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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Jul 12. 2023

[고전문학BOOK클럽]커트 보니컷 <제5도살장> 후기

샛별BOOK연구소


<제5도살장>, 커트 보니컷, 문학동네. (276쪽 분량)


뭐 그런 거지 


  액자소설로 구성된 <제5도살장>은 커트 보니컷의 대표작이다. 구성은 재밌다. 내용은 처참하다. 커트 보니컷은 독일 드레스덴 폭격 때 살아남았고, 30년 후에 이 소설을 발표했다. 당시 고통의 경험을 '빌리 필그림'을 빌려 서사했다. 주인공 빌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벌지 전투를 겪었고, 드레스덴 폭격 때 도살장에 있어 살아남았다. 전쟁이 끝나고 검안사로 일하며 결혼을 한다. 이후 검안사 학회에 가는 도중 비행기가 추락했지만 빌리만 살아남는다. 동료들이 죽어갈 때 빌리는 살았다. 그에게는 부채의식이 있다. 자신만이 매번 살아남았다는 죄의식이다. 


 살아남은 자는 할 말이 없다. 고통을 홀로 진 채 묵묵히 살아간다. '빌리 필그림'에게 투영된 작가의 트라우마는 외계행성을 넘나드는 상황으로 진전시킨다. 전쟁에 끌려온 젊은 청춘들은 수없이 죽었고, 무고한 시민들은 폭격에 목숨을 잃었다. 하루아침에 드레스덴은 사라졌다. 전쟁은 왜 일어나는지, 이런 현상이 무엇인지 부조리하다. 그는 지구가 아닌 또 하나의 영원세계를 염원했다. 그 행성의 이름은 트랄파마도어이다. 이 행성에는 시간도, 죽음도 없다. '모든 순간,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순간은 늘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늘 존재할 것이다.'(p.43) 


  책에는 "뭐 그런 거지"가 106번이 나온다. "뭐 그런 거지"는 또 하나의 주술, 기도문처럼 읽힌다. 죽은 자들을 향한 애도의 문장처럼 말이다. 트랄파마도어에서 죽음은 일회성이 아니다. 생명은 영원하다. 죽음 또한 일시적인 사건일 뿐이다. 죽은 자는 다른 미래, 다른 행성에서 살게 된다. 이렇게 믿고 싶은  커트 보니컷의 마음들이 "뭐 그런 거지"에  응축됐다고 보인다. 드레스덴 폭격으로 수많은 시민들의 죽음을 어떤 방식으로 되돌리고 싶은 소망이 담긴 말. 한편 "뭐 그런 거지"는 체념으로도 들린다. 자유의지로 어쩔 수 없는 상태일 때 내뱉는 자조적인 말. 회피와 무력감의 증표처럼 뱉는다. 빌리는 살아남은 자로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목도할 때마다 '고통'에 빠진다. "뭐 그런 거지"를 말하고 숨통을 틔운다. 그리고 다음날을 맞는다. 살아남은 자의 넋두리 같은 말 "뭐 그런 거지" 


   책은 고전문학BOOK클럽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샘들은 드레스덴 폭격을 조망했고, 전쟁과 인간말살, 죽은자와 살아남은 자에 대해 말했다. 반전에 대한 풍자를 어떻게 해석할지 의견도 분분했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빌리의 정신세계도 파헤쳤다. 묵직한 말들이 오고갔다. 발췌를 낭독하며 각자의 상황이 이입되기도 했다. 문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신랄한 역사인식! <제 5도살장 > 강추!!!! 





읽은 소감


-전쟁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전쟁이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

-다양한 관점에서 인간의 삶을 보게 한 책. 

-절대적인 것, 합리적인 것을 생각했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의 생존방식이 리얼했다.

-전쟁학살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드레스덴 피해를 알 수 있었다. 

-인간성이 말살되는 과정이 보였다.

-이성의 마비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전쟁 피해자들의 트라우마를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 라이나와의 전쟁을 어떻게 할 것이냐.

-자신의 트라우마를 30년이 지나 정리한 작가의 위대함.

-흥미롭고 블랙 유머가 좋았다.

-너무 재밌게 봤다. 처참한 현실을 블랙유머로 승화했다. 

-한강 <소년이 온다>도 생각났다. 

-창의적인 책이었다.

-작가는 계속 트라우마 속에서 살았던 거 같다.

-덩케르크, 라이언 일병 구하기, 속죄 등의 영화가 떠올랐다.

-보니컷의 다른 책보다 이 책이 블랙유머의 정점이다. 

-이 책을 다섯 번째 읽는다. <좁은 문>은 읽을 때마다 다 다른데 이 책은 그렇지는 않았다.

-연합군이 저지른 폭력을 알게 됐다.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

-구상이 너무 좋은 소설이었다.

-제목이 주는 메시지가 의미 있었다.

-작가들의 앎이 돋보였다.

-전투기 폭격 공격을 받는 것처럼 느꼈다.




자세한 리뷰는 이곳에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bhhmother/223153609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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