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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고민, 다음 발걸음에 대하여

꿈의 여정을 위한 고민들

by 비욘드발전연구소


모금 업무를 시작으로 국제개발NGO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한지도 어언 8년차, 어느덧 10년차를 향해 가고 있다. 모금 업무 3년 6개월, 니제르 현장 사업관리 업무 2년, 농촌개발 석사 1년, 국내로 돌아와 농촌개발 ODA사업 기획 및 관리 업무 1년. 일한지는 꽤나 오래된 것 같은데 모금 분야에서 사업관리 영역으로 넘어온 것을 분리해서 본다면, 이제서야 농촌개발 분야에서는 실무 3년, 공부 1년 정도의 경력을 갖추었다.


내 개인의 성향 탓인지, 무턱대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도전하기 보다는 앞으로 내가 걸어야 할 길들이 어느 방향인지, 어떤 길인지를 스스로 정확히 정리한 뒤에 한걸음씩 내딛어야 무언가 안정감을 느낀다. 내가 가는 길이 어디로 가는 길인지 이곳은 어딘지 알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는 불안과도 같다 (god 길의 가사는 이제서야 느끼지만 정말 좋..다..). 문제는, 국제개발 이라는 분야에서 나의 진로와 방향성에 대한 고민에는 명쾌한 답이 없고,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새로운 고민과 갈림길에 항상 놓인다는 것이다. 즉, 진로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고, 끝없는 고민에 지쳐 고민을 멈추려 하면 나는 자연스럽게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왜 이 분야의 진로와 방향성에 대해서 명쾌한 답을 찾기가 어려울까. 뻔한 이야기이겠지만 우선은 국제개발 분야가 워낙 여러 영역들이 다방면으로 폭넓게 연결되어 있는 융합 분야이기 때문일테고, 두번째는 그 다양한 영역과 분야에 대한 정보들이 매우 적고, 있더라도 산발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다. 세번째는, 좀 더 본질적인 측면에서 지금껏 아무도 국제개발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인류의 역사에서 빈곤, 차별, 불평등은 항상 존재해 왔다. 국제개발의 목적과 목표도 각기 이해하는 바가 다를 수 있고, 접근법도 수없이 많다. 아무도 본인의 생각과 방향이 유일한 정답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섹터라고 표현하는 개발의 영역들도 농업, 식수위생, 보건, 교육 등 정말 다양한 섹터들이 존재하고, 개발 사업의 주체들도 공공/민간/시민사회 등 으로 나뉘며, 조직 내에서 수행해야 하는 개인이 역할들도 조사 및 기획/수행/모니터링 및 평가 로 요약할 수 있는 사업관리 부터, 전략기획/정책옹호/분야 자문 등 너무도 많은 역할들이 존재한다.


나의 방향성을 조금씩 좁혀가고 있는 나만 하더라도, 지속가능한 농촌개발 이라는 나의 주된 관심사를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끝이 없다. 농촌개발 현장 경험을 했고 석사를 했고 국내에서 관련 사업들을 기획하고 관리하고 있음에도 부족함을 느껴 방통대 농학과 학사과정을 다시 밟고 있는데도, 여전히 모르겠다. 농촌개발이라는 분야도 사실 여전히 광범위한 영역이고, 농촌개발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방법과 접근법도 수없이 많다. 그렇다고 그 수많은 방법과 접근법들이 다 옳지도 않다.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의견 자체도 무수히 많은 갈래로 찢어진다. 그리고, 어느 방향이던지 간에 농촌개발을 위한 어떠한 개입(intervention)이 있을 때,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의 범위도 여전히 넓다.


결국 여러 퍼즐 조각으로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모으면서 동시에 나의 경험들을 쌓아 가며 내 진로와 비전을 향한 길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라면, 내가 고민하고 결정해서 가는 길이 내 스스로 찾은 정답이라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방향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놓치 않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정답이 없는 일이기에, 성찰과 반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발전은 끊임이 없어야 한다.


요즈음 들어 브런치에 내가 걷고자 하는 길에 대한 글들을 종종 정리하여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 관심 분야인 지속가능한 농촌개발 에 대한 자료들을 정리하여 글을 쓸 수도 있고, 진로에 대해 하고 있는 고민들과 정보들을 정리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고 싶기도 하다. 하나의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각자의 글을 모아보아도 좋을 것 같고, 사람들을 모아 커뮤니티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금 더 고민을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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