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주가 끝?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
"이제 발주 다 했으니까 편하시겠어요!"
아, 이 말 들을 때마다 쓴웃음이 난다. 발주가 끝났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이제부터 진짜 납품 전쟁이 시작된다! 가구며 비품이며 속속 도착하고 있다. 업체에게 "안전사고 주의해서 잘 납품 부탁드려요~" 하고 끝? 절대 그러면 안 된다! 그렇게 하면 대형사고 날 수 있다. 행정실장은 도로 위 교통경찰처럼 총괄 지휘를 해줘야 한다.
## 실제 있었던 참사(납품 실패 사건)
우리 학교와 함께 개교 준비를 했던 한별초등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납품 당일 아침, 대형 트럭이 학교 앞까지 왔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학교 진입로에서 도로 토목공사가 한창이었다. 트럭이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납품업체 기사는 어쩔 수 없이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 많은 물건들을 실은 채로 말이다. 결국 납품일을 처음부터 다시 잡아야 했다.
신설학교에서는 이런 일이 정말 치명적이다. 하루만 늦어져도 연쇄반응처럼 다른 모든 계획에 차질을 주기 때문이다. 가구 납품이 늦어지면 각종 설치 작업이 밀리고, 그러면 청소와 정리도 늦어진다. 결국 개교 일정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 소식을 들으면서 우리 학교는 더욱 조심스럽게 모든 일정을 체크하게 되었다. 작은 변수 하나가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였기 때문이다.
## 나는 이제 물류 총괄 관리자
신설학교 납품할 때는 미리 체크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다:
개교가 다가올수록 학교 주변에서는 마무리 토목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교내 도로포장 작업이 한창이고, 보도블록 마무리를 위해 큰 장비들이 교내를 점령한다. 이때는 일반 차량의 진입이 아예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현장소장님과의 사전 협의가 필수였다.
"소장님, 언제까지 차량 진입이 가능한가요?"
"토목공사는 언제 끝나는 일정인가요?"
"납품 일정을 조율할 수 있을까요? “
이런 대화를 미리미리 해두지 않으면 한*초등학교처럼 낭패를 볼 수 있다. 납품 트럭이 학교 앞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차량이 교내에 진입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토목공사 진행 상황을 염두에 두고 모든 일정을 세워야 한다.
신설학교에서는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작은 변수 하나가 전체 개교 일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 가구 납품의 함정들
가구 업체에게 반드시 미리 지시해야 할 것이 있다.
"각 실별 콘센트와 인터넷 포트가 보이도록 가구를 배치해 주세요!"
이 말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가구업체는 그냥 벽면에 딱 붙여서 가구를 설치하고 간다. 그러면 모든 콘센트가 가구에 가려져 버린다. 나중에 전기를 써야 할 때가 되어서야 "어? 콘센트가 어디 있지?" 하며 당황하게 되는 것이다.
컴퓨터 설치도 마찬가지로 순서가 생명이다. 먼저 책상을 납품하고 설치, 그다음 유리업체와 별도로 협의해서 책상 위에 유리를 설치, 마지막에 컴퓨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만약 이 순서가 바뀌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컴퓨터를 먼저 설치하고 나중에 유리를 설치하려고 하면, 이미 설치된 컴퓨터를 다시 해체했다가 유리 설치 후 재조립해야 하는 이중 작업이 발생한다. 시간도 돈도 두 배로 드는 셈이다.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신설학교 개교 준비에서는 정말 중요하다. 한 번 잘못되면 전체 일정이 꼬이기 때문이다.
## 시설주무관님을 위한 작은 배려
개교 준비를 위해 시설주무관님이 하시는 일이 너무 많은 걸 보면서, 조금이라도 일손을 줄여드리기 위해 작은 배려들을 생각해 봤다.
태극기 설치만 해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모든 교실에 하나씩 달아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미리 각 교실마다 태극기를 미리 가져다 놓아두었다. 그리고 칠판 업체에게 설치를 부탁했다.
"칠판 설치하실 때 태극기도 함께 달아주세요."
이렇게 하면 시설주무관님이 따로 태극기 설치를 위해 모든 교실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작은 일이지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냉장고 배치도 단순하지 않다. 시설주무관님이 설치기사와 동행하면서 일일이 설치 위치를 확인해 주셔야 한다. 그냥 "여기 냉장고요~" 하고 아무 데나 놓으면 되는 게 아니다. 특별실의 용도에 따라서 가구 안에 매립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그냥 콘센트 옆에 세워만 놓으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A4 용지에 "냉장고 위치"를 명시해서 각 실에 붙여놓았다. "여기에 매립", "콘센트 옆에 설치"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적어두니까, 배송기사도 헷갈리지 않고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었다. 이런 작은 배려들이 모이면 시설주무관님의 업무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이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 개교 업무도 서서히 끝나가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잠깐! 9월 개교 학교의 숙명은 매년 3월에 해야 하는 모든 일들을 9월 1일 자로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학기의 시작이다! 더욱이 이전 자료가 전혀 없어서 더 난감한 상황이다. 담당자별로 전 근무지에서 가져온 자료를 활용하거나, 아예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들도 많다. 신설학교는 정말 모든 게 새롭다! 개교 준비는 끝났지만, 진짜 학교 운영은 이제 시작이다. 자! 이제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개교 준비 업무가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