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둣이 흔들리지 않는 인생은 없습니다. 말을 안할 뿐이지 다들 흔들리며 살아갑니다.
우리 마음이 흔들리는 건 당연합니다. 외로움, 서운함, 불안, 화, 긴장, 설렘, 기쁨, 질투, 후회, 아쉬움, 그리움, 만족, 자신감. 수많은 감정들로 우리 마음이 흔들리죠. 흔들리지 않는 인생이 없습니다. 부족함이 있는 우리는 정상입니다.
‘당나귀 몸을 입었을 때에는 지금 뜯고 있는 풀 맛을 즐기라.’
티베트에 전해오는 이야기입니다. 티베트 사람들은 윤회를 깊이 믿습니다. 우리는 마치 옷을 갈아입듯이 몸을 바꾸며 수많은 시간을 살아갑니다. 인간의 몸을 입을 때도 있고, 또 다른 조건을 입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몸을 입고 있는 이 순간,
지금 주어진 조건 안에서, 내 몫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야겠죠. 많은 인생이 출발점이 다릅니다. 인생, 불공평한 것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의 평화까지 불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죠. 문제는 늘 없는 것에 마음을 쓰며 스스로의 괴로움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자기 몫의 삶 안에도 마음의 평화와 기쁨의 요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는 노력과 의욕이라는 명목으로 가진 것보다 못 가진 것에 집중을 하기 쉽습니다.
‘이것만 해결되면 괜찮아질 텐데.’
‘저것만 채워지면 만족할 수 있을 텐데.’
너무 당연한 듯 여기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지만, 동시에 우리를 끝없이 불만족으로 이끄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살면서 완벽한 순간이라고 느끼며 만끽했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늘 어딘가 부족했고,
늘 어딘가 어긋나 있었고,
늘 무언가를 채우려 마음이 쉬지를 못하죠.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몸은 유한하고, 조건적이며, 늘 변화합니다.
반면에 마음은 무한하고 영원합니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이 무한한 마음과 소멸하는 육체를 가진 존재로 태어나면서 부터 갈등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늘 흔들리죠.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그 부족함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부족함을 껴안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내가 이해하지 않으면 그 부족을 헤아려 줄 자 아무도 없습니다. 타인은 원천적으로 다른 몸과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이 실상입니다.
한두 가지 부족한 상태는 문제가 아니라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
달도 차면 기울고,
꽃도 피면 지듯이,
완벽한 상태는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말하는 ‘완벽한 삶’은 아주 짧은 순간 스쳐 지나가는 장면일 뿐이고, 그것을 붙잡으려 할수록 삶은 더 불안해집니다.
없는 것을 채우는데 급급하면 이미 있는 것을 놓치게 됩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조건,
지금 이 순간의 평범한 안정감.
이 모든 것이 충분히 괜찮은 상태일 수 있는데도 우리는 그것을 귀하에 여기지 못하고 늘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부족함을 없애는 방향이 아니라,부족함이 있는 상태를 기본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자녀가 몸만 건강하다면 모든 걸 용서하고, 함께 사는 사람이 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 모든 걸 용서하고, 출근할 직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걸 용서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만으로도 모든 걸 용서하며 사는 거죠.
이렇게 기준을 조금만 바꾸고, 기대를 조금만 내려놓으면 삶은 놀라울 정도로 가벼워집니다.
여전히 부족한 것은 남아 있지만 그 부족함이 더 이상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 거죠.
상황은 그대로인데 삶의 질이 달라지는 이유는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완벽해져서 마음의 평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상태 자체를 받아들임으로써 평화를 지니게 되는 거죠.
몸을 가진 인간은 감정의 동요가 있습니다. 동요 자체를 문제 삼지말고 흔들릴 때마다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힘만 키우면 됩니다.
‘당나귀 몸을 입었을 때에는
지금 뜯고 있는 풀 맛을 즐기라.’
비록 모든 것을 원하는대로 가질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내게 주어진 내 몫의 삶을 온전히 사는 거죠. 그렇게 온전히 살다보면 미래는 그 온전함을 따라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서울로 이사온 지 5년째가 되고서야 비로소 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동안 저 또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음을 돌아보며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는 흔들리는 전우입니다. 각자의 삶의 무게로 흔들리는 존재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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