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방학, 전환점, 체험, 재능개발
아이들이 드디어 방학을 맞이했다. 나는 수많은 학부모연수를 통해 방학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를 설파했지만 한껏 기대에 부푼 아이와 달리 여전히 학부모들은 방학을 기다리지 않는 거 같다. 엄마들은 여전히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고민하며 우왕좌왕하다가 마침내 자녀와의 잦은 전쟁을 치르느라 고단했다는 결론으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아이를 제외하고는 아이는 아이이다. 속을 썩일 만큼 썩여야 성장하고 제 앞가림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부모는 안 그랬을까?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방학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해답이 있지 않을까?
방학은 풀타임으로 지속적인 프로젝트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예를 들면, 종일 딱지치기를 어떻게 해야 승산이 있을지를 터득한다고 치자. 아이는 딱지를 접는 방법과 재질을 선택하고, 어느 쪽을 어느 강도로 쳐서 뒤집어야 하는지 종일 탐색할 수 있다. 어쩌면 자다가 일어나서 동영상으로 찾아볼 수도 있다. 아마도 새 학기가 되면 우리 아이는 딱지치기 대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규칙적인 생활에 목을 매고 하루의 일과를 빈틈없이 짜놓고(아이와 상의했는지, 강요했는지는 모름) 로봇처럼 그것도 매우 성실하게 움직여서 소기의 성과를 올리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학원을 끊어놓고 시간 맞춰 아이 등을 떠밀고 검사하고 피드백 주고 또 다음 해야 할 일을 잊지 않도록 격려한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나는 괜찮은 부모야.'라는 자부심도 생긴다.
그렇다. 내 아이를 뒤처지지 않게 키우려는 부모의 마음은 실로 눈물겹고 애잔하다. 그러나 이러한 부모의 노력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오래도록 아이를 만나본 경험으로 보자면 엄마의 이러한 희생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다른 집 아이와 엄마를 따라 하는 행위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렇다면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정답은 내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에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기초학습이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파악해서 더 늦기 전에 방학을 활용하여 집중적으로 보충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아이를 스파르타식으로 다잡자는 말이 아니라 좋아하는 취미(이왕이면 신체활동)와 적절히 안배하여 성취감을 주면 좋다. 자고로 잘 노는 아이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
만약 아이가 똘똘하고 재능이 있다면 방학을 활용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것에서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보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역량을 다 쏟아부었다는 의미이다. 그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혔으므로 실망하는 것은 금물이다. 부족한 부분을 안다는 것은 아이의 건강한 매타인지가 작동되고 있다는 것이며, 이를 발판으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자각을 할 수 있다. 한계에 다가가면서 어쩌면 자신의 숨은 저력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영재아들은 사실 스스로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고 있다.
공부를 잘한다고 다 잘 사는 것은 아니다. 공부는 그럭저럭 하지만 공부보다 더 대단한 재능을 가진 아이가 많다. 그 아이에게는 방학을 이용하여 자신의 재능을 탐색하고 도전하면서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세상을 나의 무대로 여길 수 있다.
내 자식이라고 아이를 내 욕심대로 몰아쳐서는 안 된다. 그건 오히려 방임만도 못한 최악의 선택이다. 빈둥거리는 시간에 창의성이 길러지고, 놀면서 인간관계를 터득하는 것이 아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 키우기가 너무 어렵다면 이렇게 해보자. "얘야, 인사만 잘해도 성공한단다." 가장 사람다운 사람이 필요한 시대이고 가장 중요한 덕목이 인성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행복에 이르는 길과 성공에 이르는 길에서 반드시 사람을 만난다. 대부분의 기회는 사람에게서 오고 사람을 통해서 성공하기 때문에 내 아이가 반듯한 사람이 된다면 그것을 능히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