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코난이 된 순간
## 수사 개시: 한전 기술관리팀 전격 출동
나는 순간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를 직감하고 한전 요금센터에 전화했다.
콜센터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학교 사업자 번호를 불러주고 그간 3~4개월 전기료 고지 내역을 다시 확인했다. 우리 학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제부터는 이간질을 해야 하는 시기다!
"추가로 문의 좀 드리겠습니다. 우리 학교와 같은 시기로 개교한 학교가 있습니다. 우리보다도 연면적이 훨씬 크고 학급수 및 학생수도 많음에도 전기세는 우리 학교보다도 적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상황입니까?" 그리고, 학교 이름을 불러주고 전기 내역 확인을 부탁하자 콜센터 직원은, "다른 곳의 전기료는 조회할 수 없습니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같은 교육청 산하 기관이니 괜찮습니다.!" 계속 졸라대니 해당 학교 요금을 조회해 주었지만 직원은 "이 학교는 전기 사용이 조금밖에 되지 않아 요금이 적게 나왔습니다. “라고 답변해 준다.
## 결정적 단서 발견!
이 말을 듣는 순간 한*초등학교가 확실하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왜냐하면, 최근 전기요금 때문에 한*초 행정실에 전화한 적이 있었는데, "자기들도 바빠서 냉난방기 통제를 하지 않고 교사들도 난방기를 틀어놓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냉방기는 많이 사용하고, 전기세는 적게 나오는 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건 뭔가 이상하다! 우리 학교도 아니지만 억울함을 풀고자 코난급으로 빙의되었다.
## 기술관리팀 전격 투입
콜센터는 민원담당직원이니 더 이상 말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 기술관리팀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기술팀 번호로 다시 전화하여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기술팀은 "말씀하신 내용에 일리는 있지만, 해당 학교에서 신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먼저 점검을 하러 갈 수는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대뜸 나한테 하는 말이,
"그 학교에 전화를 해주셔서 신고할 수 있게끔 말해줄 수 있는지..."
오히려 내게 부탁하는 거다!
나: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내가 다른 학교 시설 점검 여부까지 나서서 할 필요도 없고,
해당 학교 실장님도 싫어하실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 할 일을 했으니, 더 이상 관여하기 싫었다.
## 반전의 순간: 한전에서 먼저 연락이!
그런데 퇴근 중에 한전 시설관리팀에서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저희도 이 문제로 한참을 협의했습니다. 시설 규모에 비해 전기료가 너무 적게 고지되어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여 신고 없이도 자체 점검을 하기로 했습니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한참 후에 점검 결과를 나에게 전화해서 알려주었다. 그 결과는? 내 예상대로다!
학교에서는 분전반에 굵은 전기선이 2가닥이 설치되어 있는데, 한전에서 공급되는 선과, 자체 태양광 발전시설과 연결되는 선을 시공팀 오류로 잘못 연결했다는 것이다!
아! 우리 학교의 전기세 억울함의 한을 푼 순간이다!
교장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알려드리니 교장선생님도 안도하시는 모습이다.
물론 한*초등학교에는 미안하다. 하지만 잘못하여 책정된 전기세는 모두 소급하여 지급되기 때문에 오히려 조기에 발견된 게 잘된 사항일지도 모른다. 나중에 한 번에 내려면 큰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후일 관련 지침 확인 결과, 시공 오류로 인한 전기세는 소급해서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문이 있었다!
## 보너스 발견: 교육용 할인 누락
이 일이 있고 나서 학교 고지서를 잘 살펴보니, 교육용 할인 부분이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
이런! 한전 담당자가 신설학교여서 이 부분을 누락한 것이다.
할인된 부분은 당연히 소급되어야 해서 발견된 다음 달 전기세는 거의 소액 정도만 나왔다. 신설학교 근무 시 전기세가 너무 적게 나왔을 경우, 좋아하지 마시고, 꼭 시설 점검을 받기를 권장해 드린다
우리 학교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다른 학교 시설까지 점검하게 한 나,
때로는 의심하고, 파고들고, 끝까지 추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신설학교 행정실장의 진면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