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평행선
무슨 드라마 제목 같지 않은가?
직장에서 파김치가 되어 들어온 저녁...
그 남자는 주말에 있을 하프 마라톤 준비로 운동 중이었고 그 여자는 남은 에너지를 끌어모아
저녁식사를 준비 중이었다.
직장에서 시달리고 돌아와 저녁준비를 하자니 슬슬 짜증이 올라왔다.
매일 먹는 밥 꼭 먹어야 하는 걸까?
집에서는 무조건 쉬고 싶었는데 저녁까지 준비해야 하다니...
투덜거리며 식사를 준비하는데 그 남자가 한겨울에 땀을 비질 삐질 흘리며 들어왔다.
그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고 눈을 흘겼다.
그 남자:"왜? 무슨 일 있어?"
그 여자:"그냥... 짜증이 나네..."라며 말을 얼버무렸다.
식탁이 차려졌고 그 여자는 드디어 직장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함께 밥을 먹던 아들은 가만히 듣고 있었고 그 남자는 그 여자의 말에 더 짜증을 내며 타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만히 듣고만 있던 아들이 한마디 했다.
아들:"엄마는 엠비티아이가 분명 F일 거야. 아빠는 T 가 분명할 거고..."
그 여자:"맞아. 난 F야..."
아들:"아빠! 엄마는 지금 아빠가 엄마 말에 공감해 주길 바라는 건데 그렇게 엄마를 타박 줘요?"
그 남자:"아니, 사실이잖아. 그렇게 힘들면 직장에서 한마디 하든지 아니면 그만두던지..."
아들:"와!!! 아빠는 공감능력 완전 제로인데 어떻게 결혼을 했어? "
그 여자:"그러게... 네 엄마가 어쩌자고 저런 남자를 만나 한평생을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달라도 너무 다른 그 남자와 그 여자가 사랑을 하기는 했었을까?
무조건적인 내 편 하나만을 갖고 싶었던 여자와 그 여자의 유일한 편이 되어줄 줄 알았던 그 남자.
그들은 여전히 서로의 편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날밤 그 여자는 꿈을 꾸었다.
그 남자와 봉고차를 타고 어느 섬을 여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식당에서 복어를 먹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투닥거렸다.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한 그 여자가 먼저 토라져 그 남자를 두고 식당을 나와 길을 걸었다.
한참 후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보니 그 남자도 그 여자를 버려두고 사라져 버렸다.
그 여자는 막막한 섬에서 빠져나오기보다는 그 섬에 눌러앉기로 작정을 했다.
아침에 그 여자는 꿈 이야기를 그 남자에게 들려주었다.
그 남자가 한마디 했다.
"그래도 무인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