내 꿈은 그래. 애견 미용사도 아니고 동물사육사도 아니야.
돈이 되지도 못하지. 처음엔 정말 자신 있었어. 죽으라고 돈도 벌고 죽으라고 공부도 해서 난 꼭 내 꿈을 이룰 거다라고 생각했지. 고3 때인가 가족들한테도 말했어. 빌어먹을 동생 놈은 내 얘기 듣더니 비웃으면서 돈이나 벌라고 그러더라. 엄마 아빠는 내 말을 이해를 못 하셨어. 계속 애완동물 산업이 날로 번창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란 말만 하셔.
우리 집은 그다지 잘 사는 편이 못 돼. 아니면 오히려 못 사는 편에 해당된다.
엄마는 맨날 카드빚에 허덕이면서 죽고 싶다라는 말만 연발하고 돈 얘기 나오면 아빠랑 싸워.
물론 다른 얘기로 싸워도 결국 돈 얘기로 번지지. 맨날 나 붙들고 얼른 취직해서 돈 벌어오라는 얘기만 하고 형편도 그래. 내가 야생동물 보호한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면서 내 꿈이나 찾을 형편이 아니지. 내가 돈을 벌어서 얼마라도 보태야 조금이라도 평화롭게 살 수 있어.
엄마는 어렸을 적에 꿈이 넓은 정원에 가정부 두면서 우아하게 사는 거였대. 근데 아빠를 만나면서 꿈이 파토 났다나. 이젠 나한테 그 꿈을 이뤄달라고 해. 동생 놈은 맨날 사고만 쳐서 벌써 두 번째 자퇴 얘기 중이야.
(우리 식구들의 남자 형제들은 다 비슷해요. 사정이.)
한때는 정말 공무원이 될까 하는 생각도 있었어. 시험은 좀 힘들지만 붙기만 하면 안정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내 꿈은? 내 꿈은 어떻게 되는 거지?
나 예전에 환경 스페셜 같은 거 보면서 동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땅굴도 파주고 싶었고 다람쥐가 다닐 수 있게 나무 다리도 만들어주고 싶었어. 지금도 하고 싶어. 외국 어디선가 야생동물 데려다 치료해 주는 사람들 보면서 우리나라에 사라져 가는 동물들이 생각나서 슬퍼 죽을 지경이야.
현실은 나보고 하지 말라고 하네. 돈이나 벌으래. 난 정말 맏딸이라는 위치가 이렇게 빌어먹을 위치인 줄은 몰랐네. (그거 되게 빌어먹을 위치야~)
난 너무 이기적인 걸까? 친척들이 나보고 그런 말을 하네.
나 정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마왕 얘기 좀 해줘.
야생동물을 보호한다는 꿈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우리가 같이 눈을 감아보자.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보자.
그러니까 네가 생각할 때는 야생동물을 보호한다라는 게.. 베트맨 알지? 베트맨. 이 베트맨이 그 하인 서빙받으면서 커다란 성에 살잖아. 그런 거에 여자판 버전이 라라 크로프트 아니니?
그 라라 크로프트가 자신이 살고 있는 저택에 들어가면 집사가 자신을 맞이해 주지. 그런 다음에 그 집안에 온갖 첨단 장비와 막 이런 것들이 쫙 있잖아? 그러면 집사가 깨끗하게 다려진 아프리카 탐험할 때 입는 옷 같은 걸 이렇게 쓱쓱 내주고, 그다음에 첨단 장비와, 또 이 사내에 몰고 갈 지프차와 이런 것들을 딱 대령을 하고, 그다음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하고 레이저 총하고 무기하고 이런 것들을 쭉쭉 장비를 해주면 '이번에는 뭐 짧게 갔다 올 거니까 2주 뒤 정도면 돌아올지 몰라. 그럼 부탁해~' 그런 다음에 지프차를 몰고서 슝 이렇게 가면서 야생동물을 보호하러 가는 거야.
야생동물을 보호하러 가면 산에서 다람쥐와 반달곰과 호랑이와 이런 애들이 '어흥 라라누나~' 그러면서 거기서 너를 기다리고 있다가, 걔네들을 이렇게 쓰다듬어주면 걔네들이 '보호받았어~ 보호받았어~' 그러면서 이렇게 막 좋아하면서 가고.. 한편 너와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백 작가의 남자를 그 산 귀퉁이에서 만나지. 이 둘은 눈이 맞는 거야.
그러니까 너는 야생동물을 이렇게 보호하고 싶다는 뜻이니?ㅋㅋ 이건 아닐 거 아니니. 그리고 이렇게 해야만 야생동물이 보호가 되는 건 아니지 않겠니?
