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생일사진에 오래 남길

18년생 손윤우 관찰일기 1막 8장_생후 71일에서 80일까지

by 볼리
2018년 6월 1일 이후 하루에도 수십장 아이의 사진을 휴대폰에 채워진다. 현실육아에 치여 사진과 영상으로 남은 아이의 성장과정을 텍스트로 다시 기억하고 싶어 하루 한 줄 관찰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게으른 엄마의 자기반성적 글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 8월 10일, 생후 71일째


윤우가 잠에서 깨어나면 "윤우짱~ 잘잤어요?"라고 인사를 해준다. 여전히 팔과 다리를 아둥바둥 거리는 윤우. 범보의자 앉혀두고 "까꿍"을 몇 번 해줬더니 미소를 보이기도 한다. 나는 왜 우는 아이의 모습이 더 귀여울까. 이가 없어 잇몸만 보이는 울음에 절로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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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1일, 생후 72일째


시원한 매쉬소재의 바디슈트를 입혔다. 물려받은 옷이라 핑크색인데 '남자는 핑크'라를 마인드로 잘 입혀본다. 뉴나 바운서에서 자주 시간을 보낸다. 내 손가락을 갖다 대니 제법 세게 쥐려 한다. 대변을 볼 때는 그 조그마한 미간을 최대한 찌푸리며 온 힘을 다한다. 볼살이 많이 차오르니 턱이 두 개다. 오늘도 범보의자에 앉아 한참을 놀았다. <9시 취침의 기적>이란 책을 읽었다. 나중에 윤우도 수면교육을 잘 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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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2일, 생후73일째


날씨가 많이 덥다. 윤우가 많이 더워하는 것 같아 끈나시 바디슈트를 입혔다. 오늘은 손가락을 자주 펴보였다. 아기띠로 바닐라와 함께 동네공원 산책을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윤우는 잠이 들었다. 저녁 목욕때마다 유용했던 신생아용 욕조를 오늘부로 졸업했다. 너무 낮아져서 물려주기로 했다. 곰돌이 인형이 달린 바디슈트를 입혔는데 밤 10시가 되었는데도 잠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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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3일, 생후 74일째


윤우의 하루는 모빌 음악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모빌을 보는 시선이 점점 또렷해진다. 이제 윤우는 친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부산에서 손자를 봐주기 위해 올라오신 어머님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윤우는 할머니의 품에 안겨 연신 웃었다. 무더운 날 손자를 꼭 안고 계신 할머니의 손길이 윤우에게 온전히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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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4일, 생후 75일째


할머니와 함께 분유를 먹는 윤우는 옹알이가 많이 늘었다. 어머님은 아이의 옹알이에 일일이 반응을 하며 대화를 해주신다. 신이 난 윤우는 더 열심히 분유를 먹는다. 한번에 많이 못 먹는 윤우는 집중력이 떨어질 때면 동요가 나오는 튤립장난감으로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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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5일, 생후 76일째


누워서 노는 시간이 많은 윤우에게 에듀테이블은 신세계다. 불도 번쩍 번쩍 하는데다 신나는 동요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온 몸을 버둥거리면서 에듀테이블에 반응한다. 아이에겐 시각, 청각의 자극이 얼마나 새로울까. 곧 손을 자주 사용하면서 촉각도 많이 느끼는 때가 올 것이다. 그 땐 에듀테이블의 건반을 마구 누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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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6일, 생후 77일째


물려받은 옷이 조금씩 작아진다. 겨우 77일을 살았는데 매일 성장을 하는 아이를 보며 살기 위한 치열함이 느껴졌다. 얼마나 많은 세포가 분열하고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할지 웹툰 <유미의 세포들>처럼 윤우의 세포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졌다. 잠에서 깨려고 우는 윤우에게 다시 쪽쪽이(공갈젖꼭지)를 물려본다. 윤우는 쪽쪽이를 물면서 안정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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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7일, 생후 78일째


오늘은 바람이 좀 산들거려 거실 쇼파에 앉혀보았다. 쿠션을 기대어 주니 미끄러지지 않고 잘 앉았다. 곧 스스로 앉을 때가 올 것이다. 바닐라는 윤우 곁으로 가 자리 잡는다.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있을까. 윤우는 점점 두상이 예뻐지고 있다. 갓 태어났을 때는 솟는 머리는 자리를 잡아가고 뒷통수도 동그랗게 예쁘게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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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8일, 생후 79일째


오늘부터 윤우를 아기침대에서 내려와 바닥 매트에서 재우기로 했다. 조그맣던 아기가 점점 아기침대를 가득채울 정도로 컸다니. 쿨매트에 엎드려두니 고개를 들려고 한다. 제 몸에 비해 머리가 무거울텐데도 낑낑대면서 고개도 돌리고 제법 버틴다. 얼마 전 구매한 유모차 기저귀 가방이 도착했다. 이제 자주 나가게 될 일이 많을 것 같아 챙겨본다. 쿨매트에 나비베개로 머리를 고정하고 유모차에 기저귀 가방까지 장착하니 나도 제법 엄마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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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9일, 생후 80일째


오늘은 바닐라의 세번째 생일이라 집에서 조촐하게 생일파티를 열어줬다. 50일때 기념사진으로 구매한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옷을 다시 꺼내 입혔다. 한 달만에 다시 입은 옷인데 다행히 윤우에게 맞았다. 윤우는 범보의자에 앉혀 두고 사진을 찍었다. 이제 매년 바닐라의 생일사진에는 윤우가 함께 할 것이다. 서로의 생일 사진에 오래 남는 남매로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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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생 손윤우는 6월 1일 3.18kg으로 태어났다. 말티푸 바닐라와 누나와 함께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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