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Som
1화를 브런치에 게시했을때,
사실 수많은 관심사 덕에 뭐하나 붙잡지 못하는 나 스스로를 질책하고 있을 때였다.
한참 포기를 실패로 착각하던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포기가 아닌 실패를 해보기로 했다.
나 스스로 나의 끈기를 믿을수가 없어서 혼자 아무도 모르게 글을 써서 올렸다.
부담없이 내가 살아온 세월만큼만 상상해보기로 했다.
이번엔 내가 나를 믿어줄수 있을까?
2화를 써내려갔다.
시작은 언제나 설랜다.
이루어 낼 수 있을것 같은 기대의 양 만큼 등장 인물들이 머리위를 떠다녔다.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의 뒷편에
"끝까지 못하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감이 서있었다.
숨어있던 불안감이 문 옆의 작은 스위치를 '탁' 건드린다.
몽글하게 떠 있던 등장 인물들이 스콜처럼 후두둑 떨어지며 사라진다.
3화.
조금 여유로워 지기로 했다.
잘 우려낸 꽃닢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도, 나른함, 오랜 기억속에 남을 맛, 잔향
내가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가기를 바라면서.
4화를 연재하면서
문득 나는 부모님 중 누굴 닮았나 생각해본다.
그들은 여전히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그것을 즐기고 있음도 느낀다.
끊임없이 꿈꾸는 그들덕에 나도 멈추지 않는것을 배운다.
5화.
그리워하고 다시 찾으려 하는 기억의 본능.
나의 작품은 늘 과거를 뒤돌아 본다.
후회와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6화.
꿈을 가지는것 조차 사치일때가 있다.
삶을 이어나가는 것도 버거운데 심지어 일상은 그것들의 무수한 반복이다.
어느날 다가올지 모르는 한번의 큰 변화를 상상하다 체념한다.
변화에 용기가 없는 나는 잔인하지만 스스로 게으름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또 자책한다.
7화에서는
희망과 행복을 꿈꾸지만 슬픔과 안타까움을 담은 한명의 인생을 글로 담아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벽'.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뚫고 지나가는 사람과
그걸 뚫고 나가려면 무언갈 포기해야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어떤 방법으로 지나가고 있는 중일까?
8화.
죽음
어느날 꿈을 꾸었다.
유리창 사이로 점점 차오르는 물이 코끝을 닿을때.
온 몸을 벌벌 떨며 다시 잠드려 노력한 그날.
죽음이란게 두렵다 느껴졌다.
9화.
역시 정체기가 왔다.
불안하고 한심했다.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꽤 오래 정체되어 있었다.
그럴때는 맛있는거 먹고 잠이나 자라고 엄마가 그랬다.
그래서 그 방법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10화.
올해의 수상작들이 세상에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바위사이에 끼여 멈춰있어도 어떤 모래들은, 어떤 나뭇잎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었다.
맛있게 먹은 음식들이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 물을 범람하게 만들었다.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 많은 꿈과 소망들이 나를 또 다시 움직이게 해주었다.
그렇게 나는 바위를 지났다.
11화.
이번엔 포기하지 않았다.
실패는 성공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이 되지만, 포기는 또 다른 포기를 만든다고 했다.
많은것을 겪고 지난 1년, 더 많은 것을 값지게 써내려 갈 수 있음을 시간이 배우게 해주었다.
스스로와 싸우는 법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움직이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삶.
무엇이 되기보다 무언가로 영향력을 줄 수있는 사람이 되는것.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인 나는
어쩌면 유치하고 미성숙 하겠지만, 그것대로의 내 세상을 기록하게 해준, 포기하지 않고 잔잔하게 머물러준 브런치에 감사를 표한다.
나와 주변인이 겪고있는 인생의 리스트를 담아내고 있는 나의 첫 소설작 "보호자"
그리고 함께 성장하고 나아가는 이 곳의 많은 분들.
이렇게, 저는 오늘도 한발 앞으로 내딛었습니다.
브런치, 당신도 나와 꿈을 향해 걷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