일단은 사실은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건 참 대단한 거야. 왜냐하면 우리나라 같은 현실에서 이런 종류의 꿈을 이야기한 사람들은 정말 특수한 사람들이야. 이게 특수한 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수하게 보여지는 것은 이런 게 완전히 이상한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게 일반화 돼버렸다는 이 엄청난 이 개 같은 나라에서는 이런 꿈을 21살이나 처먹고도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 자체가 대단한 년인 거야. 자부심을 가지라고.
근데! 넓은 정원에 가정부를 두면서 우아하게 앉아가지고서 아무 꿈이 없는 사람은 대단히 곤란하다고. 물론 넓은 정원에 가정부를 두면서 우아하게 야생동물을 보호할 수도 있겠지..ㅋㅋ
전문적으로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것이 직업이 되는 그런 길도 찾아보아야 하겠지만,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아마추어들의 활동은 어떻게 보면 직업적으로 그런 일을 해나가는 동물학자나 전문가들보다도 더 숭고할 수도 있다고. 그리고 이러한 참 긍정적으로 보이는 자연을 지키고 사람을 지키고 인간을 지키고 우리의 생활을 지키고 삶과 우리의 환경을 지키는 이런 일들이, 전문가 관료 집단들이 이렇게 착착착착 맞아 돌아가는 나라보다 다 자기 직업과 자기 생활과 자기 인생에 있는 아마추어들이 모인 힘으로 그거를 해나가는 나라가 정말로 선진국이고 대단한 나라인 거 아냐.
그러니까 직업을 가지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그게 어떤 직업이든 정말 좋잖아. 직업에서 만족이 안 되면 정말 죽어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일본 사람들이 아주 영악하게 계산을 하잖아? 자기가 무슨 일을 하든 그냥 열심히 일하고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으로 직업에선 그냥 만족을 하고, 거기서 모은 돈과 그리고 이제 주말이라든가 휴가라든가 남는 시간으로 자기가 정말로 꿈꾸는, 예를 들어서 뭐 동물 보호라도 좋겠고 뭐겠고, 이런 것들로 자기 삶의 윤기를 주면서 이렇게 삶을 윤택하게 해 나가잖아. 근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크게 성공하지 않는다라는 전제가 붙는다면 뭐 어떻게 인생 설계를 하지를 못해. 크게 성공하는 것이 전제되지 않는 인생은 방법이 없는 것일까?
직장에 들어가서 잘 나가는 직장에 다녀서 잘 나가든가, 뭐 다른 사람들이 다 아는 사람이 되든가, 소위 남들이 말할 때 외관적으로 성공하는 인생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들은 우리 인구 100% 중에서 3%도 안 돼. 97%는 남들이 봤을 때 외형적으로 '성공한 직업의 사람이야'라는 이야기가 안 나오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그 3%라는 성공한 숫자는, 예를 들어 3%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된다고 해서 늘어나지 않아. 우리나라 인구 백분율 중에서 100% 가운데서 남들이 '와 저 사람 정말 성공한 사람이야'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10% 20% 50% 이렇게 늘어날 것 같아? 선진국도 3%고 후진국도 3%고 남들이 봤을 때 '오~ 쟤 아주 좀 튄다, 저 새끼 외형적으로 지금 성공했는데?' 하는 거는 3%밖에 안 돼. 나머지 97%는 어떻게 살아야 돼? 직업적인 성공이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인생은 성공할 수 있다는 거 아니야? 이게 인생의 놀라운 경이로움과 이 인생의 위대함 아니야? 직업에서 성공하고 외형적으로 성공이 수반되지 않았는데도 인생 자체는 성공할 수 있다. 이 평가를 누가 해주고 누가 결론을 내려주냐? 그건 본인이 내려준단 말이야.
그러니까 그러려면 일요일에 뭘 했냐가 자기 인생을 좌우한다고 사실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직장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 나 자신이 봤을 때 '그냥 이 정도면 내 일 하는데 못나지 않게 폐 끼치지 않게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 월요일과 토요일의 삶이라면, 자기 인생의 핵심은 이제 일요일날 온다고. 일요일날 야생동물 보호를 하든 뭘 하든. 그러면서 또 인생 요령 중에 하나가 타이밍을 한 텀만 뒤로 밀어주면 인생을 설계하는 데서 많은 공간을 확보하고 시야를 확보하게 된다고.
그러니까 지금 21살이잖아. 지금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21살인데 장녀잖아. 근데 동생들이 이제 다 크고 시집 장가를 가서 분가를 하게 되면 가정 경제는 지금처럼 어려워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제 자식들이 각자 먹고살게 되면 이제 부모님들이 자식을 다 분가시키고 나서도 직업이 유지가 되고 있으면 그 가정은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자식들을 분가시키느라고 이제 부모님이 힘 다 빠지고 나서 부모님이 퇴직하고 나면 자식들이 이제 힘을 모아서 이 부모님을 봉양하는 문제가 남기는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는 조금씩 상승하고 나아지게 돼 있다고. 운이 조금만 따라준다는 전제하에서겠지만. 그런데 야생동물을 23살 때부터 자기의 메인 잡이 돼서 그게 완전히 24시간 365일 풀타임으로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사람이 되는 게 23세 때 돼야 된다라고 하면 지금 가능성이 굉장히 낮지.
