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너머 틈새로
'고향'을 바라보네요!

덧댄 창문, 틈새구멍으로 고향을 바라본다

by 이림

오늘도 덧대어 놓은 창문구멍으로 먼 고향을 봅니다!

시절을 넘어서 소금기 짙은 거센 바다 바람을 등 돌려 맞던 기억을 되돌려 보네요.

바닷가 구부러진 시골길에는 여전히 비린 바다내음이 짙은 바람이 종일 불고 있겠지요.

이즈음엔 오솔길에도 바람에 올라탄 소나무의 솔향도 짙어지곤 하지요!


그곳, 고향에 머문 기억 속엔,

이름 모를 새들이 호수를 사선으로 빠르게 날고,

노란 달과 별빛이 희미한 어두운 호수 곁 소나무 사이 길,

밤새 파도가 철썩이는 하얀 백사장,

고향바다에 열광하는 건 어디에나 넘쳐나는 눈부신 햇빛 때문인 건 아니죠!


어디 그뿐인가요! 계절, 또 다른 계절을 지나칠 때이면,

봄날이면 호숫길 따라 늘어지게 핀 늙어 휘어진 벚꽃나무엔 화려한 꽃비가 나리고,

여름을 향하는 빛 배후엔 검푸른 녹음이 늘어지게 핀 숲 속에서

고라니가 튀어나오는 한밤의 마을의 국도길도 마주치죠.

가을에 들어서면 감나무 아래에 익어 떨어진 감들이 널려 있고

누군가 밟고 지난 듯 흐트러진 주황색 감나무엔 과실 붉은 과실이 묻혀 있기도 했지요.

한 겨울엔 소나무 가지에는 거친 눈꽃이 매달려 있곤 했는데,

눈꽃이 푸른 소나무를 하얗게 물들이고

봄날의 풍경을 보면 문득 그리운 얼굴이 떠오르기도 하지요.

어느 계절이든 그 입구에 머물면,

한 알 한 알에 계절의 햇살에 당신의 기다림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했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계절이 찾아주는 소리들도 들려오지요.

고향의 봄날의 소리는 막 담근 청주의 밋밋한 물맛이라면,

여름날의 소리가 청량한 탄산의 시원함으로 다가 오지요.

고향의 가을 소리는 막 담긴 덜 익힌 탄산이 많은 덜 익은 탁주의 똑 쏘는 소리라면,

겨울날의 소리는 묵직해져 농익은 탁주의 걸쭉한 소리가 나지요.


지친 하루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고향을 떠올려 보니,

다른 이름의 고향이 찾아오네.
이제 계절의 마지막에 피는 꽃이 아름답다는 것도 알게 된 것일까!

누군가에게 내가 꽃처럼 피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알까!

이 봄은 그런 기억을 알게 해 주는다는 걸 알게 되었네.


때론 어떤 곳도, 어떤 계절도,

굳이 사랑하지 않더라도 내 안에 그곳이 새겨지는 법이라고 하네요!
허긴 듣기만 해도 달콤한 말이라 고향의 찬 바람마저 비워 내서 가볍게 다가가 보게 하네요.
언제까지라도 가지고 싶고 막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계절의 끝자락에 본 당신의 뒷모습에서 다시 고향내음을 맡기에,

기억 속 깊이 새겨진 추억을 꺼내온 것처럼 생생하네요.

그 곁엔 따스한 햇살에 선 잠을 자는 댕댕이가 그립다.

오늘은 솔향 빚는 향기가 부르는 고향으로 향하기 좋은 계절이다.


“아!, 이제 고향 집으로 가자꾸나!”

예전의 어린아이는 또 자꾸 뒤를 돌아보네요!

사실은 ‘당신은 거기에 계속 있고 싶었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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