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같은 쉼, 일요일 같은 쉼

쉼이 필요한 글쓰기

by 노에마


사람들은 흔히 쉼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소파에 누워 시간을 흘려보내거나 스케줄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내가 쉼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때, 그것은 무언가를 하던 손을 멈추고 머리를 비우는 행위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쉼은 멈춤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고, 그 안에서 나를 발견하거나 새로워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던 어느 날, 나는 쉼이 토요일과 일요일처럼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쉼에는 토요일 같은 쉼이 있고, 일요일 같은 쉼이 있다. 토요일의 쉼은 활기가 넘치고 무언가를 시도해 보는 시간이고, 일요일의 쉼은 차분히 나를 돌아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다. 두 쉼은 그저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에너지와 내일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토요일 같은 쉼: 글쓰기를 위한 작은 모험


토요일은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한 날이다. 뭔가를 해보고 싶고 어디론가 나가고 싶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어 진다. 그래서 토요일의 쉼은 정적이지 않다. 약간의 모험심과 호기심이 깃든 활동들로 채워진다. 글쓰기에도 이런 토요일 같은 쉼이 필요하다. 평소에 쓰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제에 도전하거나 글 속에서 색다른 모험을 펼쳐보는 것이다.


무작정 한 문장에서 시작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이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또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비유를 과감하게 넣어보거나, 전혀 다른 문체로 글을 시작하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는 과정이다. “이렇게 쓰면 이상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내려놓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마치 새로운 길을 걷는 기분으로 써보는 것이다. 쓰다 보면 이런 방향도 괜찮은데? 하고 스스로 만족해하는 순간도 찾아오고, 예상치 못했던 나만의 새로운 글쓰기 스타일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토요일 같은 쉼은 이렇게 글쓰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일요일 같은 쉼: 글쓰기를 위한 깊은 숨


반면에 일요일의 쉼은 좀 다르다. 조용하고, 느긋하고, 차분하다. 이 쉼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정리하는 시간이다. 글쓰기를 하며 일요일 같은 쉼을 가진다는 것은 내가 쓴 글을 천천히 읽고, 문장 사이에 숨겨진 나의 감정을 찾아내는 일이다.


일요일 같은 쉼을 가진 날에는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하고, 느린 음악을 틀어놓은 채 글과 대화해 본다. 한 문장을 읽으며 "이 문장에서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보석 같은 문장을 발견하거나 조금 더 나아진 표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 쉼은 무언가를 추가하기보다는, 이미 쌓아둔 것들을 정리하며 더 나은 형태로 다듬는 시간이다. 마치 오래된 앨범을 꺼내 사진을 다시 보듯, 글쓰기도 일요일 같은 쉼 속에서 그동안 지나쳤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 시간은 단순히 멈추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이다.



인생은 음악과 같아서 멈춤이 없다면 조화로운 선율을 이룰 수 없다고 니체가 말했다. 니체가 말한 멈춤은 정지의 상태가 아니라 조화로운 선율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다. 쉼표 없는 음악은 단조롭고 무의미한 소음처럼 흘러갈 것이다. 삶에서도 글쓰기에서도 쉼이 없다면, 우리는 그저 끊임없이 달리기만 하는 기계처럼 고장나고 지친다.


인생에서의 쉼은 재충전이며 다음 순간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시간이다. 글쓰기를 하며 살아가는 내 삶에서도 이 쉼은 절실하다. 쉼이 없다면, 글은 단조롭게 반복되고 더 깊은 생각과 창의적인 발상을 끌어낼 여지가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글쓰기에도 쉼이 필요하다. 그것은 니체가 말한 쉼표처럼 더 풍부하고 조화로운 선율을 만들어낼 것이다.


토요일 같은 열정의 글쓰기와 일요일 같은 성찰의 글쓰기 속에서 나는 더 나은 문장, 더 의미 있는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다음에 글을 쓸 때, 내 글 속에 토요일 같은 에너지가 담길지, 아니면 일요일 같은 평화로움이 깃들지 기대된다. 어쩌면 두 가지가 모두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글쓰기에도 쉼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이 쉼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한 발판이며, 내 글쓰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결국, 쉼은 나와 글쓰기를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든다.


오늘도 나는 토요일 같은 쉼과 일요일 같은 쉼을 번갈아가며, 토요일을 닮은 글과 일요일을 닮은 글을 쓰고 있다. 그 쉼 속에서 내 글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깊이를 더해가는 것을 느낀다. 쉼은 멈춤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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