그런데 30세를 기준으로 잡는다면 어떻게 될까? 20대의 직장을 하나를 잡고, 돈을 꾸준히 모으고, 30대 이후에는 최소한 5년 정도를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 그러나 안정된 직업. 수입은 당연히 줄겠지. 수입이 준다는 걸 감안한다면 시간을 낼 수 있는 직업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은 늘어나는 거고. 다 이게 반비례 관계 아니야. 그러면서 나머지 시간은 적어도 5년 정도는 원풀이하면서 야생동물한테 보내보겠다라든가. 더 나아가서는 결국 그래서 생활인으로서 계속 살아가고, 야생동물 그 마음속의 꿈을 가지고 야생동물은 보호는 못했다고 쳐봐. 그러나 어딘가에 이 마음 한 구석에 언젠가는 야생동물이라는 생각을 마음속에 넣고 산다면, 그 인생 윤기가 있다고. 꿈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동안.
자식 키우고 학교 보내고 애들 분가시키고 나서 60대가 돼서 둘이 노부부야. 이제 연금 타면서 운동도 할 겸 산이랑 들러 다니면서 남들이 알아주건 안 알아주건 이 동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낸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이 야생동물을 보호한다라는 꿈이 네가 무슨 라라크로포드가 되가지고서 야생동물을 보호할 게 아니라면 아직 굉장히 많은 시간이 남아있고, 방법도 여러 가지 루트가 있고.
또 예를 들어서 자기 인생에서 남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준 몇 개를 파기해 버린다면 자기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대단히 높아진다고. 나 같은 경우에 파기했던 게 결혼이었거든. 나 같은 직업을 하면서 결혼을 할 가능성을 포기해 버린다면 나는 내 직업에서의 여유 공간이 훨씬 넓다라고 생각을 한 거야. 그리고 내가 물론 최근에 결혼을 했지만, 급작스럽게 결혼이라는 게 생각하고 틀리네? 괄호 열고 돈 없이도 결혼이 되네?라고 해가지고 이제 결혼을 한 거지만, 20대 때 인생 계획을 내가 뭐 이렇게 정교하게 지금 이야기하는 것처럼 언어로 다 표현하고 세운 거는 아니었는데도 언뜻 감으로 딱 느껴지는 건 뭐냐 하면, 내가 장가를 가려고 생각하면 그리고 그 결혼을 한다라는 게 남녀가 눈이 맞아가지고 '그냥 어디서 냉수 하나라도 떠놓고 살고' 이런 결혼이라고 생각하지만서도, 내 색시가 될 사람한테 굉장한 고난과 가난과 막 이런 엄청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결혼합시다라고 이야기하는 거는 아무리 사랑이 좋고 연애가 좋아도 남자로서 부끄러운 일일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만일 내가 20대 후반쯤 됐을 때 좋은 사람이 생겼을 때 이렇게 결혼을 하고, 또 맞벌이라도 좋겠고 아니면은 여성이 우리나라에서 취직하기 그렇게 쉬운 나라가 아닌데 내가 정말 내 아내가 돼주었으면 하는 사람인데 돈을 벌 능력이 없는 사람이면 내가 부양해야 되는 거 아니야. 어차피 그러려면 20대 후반쯤에는 번듯한 내 집은 사지 못하더라도 전세라도 꽤 이렇게 좀 퍼센티지가 높은 뭐 이런 거기다가 돈을 이렇게 모으고 뭐 이렇게 이런 계획을 내가 포기를 안 해버리면 내가 사용하는 전자악기 값과 녹음비와 내 멋대로 사는 것과 그다음에 이 친구들이나 동생들하고 이렇게 같이 있으면서 술 마시고 노는 자리에서, 왜 애 유부남 되고 나면 바로 인상 찌그러들면서 10원짜리 하나 가지고 바들바들 떨게 되지 않냐, 근데 그런 삶을 살 수 없는 거 아니야.
근데 결혼을 안 하고 내가 싱글로 그냥 살겠다라고 마음을 먹어버리면 내가 일단 친구들하고 밥을 먹을 때 야 내가 탕수육 살게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겨지는 것이고, 그리고 내가 지금 통장에 잔고가 한 푼도 없는데도 신형 악기 나온 거를 '까짓것 저거 사버려'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거 아니야. 나는 그게 결혼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을 포기했었어. 그랬는데 이제 36살이나 되고 나서 포기하고 전혀 못 벗어났는데도 남편을 삼겠다는군. 고맙지. 이래서 가로 간 거지.
