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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욘드스페이스 Feb 13. 2020

사이클리스트의 공유오피스 창업 도전기 #1

사이클동호회 활동 모습

사이클이란 취미에 미쳐있었다. 일주일이면 700km 정도를 달렸고 동호인 사이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시상대에도 간혹 올라갔다. 이 생활은 4년간 이어졌고 취업은 해야 하니 자전거를 수입 유통하는 회사로 들어갔다. 생업을 위해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를 일처럼 생각했다. 회사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사이클 대회를 나가며 성과를 내고 내가 속해있는 동호인 팀을 프로팀처럼 만들고 싶었다. 결국 생업과 일(취미) 사이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혼란스러운 상황까지 갔다.


2017년 설날, 항상 들어오던 보너스가 들어오지 않았다. 연봉 3500중에 보너스인 900~1000만 원을 받지 못하면 연봉 30%를 깎인 것이었다. 그제서야 근로계약서의 내 연봉은 2500만 원이라는 현타가 온다. 한 해가 시작되고 있었고 작년과 같은 업무가 반복되고 있었다. SKY 출신의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팀 동료형은 회사에 적이 없었다. 모든 팀원 팀장들과 관계가 좋았고 대표가 직통 연락을 할 정도로 회사 내 입지가 높았다. 비슷한 시기 마케팅팀 디자이너인 나는 4년 차에 접어들었고 이 팀에서 내가 리더가 될 가능성은 없었다. 나와 함께 일하는 신입 디자이너는 일을 잘했고 사무실 공기는 '너 없어도 잘 굴러가'라고 속삭였다. 그러던 중 30% 연봉 삭감은 퇴사 이유로 충분했다.


사이클 동호인 팀에서 알게 된 형이 있었다. 단지 이 종목을 잘한다는 이유로 내게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었다. 감사했다. 그리고 내가 퇴사를 결심할 때쯤 회사 건물에 공실이 있으니 이 공간을 살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달라 했다. 처음엔 문구 제조 및 판매 사업 제안을 했으나 반려당했다. 그 후 2014년 일본 시부야의 '코바'라는 공유오피스를 갔던 기억이 떠올랐고 곧 장 공유오피스 사업을 제안했다.


2017년 당시 거대 공유오피스인 위워크가 떠올랐고 그 흐름으로 소형 공유오피스도 생겨나고 있었다. 결국 그는 이 사업을 수락했다. 다만 사업 초기 수익이 안날 수 있으니, 회사를 다니며 투잡으로 공유오피스를 운영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회사를 당장 관두고 싶었고 다음날 바로 관뒀다. 그리고 인테리어 공사비로 6,000만 원을 요청했고 법인설립과 함께 60평 규모의 공실에 철거 공사를 시작했다.

첫 공유오피스, 지금의 비욘드스페이스 신내점 철거 공사 전 모습

앞으로 소개될 이 도전기는 단순히 공간을 빌려주고 수익을 내는 공유오피스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려는 것이 아니다. 삶의 신념을 공간에 어떤식으로 녹여냈고, 멤버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며, 소통을 위해 어떠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고 있는지 덤덤하게 공유하고싶다. 공유오피스 창업이라는 비즈니스가 아닌 한 사람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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