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도리 Sep 19. 2024

업로드된 진심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

3장 고조되는 갈등과 지민이의 딜레마


다음 날 아침, 교실은 평소와 다른 무거운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작은 무리를 지어 서로 속삭이고 있었고,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주변을 살폈다.

하율이와 서하가 교실에 들어섰을 때,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어제 그 쪽지 때문인가 봐." 

하율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다들 누가 썼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아."

그때 갑자기 교실 뒤편에서 언성이 높아졌다.

"너지? 네가 그랬지?" 

민준이가 손가락으로 유진이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유진이는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내가 왜 그런 걸 해?"

"거짓말 하지 마! 네 글씨체랑 똑같단 말이야!"

순식간에 교실은 소란스러워졌다. 아이들은 민준이와 유진이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누군가는 

"맞아, 유진이 글씨 같아."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한편, 교실 구석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지민이는 흥분된 표정이었다. 

'드디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슬그머니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녹화 버튼을 눌렀다.

하율이와 서하는 걱정스러운 눈빛을 교환했다.

"이러다 큰일 나겠는데," 

하율이가 말했다.

서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뭔가 해야 할 것 같아."

그때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셨다. 하지만 선생님은 아이들의 소란을 무심히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얘들아, 조용히 하고 제자리에 앉아. 수업 시작할 거야."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교탁 앞에 서셨다.

하율이는 당황했다. 

"선생님, 지금 큰 문제가 생겼는데요..."

선생님은 한숨을 쉬셨다. 

"너희들이 알아서 해결해보렴. 어른이 나서면 오히려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어."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은 몰래 모여 쪽지에 대해 이야기했고, 의심의 눈초리는 점점 더 많은 아이들에게 향했다.

"혹시 서하 네가 한 거 아니야? 너 글씨체도 비슷하던데." 

누군가가 물었다.

서하는 당황했다. 

"뭐? 나는 아니야! 왜 나한테 그러는 거야?"

하율이가 나서려 했지만, 이미 아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한편, 지민이는 계속해서 이 상황을 몰래 촬영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그는 화장실에 숨어 지금까지 찍은 영상을 빠르게 편집해 '우리 반에 수상한 일이?'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좋아, 이제 반응을 기다려보자.'

하지만 교실로 돌아온 지민이의 마음은 복잡했다. 영상은 올렸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반 분위기를 보며 불안감이 커졌다.

"야, 너희 들었어? 다른 반에서도 비슷한 쪽지가 나왔대." 

누군가가 소곤거렸다.

이 소식에 교실은 더욱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럼 우리 반 누구는 아닌 거 아니야?"

"아니야, 어쩌면 우리 반에서 시작된 걸 수도 있잖아."

하율이와 서하는 계속해서 상황을 진정시키려 노력했지만,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퍼진 의심과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우리가 직접 범인을 찾아내자!" 

누군가 외쳤고, 많은 아이들이 동조했다.

하교 시간, 지민이는 몰래 핸드폰을 확인했다. 그의 눈이 커졌다.

'와... 조회수가 벌써 1000이 넘었어! 댓글도 100개나 달렸네.'

흥분된 마음도 잠시, 지민이는 곧 고민에 빠졌다. 

'근데 이게 맞는 걸까? 반 분위기가 점점 더 나빠지는데...'

그날 밤, 지민이는 잠들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늘어나는 조회수와 구독자에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점점 심각해지는 반 분위기가 마음에 걸렸다.

'내일은 어떻게 될까...'

지민이의 마음속에서 호기심과 불안감이 뒤엉켰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작은 죄책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전글 업로드된 진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