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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철민 Mar 10. 2020

마스크 독점 유통… 정말 특혜일까?

“공적 마스크 유통을 왜 ‘지오영’에 전담시켰나.”, “특정 업체 선정은 정부의 특혜가 아닌가.”, “업계 1위에 맡긴 건 불가피한 선택이다.”


공적 마스크 공급과 관련해 전국 2만 3,000여 개 약국에 유통을 담당하는 ‘지오영 컨소시엄(지오영+백제약품)’ 선정을 놓고, 각종 포털과 SNS에서 ‘독점적 특혜’이냐, ‘불가피한 선택’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논란의 요지는 소비자에게 판매될 마스크를 약국에 공급하는 곳이 한국의약품유통협회나 다수의 유통업체가 아닌 개인 기업인 지오영이냐는 것이다. 수술용 마스크 같은 특수 의약외품은 사기업이 공급할 수 있지만, 의료기관에 들어가는 일반 마스크는 사단법인인 의사협회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해의 불씨가 더 커 보인다.

정부의 특혜일까? 아니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까? 이와 관련해 국내 의약(외)품 도매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을 정리해봤다.


전체 마스크의 50%나 맡겼을까.

지오영은 업계 1위 의약품 도매업체이다. 이 말인 즉, 한 업체만으로도 전국 약국 유통망의 대부분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오영의 직거래 약국은 1만 4,000여 개 정도로 추정된다. 전국 약국을 최대 2만 3,000여 개로 잡을 경우, 60~70%의 약국에 마스크를 일괄 유통할 수 있는 규모다. 또 컨소시엄에 참여한 백제약품의 유통망(약국 5,000여 개)까지 포함하면 수치상으로 전체 80%가 넘는 약국에 공급이 가능하다. 비용 대비 최선의 선택일 확률이 높다는 게 의약품 도매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왜 다수의 업체를 선정하지 않았나.

무엇보다 마스크 유통 경로를 효과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일 확률이 높다. 유통채널(도매상)이 많아지면 마스크가 분산되고, 매점매석이나 폭리와 같은 부작용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전국 약국에 마스크가 원활하게 유통되기 위해서는 한 전담업체가 관리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다. 또 공적 마스크 공급은 일종의 ‘통제’ 개념이 강하다. 이 때문에 정부로서는 마스크 재고, 판매 등의 공급망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전산망과 데이터 지원이 잘되는 업체를 염두에 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시장과 정부의 설득이다.


그래도 하필 지오영 컨소시엄인가.

공적 마스크 공급(마스크 및 손 소독제 긴급수정조정조치 일부개정 고시, 식약처 2.25) 발표에 앞서, 지오영은 이전부터 정부와 대한약사회 등이 참여하는 전국 약국의 마스크 유통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지오영은 사태 파악과 마스크 공급 측면에서 현장 학습이 충분히 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과정을 통해 약국의 마스크 공급과 관련해서도 생산 공장과 가격, 유통·물류망 등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란 게 도매시장 안팎의 중론이다.


마스크 매출은 얼마나 되나.

공적 마스크의 소비자 공급 가격은 1장당 1,500원이다. 전국 약국에 마스크가 하루에 560만 장 공급되는 점을 고려하면, 2만 3,000여 개 약국의 마스크 판매에 따른 마진은 장당 400원씩, 하루 22억 4,000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중 지오영 컨소시엄(백제약품 포함)은 약국에 공급하는 마스크 1장당 100~200원 비용을 남긴다면, 이 경우 하루당 5억 5,000만 원~11억 2,0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 지오영이 부담할 전국 배송에 필요한 일일 물류비용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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