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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Feb 12. 2023

[짧은 영화리뷰]<다음 소희>, <이마베프>,<바빌론>

샛별BOOK연구소




영화 '다음 소희'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강추합니다.



<다음 소희> Next Sohee, 2022.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시은.

국가: 한국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38분

등급: 15세 관람가개봉: 2023.02.08.



7점- 소희와 다음 소희. 예전 소희, 지금 소희들에 대한 어른들의 반성문.  

<다음 소희>를 보는 내내 한숨이 나왔다. 세상은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진다. 꼭 토론하고 싶다는 강렬한 욱함이 올라왔다. 소희의 말, 소희의 행동, 소희의 꿈에 대해 나누고 싶다. 소희를 둘러싼 부당한 그물망과는 싸우고 싶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다음 소희>를 강추하고, 얘기하자고 호소하는 게 고작이지만 소희를 잊지 않으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면 '다음'소희는 없어질까. 그런 희망은 없다. 그럼에도 같이 보자고 말하고 싶다.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좀 더 영화적이었다면 별점을 더 줬겠지만 연출 의도는 짐작됐다. 감독은 영화를 포기하고 '다큐'로 목표를 수정한 듯 보였다. 과한 대사와 노골적인 행동들은 영화적(?) 문법에 스크래치를 냈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는 감독의 연출을 응원한다. 다큐와 영화의 경계선은 중요하지 않다고. 삼선 슬리퍼에 맨발인 소희. 소희와 다음 소희, 예전 소희, 지금 소희들에 대해 어른의 반성문. 이제 어른이 된 소희들은 청소년노동문제에 대해 뭉쳐야 한다. 영화에는 이상한 순기능이 존재한다. 그 기능을 믿는다. 138분 동안 소희를 생각했다.  (평점 ★★★☆ 7점) 




<이마 베프> Irma Vep, 1996 (2023)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

출연: 장만옥, 장 피에르 레오(르네 비달), 나탈리 리차드(조)

국가: 프랑스

장르: 드라마, 코미디.

러닝타임: 99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2023.02.01.

 

6점- 뱀파이어 의상을 입은 장만옥. 그녀에게 매혹되기 시작한다. 

27년 만에 디지털 리마스터링해 국내에 첫 개봉. <이마베프>는 '장만옥'을 위한 영화다. 파리에 도착한 그녀는 영화 스태프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며 자신의 존재를 어필한다. 창작자의 알 수 없는 요구와 배우라는 직업적 한계. 고전 명작 <뱀파이어>를 리메이크하려는 계획에 홍콩 여배우를 캐스팅한 르네 비달 감독. 감독은 장만옥의 무술 액션이 한 편의 춤동작 같다고 극찬하며 장만옥의 늪에 빠진다. 찍찍 고무 소리 나는 의상을 입고, 장만옥은 뱀파이어처럼 지낸다. 아름다운 피부, 선, 몸매, 눈빛은 매혹적이다. 아 예쁘다! 감탄연발. 영화는 당시 프랑스 영화계의 리얼한 현실을 가늠할 수 있고, 영화인들의 고집스러운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누군 예술이라 누군 난해하다 말하는 프랑스 영화세계. 미국 영화와 완전히 다른 색을 추구하는 그들만의 예술적 리그.    (평점 ★★★ 6점) 




<바빌론> Babylon, 2022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

국가: 미국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89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23.02.01.



7점- 브래드 피트, 마고로비, 디에고 칼바. 배우와 영화란 무엇인가, 할리우드에서 특히.

<이마 베프>가 프랑스 영화계를 보여줬다면 <바빌론>은 미국 영화산업에 대한 현주소, 할리우드에 대한 오마주이다. '바빌론'에 비유되던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쾌락과 추락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스크린을 꽉 채운다. 관객도 배우도 영화도 취해버린다. <라라랜드>와 <위플레쉬>를 만든 감독의 또 다른 영화문법이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의 연기는 삼각형을 이루며 각자의 방향으로 끝까지 전력질주한다. 프랑스 영화와 미국 영화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할리우드 영화는 공장에서 물건을 찍듯 영화를 찍어낸다. 영화를 위해서 할리우드로 모여든 사람들은 맹목적이며 자기파괴적이다. '할리우드'의 시대는 계속될 수 있을까. 바빌론의 시대가 사라지듯 브래드 피트도 끝났다. 마고 로비도 디에고 칼바도 할리우드에서 쓰임을 다하면 끝날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는 이렇게 생과 사를 거쳐 한 필름, 한 필름을 쌓았다. 할리우드 영화는 난장판, 광기, 배설, 자아도취와 맹목적인 열정, 스타, 화려함이 맞부딪친다.   (평점 ★★★☆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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