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큐브릭의 색>을 작업하는 과정 하나하나 모두 즐거웠습니다. 앞서 초반에 언급했던 것처럼 영화를 매우 좋아하며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라면 더욱 좋아했기에 작업을 위한 각종 자료 조사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가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시간은 좀 걸리긴 했지만요. 저 개인적으로도 이미 알고 있던 정보를 다룰 때는 공감을, 몇 가지 또 다른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며 작업을 했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스탠리 큐브릭은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현재로선 거의 없습니다. 그런 그의 영화들도 명작이란 평가들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그의 영화들이 극장에서 개봉했던 시절에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현재 우리 세대는 'SF 영화계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인식하고 있지만, 개봉 당시에는 엄청난 비판과 혹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난해한 메시지, 지루한 전개 과정 등의 이유로 상영 중간에 그냥 나가버리는 사람도 많았다고 할 정도로요. 사실 큐브릭을 좋아하는 저도 이러한 과거 이야기를 듣고 다시 보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래도 큐브릭은 다행스럽게도 생전에 인정받기는 했습니다. 다만 당시 관객들로서는 그의 영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앞서 있었던 것일 뿐이었죠.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한국 영화들을 보면 다들 대체로 너무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 영화광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물론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님이나 <곡성>의 나홍진 감독님과 같이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영화들을 만드는 분도 많이 계시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는 아직은 갈 길이 먼 것처럼 느껴지기만 합니다. 모든 색깔이 저마다의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대중의 시선을 과하게 인식하지 않고 개성이 넘치는 영화들이 앞으로 많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윤기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