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나, 우리 이야기

큰 형이 왔다!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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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마지막 직장을 그만두고

조그만 개인 공간을 하나 냈는데

한동안 절간처럼 조용하더니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회사들이 어려운가?’


대부분 생판 처음 보는 얼굴들인데 뭘 그렇게

만나려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물론 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진짜 이유를 모르겠다.


'여러분! 여긴 영양가가 없습니다!'


이쯤에서 나의 정체성을 이야기해야겠다.

나는 제약회사 출신이다.

1986년부터 2023년까지

여러 회사를 바꿔 가며 37년을 돌아다녔다.

처음 15년은 현장 영업 담당자, 관리자로,

나머지 22년은 임원으로 있었다.

임원이 대단히 좋은 줄 알고

아등바등 계급장을 달았더니

임기라는 게 있어서 즐겁지만은 않더라.

임기...


임원 22년 중에서도 처음 3년을 뺀 19년은

이른바 영업 총수, 즉 영업본부장 경력이다.

총 경력의 반 이상이 본부장이라니,

스스로 생각해봐도 한편으로 대단하고

한편으로 징글징글하다.


우연히라도 오너 측에서 이 글을 보고

내가 당신네 회사에 폐 끼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연락해서 따져 주기 바란다. 다 물어줄 게...


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시고

연봉 준 것보다 기여한 것이 눈에 띄게 많다고 생각하면

한 번쯤 전화라도 해서 감사하다고 말해 주시기 바란다.


대체로 말이다.

회사에 큰일이 나 있지 않으면

절대 새로운 영업본부장을 뽑지 않는다.

첫 회사를 떠나서

새로운 회사에 영업본부장으로 취임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아, 이 회사 큰일 났구나. 망하기 일보직전이구나.

도망가고 싶다.’


지지고 볶고 생난리를 쳐서

회사를 살려 놓으면

임기가 끝나거나 연장하거나 그렇게 하자더라.

물에 빠진 회사를 건져 놓으면

오너들은 보따리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자기주장 강하고 연봉 많이 받는 저 인간,

말 잘 듣고 싼 것으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들.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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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나의 일, 내 사람들에 대해서

조금씩 풀어 놓을 생각이다.

글을 쓰면서 지난 40년,

내 본업에 대해서는 애써 피해왔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도 많이 지났고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진 자산도

그냥 방치하기에는 아깝다.


제약회사에서도 19년을 오롯이,

영업본부장을 한 사람은 드물다.

아니 거의 없다.

난 본 적이 없다만 혹시 있다면 연락 바란다.

소주 한 잔 대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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