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왜 이러십니까?”
살면서 간절히 원 하는 일이 여간해서 이루지지 않을 때,
어떤 노력에도 도저히 얻을 수 없을 때 하늘을 원망한 적은 없는가.
잇따르는 불운에 울어본 적은 없는가.
어떻게 해봐도 대답을 구할 수 없음에 가슴 친 적은 없는가.
남들에게는 관대하면서 내겐 왜 이렇게 가혹한지 낙담하고 원망한 적은 없는가.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다.
인생이란 이미 정해진 과정을 지나가는 것 같다.
운명의 신이 미리 정해놓은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없는 인내와 애씀으로 운명에 순응하라.....
반발하고 싶어도 반발할 수 없는,
조용하고 단호한 명령 같았다.
운명의 신, 한계.
모두 길다 면 길고 짧다 면 짧은 한평생을 살다가 간다.
그러나 찬찬히 다시 생각해 보면, 운명의 신은 결코 우리를 수렁에 빠지게 두지 않았던 것 같다.
시련을 겪을 당시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저에게 왜 이러십니까?” 소리쳤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고 보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할 때도 많지 않았나.
운명의 신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
그렇게 ‘됨’에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시련을 딛고 일어나게 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했거나, 더 좋은 인연을 만들어 줬거나, 더 나은 일을 하게 하기 위해서었다.
시련이 크든 작든, 이제는 운명의 신을 그냥 믿는다.
내가 애쓰고 있는 한 최선의 결정을 해 줄 것이라고. 그러면 마음도 편해진다.
긴 세월 운명의 신과 함께 살다보니 이젠 무척 친해진 것 같기도 하다.
많이 미워하고 원망했었는데 말이다.
그가 정해 놓은 운명을 사랑한다. 정말로.
흐린 주말 오후,
함께 늙어가는 절친이자 사랑하는 아내와 찻집에서 푸념처럼 나누었던 이야기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