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임용고시에 떨어진 이유

나이 마흔 하나에 토플이란 놈을 마주하며..

by 레나양


생각해보면 지금 임용고시 붙은 친구들 중에는 "어떻게 붙었지?"싶은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은 대단한 학벌, 대단한 머리, 이런 걸 가지고 있지 않았고,

별나지도 않은 학벌태생과 평범한 머리로, 매일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공부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나란 사람은 너무나 어리석게도.. 학벌에 얽매였고, 옆 사람의 화려한 노트정리스킬, 모의고사 점수, 기죽이는 하루 공부시간에 눌려서.. 그에 비하면 늘 모자란 듯한 나같아서, 늘 종종대며 비교하고, 남에 비하면 내가 얼마나 모자란지에 초점을 두고 내 실력을 가늠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처절히 실패했다.


12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토플이란 영어시험은 평범한 사람들이 성실히 공부해서 충분히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어렵다"라는 인상평가에 사로잡혀 제대로 된 공부를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그 인상평가는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첫째, 사실 나는 2002년 이후로 22년간이나 영어공부를 해 본 적이 없는.. 긴 영어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에, 당연히 내 영어실력은 중학생보다 못하다는 철저한 자기성찰로부터 시작되어야 했다. 그렇기에 시작부터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왜 이렇게 못하는거지? 자책할 필요가 없었다.


둘째, 나는 9-6 근무를 하는 직장인이자, 6-11 근무를 또 하는 엄마육아인이기에 절대적으로 공부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같은 강좌를 같은 기간 듣고도 탁월한 성적을 내는 타 학생들과 질적으로 다른 공부를 했음이 분명한데도, 같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현실착오적 발상아닌가?


그러니 이제 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공부를 해야한다.


첫째, 질적으로 다른 공부를 하기에, 공부 기간도 길게 가져가야 한다. 왜 90점이 빨리 내게 오지 않는지 섣부르게 실망할 필요가 없다. "역시 나는 안되나보다"라며 말도 안되는 거짓속삭임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남과 같은 시간만에 같은 점수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남들이 1달, 2달만에 나온다는 점수가 나에게는 6개월만에도 안나올수 있다. 더 길게 보자. 남들과 같은 질적 공부에 다다를 때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투자가 있어야 나올 것 같은가. 서희샘이 휴직2개월 포함 10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나는 12개월이면 될까. 그보다 더 오래걸릴 수도 있다. 포기하지 말자. 평범한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해서 충분히 해낸 것, 나도 그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머리, 성실함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다만 지치기 전에 최대한 빨리 끝내자. 할 수 있다.


둘째, 위의 내용을 빌미삼아 늘어져서는 안된다. 질적으로 다른 공부를 해서 시간의 갭을 뛰어넘어야 한다. 많은 양을 공부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양을 철저히 공부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실력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역치를 넘겨야 한다. 대충 공부하는 것은 지금껏 계속 했던 것이고, 그것으로는 역치를 뛰어넘을 수 없다. 이렇게 계속 공부하는 것은 시간낭비, 돈낭비, 재능낭비다. 질적 업그레이드는 질적으로 다른 공부를 보여줄 때 가져올 수 있다. 헛된 욕심을 가지지 말자. 성실한 인풋만이 알찬 아웃풋을 낸다.


초조해하지 말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마지막 순간에 지금 이순간을 그리워하며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에 한 걸음 한 걸음, 후회하지 않는 발걸음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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