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ob's Story/Jacob

by 예감

제이콥은 요즘 꽤 바쁜 날들을 보냈다. 3월에 유원과 펜팔을 시작하기로 약속했을 땐, 기말 프로젝트를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전국 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아이스하키 경기를 준비하느라 팀원들과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펜팔 이벤트는 제이콥에게 진짜 설레는 일이었다. 덕분에 그에게는 하루하루가 지루할 틈도 없이 반짝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상의 반복 속에서, 그녀와 나눈 편지들이 마치 작은 도파민 한 조각처럼 느껴져서 그런 것일까?

4월엔 기말고사를 치렀고 드디어 1학년 2학기를 마무리했다. 유원이의 첫 편지를 읽거나, 그가 답장을 쓰려고 책상에 앉는 순간만큼은 공부하느라 쌓였던 피로가 스르륵 녹아내리면서, 그의 기분은 다시 들떴다. 캐나다에서 고등학교는 6월에 졸업하고 9월에 대학교에서 새 학기가 시작된다. 그래서 둘은 동갑이지만, 제이콥이 유원보다 대학 생활을 조금 더 먼저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지 유원의 편지에는 아직 대학 새내기의 풋풋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보는 내내 제이콥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믿기지 않겠지만, 여름방학이 벌써 다가오고 있었다. 제이콥은 곧 2학년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시간이 너무 빨리 가고 있어서 자신의 인생 시계를 좀 누가 멈춰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원도 그도 지금껏 계속 바쁘게 지냈지만, 방학이 되면 여유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방학엔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캐나다에서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멀리 살고 있는 유원을 직접 만나고 싶어 졌기 때문에 이 기회는 제이콥의 심장을 뛰게 했다.


아래의 편지는 제이콥이 유원의 첫 편지에 남긴 답장이다.



유원에게



안녕 유원아! 그렇게 궁금증 해소도 하고 새로운 것도 알아냈다니 너의 배움에 대한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 정말 바쁜 하루를 보냈구나. 수고했어! 나도 오늘까지 정신없이 보내긴 했어. 우리는 이제 내일부터 방학이거든. 4월 말인 지금 나는 기말고사를 마무리하고 이렇게 편지를 보내. 내가 답장이 좀 늦어서 미안, 내가 기말고사 벼락치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 네가 많이 기다리고 있겠지? 나는 지금 최대한 빨리 이 편지를 쓰는 중이야.


나의 오늘은 평소보다 기분이 좋았어.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기숙사에서 나온 뒤, 우리 집으로 출발했거든. 오래간만에 집에 가게 된다니... 정말 설레기도 하고 너와의 펜팔을 다시 할 수 있기에 너무 좋아. 아 너는 이제 곧 시험 기간이겠구나. 나도 기말고사 준비하느라 너에게 이메일로 연락을 못했고 인스타로 잠깐잠깐 이야기를 나눴잖아. 너도 바빠질 테니 기말고사 기간에는 편지를 쓰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편할 때 답장을 보내줘. 나는 이제 자유의 몸이거든. 그래서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아. 나도 인스타로 가끔씩 연락할게. 언제 시험기간이 끝나는지 알려주면, 내가 참고할게. 너는 평소에도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진로에 대해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던 만큼 잘 보고 올 거라고 확신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해봐. 첫 시험 생각보다 별거 아니다. 물론, 나는 그다지 잘 보지 못했긴 하지만 ㅋㅋ


그럼 너와 다시 펜팔 편지로 연락하게 될 날을 기다리며, 나는 내 방학 계획을 세워보고 학기 중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해 볼 예정이야. 너를 응원하며, 나도 한국에 대해 우리 엄마한테 물어보려고. 한국에서 어땠는지 엄마의 경험을 듣게 되면, 한국이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 같아. 이 참에 한국 관련 영상들도 볼 거야. 내 안에 숨겨져 있던 한국어 실력을 끄집어내기 위해선 이 방법을 써야지 ㅎㅎ. 1학년 1학기 잘 마무리하고 또 연락하자!



2025.4.30. 제이콥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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