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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개발자 vs 기획자, 뭐가 다를까?

정부지원사업을 매달 쓰는 3년차 BD의 현실 이야기

by 킵고잉걸

"기획자세요?"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운 이유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어요.

“아, 사업개발이면… 기획자랑 비슷한 거죠?”

그럴 때마다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곤 해요..

왜냐면 실제로 많은 회사에서 사업개발자(Business Developer)와 기획자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죠.

특히 정부지원사업을 자주 다루는 저 같은 BD는, 더더욱 ‘기획자’처럼 보일 수 있어요.

문서 작업도 하고, 제안서도 쓰고, 아이디어도 짜니까요.


하지만 저는 단호히 말할 수 있어요.

“기획자와 사업개발자는 분명히 다릅니다.”

오늘은 제가 겪은바를 바탕으로 실제 실무를 기반으로 두 역할의 차이를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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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BD는 '기회를 현실로'

먼저 기획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사람입니다.

신규 서비스 런칭, 기능 개선, UX 문제 해결 등에서
“이걸 왜 해야 하는가?”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이에요.
보통 PO(Product Owner), 서비스기획자, 전략기획자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죠.


사업개발자(BD)는 말 그대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시장조사, 파트너 발굴, 제휴, 입찰, 투자유치, 그리고 제가 많이 다루는 정부지원사업까지 포함됩니다.
즉, 회사의 '수익 모델'과 직결되는 외부 활동을 주로 해요.

기획자는 ‘내부’를, 사업개발자는 ‘외부’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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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사업을 중심으로 본 BD의 현실

정부지원사업은 사업개발자에게 아주 중요한 기회예요.
특히 시드 혹은 프리A 단계 스타트업에서는
정부사업이 곧 회사의 주요 자금줄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처음 맡은 과제는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이었어요.
기획자가 옆에서 R&D 아이템을 정리해주면,
저는 그걸 바탕으로 시장 타당성, BM, 향후 확장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평가위원이 설득되도록 ‘사업계획서’를 씁니다.

이걸 단순히 “문서 작성”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정부사업은 말 그대로 심사자에게 ‘우리 사업이 왜 의미 있고 수익 가능성이 있는지’를 데이터와 전략으로 설득하는 일입니다.


즉, 사업개발자는 말 잘하는 기획자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실현시키는 전략가예요.


기획자와 BD는 서로 칭구칭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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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을 비교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사실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는 관계예요.

예를 들어, 새 정부지원사업 공고가 나왔을 때

기획자는 기능의 실현 가능성과 서비스 흐름을 정리하고,

BD는 그 기능이 어떤 시장에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팔릴 수 있을지

시장과 파트너, 유통 전략 등을 담당해요.


기획이 방향을 정하면, BD는 자금과 파트너, 실현 가능성을 만들어냅니다.

이 조합이 맞물릴 때, 진짜 좋은 사업계획서가 나와요.


헷갈릴 땐 이렇게 구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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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팁을 드리자면,

기획자는 "우리의 무엇을 만들까?"에 대한 고민을,
BD는 "그걸로 누구를 설득하고 어떻게 돈을 벌까?"를 고민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획자냐 BD냐보다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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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사업개발 일을 하면서 느낀 건,
회사에 필요한 건 직무 구분이 아니라 '문제 해결자'라는 점이에요.


지원사업을 쓰고, 투자 미팅을 잡고, 파트너를 만나면서

제가 계속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BD 역할’을 잘해서가 아니었어요.
"어떻게든 우리 사업을 한 단계 올려보자"는 마음으로 움직였기 때문이에요.


만약 여러분이

내가 기획자인데 정부지원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혹은 BD인데 기능 기획에 자주 개입하게 된다면,


그건 역할의 혼란이 아니라 당신이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증거일지도 몰라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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