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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신에서 여진까지, 우리의 또 다른 역사(1)

by 신화창조

퉁구스어족(Tungus語族)은 동부 시베리아와 만주 지역의 퉁구스 민족들이 사용하는 언어 분류이다. 오늘날 퉁구스어족의 언어들은 대부분 사멸 위기에 처해있으며 모든 언어의 화자 수를 다 합쳐도 1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퉁구스"라는 명칭은 러시아인들이 에벤키족을 가리키던 명칭에서 유래한다. 전통적으로 언어학자들은 퉁구스어족을 튀르크어족, 몽골어족, 경우에 따라 한국어족, 일본어족과 함께 알타이어족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굳이 퉁구스어를 언급하는 이유는 동북아시아의 민족을 분류할 때, 알타이어족의 일원으로 볼 것인가 아닌가에 따라 동질성 여부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후대 여진의 조상 숙신, 읍루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달려 있다. 그것은 우리의 일원인 부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언어와 DNA, 동일 계통을 따지는 중요한 기준이다. 여진의 조상으로 소멸 민족으로 볼 것이냐, 우리 부여족의 일원으로 볼 것이냐, 바로 그 문제다.

읍루(挹婁)는 숙신(肅愼)의 후예이자 말갈(靺鞨)의 전신 명칭으로 여진계열 민족이다.


《후한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읍루는 옛 숙신의 나라이다. 부여에서 동북쪽 천여리에 있다. 동쪽은 큰 바닷가에 임하고 남쪽은 북옥저에 접하며, 북쪽은 그 끝이 어디인지 잘 알 수가 없다. 땅은 산이 많고 험하며, 사람의 형상은 부여인과 닮았으나 그 말은 각각 다르다. 오곡과 베가 있고 붉은 옥이 나오고 담비가 좋으며 군장은 없으나 읍락 각각에 대인(大人)이 있다.


산림 사이에 살며 몹시 추우며 항상 토굴에 있어 깊은 것을 귀하게 여기고 큰 집은 사다리 아홉 개에 이른다. 돼지 기르기를 즐겨 그 고기를 먹고 그 가죽으로 옷을 입는다. 겨울에는 돼지 기름을 두껍게 나누어 몸에 발라 이로써 바람과 추위를 막는다. 여름에는 벌거벗고 앞뒤를 베로 가린다. 사람 냄새가 많이 나고 더러움을 잘 알지 못하여 변소를 가운데 짓고 그 주위에 산다.


한나라 때에 부여에 속하고, 무리는 비록 적으나 용력이 많고 산세가 험한 곳에 살고 또한 활을 잘 쏘니 능히 사람의 눈을 맞추었다. 활의 길이는 네 척이고 노와 같은 힘이 들고 화살은 싸리나무를 사용하고 그 길이는 일척팔촌이다. 푸른 돌을 화살촉으로 하고 촉에는 모두 독을 발라 보통사람은 즉사하였다. 편안히 배를 타고 도둑질을 좋아하니 이웃나라에서 두려워하고 근심하였으나 능히 복속시키지 못하였다. 동이와 부여는 음식의 종류를 모두 조두그릇을 사용하는데, 오직 읍루만은 그렇지 않아 법과 풍속이 가장 기강이 없다.

숙신, 읍루, 말갈, 여진은 퉁구스 계통의 언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자연 조건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부여, 고구려 시절에는 일반 하위 백성으로 하나의 민족으로 여겼으므로 우리의 같은 족속으로 본다. 그러나 언어의 문제는 동질성 유지에 가장 중요하므로 후대 여진까지 내려와서는 분명하게 구분되어 진 듯하다. 알타이어-부여어-한국어는 잘 계승되어 현재까지 내려 왔으나 퉁구스 계통은 일부 고립어로 남아 있다고는 하나 금청 시대를 지나 대륙에 흡수 소멸되었다.


숙신, 읍루, 여진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다. 금, 청의 역사도 우리의 역사다. 그런 기준에서 앞으로의 논리를 펴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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