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없다.
한적한 주말, 햇살은 따스했다.
단풍의 계절이 도래했지만, 산으로 가기는 싫었다.
무료하던 차에 영화관을 찾았는데 이게 웬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영화가 개봉했더랬다.
영화 시간도 얼추 맞아서 객석에 않았고 어두운 화면이 서서히 밝아지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영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스크린 속 풍경은 영화관 바깥 날씨처럼 따뜻했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 작품도 그만의 섬세한 감성과 깊은 사유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배신감도 느꼈다. "재미가 없었다."
영화 줄거리는 미야자키 감독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판타스틱하게 그려냈다.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감독의 진심 어린 메시지와 감정은 감독의 과거 작품들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우리 모두는 한때 순수했던 어린아이였다. 그 시절의 꿈과 순수한 마음을 어디에 두고 왔을까?
영화의 여러 장면 중, 동명의 소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짧게 등장하는 순간이 있다. 그 장면은 미묘하게 영화와 소설을 연결시키면서, 감독이 전하고 싶은 깊은 메시지를 암시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닌, 삶의 대한 가치관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가치관은 우리 어린 시절의 꿈과 희망,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
영화를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리고 "나의 어린 시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눈앞의 현실과 일상에 얽매여 잊어버리곤 했던 나의 어린 시절 꿈을 다시 한번 반추해 보았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어린 시절의 기억만을 되풀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으로 하여금 어린 시절의 꿈과 그리고 그것을 잃어버린 성인들의 삶에 미묘한 성찰을 담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에게 하나의 큰 질문을 던진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이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 감독은 선과 악의 구도, 선택과 자유를 자신만의 탑을 쌓는 것에 비유한다. 이는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다면 영화를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