자기가 포기한다고 해서 포기되어지는 것도 아니고. 인생 살면서 슬슬 보면서 또 배워야 하는 문제이기는 한데. 예를 들어 결혼을 포기함으로 해서 자기의 꿈에 더 접근하려는 노력들 이런 것들도 있지만 또 자녀를 포기함으로 해서 자기 꿈에 접근하려는 노력들을 현실적으로 이제 현대인들의 삶에서는 이게 중요해진다고. 근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이제 자녀에 대한 개념이 그게 이제 자기 인생의 완성이면서 자녀 없이는 노후가 불안해서 못 견딘다라고 생각을.. 이게 사실은 농업 시대의 이 개념인 거란 말이야 사실은. 그러니까 옛날에 농사를 지을 때는 순전히 이 노동력이라는 게 다 사람 손에 의존하는 거였기 때문에 자식을 많이 낳으면 일단 먹여 살리기는 힘들지만 그것들이 좀 이제 대가리가 크면 다 그것들이 농사를 짓는 일손이 되어 주기 때문에 일단 애들을 낳아야 되고. 그리고 늙고 나면 옛날에 무슨 연금이 있어, 사회보장이 있어, 뭐가 있어. 그러면 장성한 자녀들에게 의존해서 사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녀가 중요했던 거고. 자녀들은 또 이 농경사회에서 이 생산 수단, 그러니까 토지부터 해서 이 집안의 정통성부터 시작해서 이 모든 거를 아버지한테 물려받기 때문에 당연히 아버지를 공경하고 모든 것을 이 윗사람들 위주로 배치하고 맛난 음식 좋은 옷을 모조리 아버지께 드리고 그리고 결국 그 토지를 자기가 물려받아야 되기 때문에 그 대가로 또 자기 아버지를 노후까지 봉양하는 그런 시스템이었다고. 그러니까 이거를 무슨 뭐 아유 부모 자식 간에 그게 과연 그런 계산 하에서 그런 거래겠느냐라고 이야기하지만 가족 제도가 이런 경제적인 관계 하에서 이렇게 이루어지고 그 안에서 '정'이라는 게 동시에 가는 거지, 사람의 인륜, 정, 사랑, 가족 간의 화목, 이런 거하고 이 경제적인 시스템하고 완전히 칼로 무 자르듯이 잘라지는 얘기는 또 아니란 말이에요.
그런데 딩크족. 더블 인컴 노키즈 해서 맞벌이 부부로 일을 하고 아이는 갖지 않음으로 해서, 이게 가장 한 명이 돈을 벌고 부인은 돈을 벌지 않고 돈을 쓰는 자녀들은 있고 이러는 것과, 자녀가 없다? 부담 없음. 와이프까지 돈을 번다? 다시 또 두 배. 이렇게 해서 네 배의 경제력을 가지는 거 아니야. 맞벌이면 두 배의 경제력인데 자녀가 없으니까 네 배의 경제력이지만, 사실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건 여덟 배 정도가 된대. 그러면 이 딩크족이 8배의 경제력을 가질 때 그러면 와이프랑 자기랑 사이좋게 나눠 써도 4배씩 쓸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서 이제 두 부부가 애는 안 갖고 애 대신에 야생동물을 보호하라고 할 수도 있겠지. ㅋㅋㅋ 이 얘기하려고 이렇게까지 삥삥 돌아온 거야.
그러니까 자기 인생을 이제는 구체적으로 설계를 하라고. 야생동물을 보호한다라는 거는 굉장히 좋은 이야기고 뜬금없는 이야기가 아닌데, 그거를 이제 꿈만 좋아서 현실하고 먼 거다라고 주위 사람들이 비웃는 거는 실제로 현실적인 계획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고. 야생동물 보는데 어떻게 할 거야? 라라 크로포드가 아니라면. 구체적인 계획은? 결혼은? 직장은? 그리고 패턴은? 아마추어로 갈 거야? 프로페셔널로 갈 거야? 조금 해보다가 공부할 거야? 뭐 학문적으로 파고들 거야? 봉사활동으로 만족할 거야? 노년 이후에 하겠다라고 생각할 거야? 뭐 어떻게 할 거야? 계획이 하나도 없잖아.
그냥 '나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싶은데 우리 집은 형편이 어렵고 그리고 나는 장녀라는 좆같은 위치가 싫어'라고 한다면, 그러니까 형편이 어려우니까 어떡할 거냐고 그래서? 형편이 어려운 걸로는 포기 이유가 안 돼. 형편이 어려운데 그다음에 어떡할 거냐? 이게 중요하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