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월급도다 더 중요한 걸 놓쳤네요
"이모님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 잘못 지내. 일하던 식당에서 돈을 못 받았어"
우리 식당에서 주방을 보시던 이모님이 놀러 오셨다. 코로나 이후 급감한 매출을 견딜 수 없어서 그만 두시라고 말했을 때 부담을 주지 않고 앞치마를 벗어 주셨던 분이었다. 오랜만에 뵈었더니 다른 식당에서 두 달 정도 일을 했는데 월급을 주지 않는다고 퉁퉁거리신다. 직장인에게 월급의 의미를 식당 사장님은 이해를 하지 못하셨나 보다. 아니지. 줄 돈이 없는 내 마음을 반대로 이해해달라고 하려나?
음식을 팔며 손님들에게 돈을 받고 있는 나는 처음 오는 직원들에게 늘 이야기한다. "돈은 사장인 제가 주는 게 아니라 우리 식당에 찾아오시는 손님들이 주는 거예요" 우리가 맛있게 음식을 준비하고, 깨끗이 청소하고, 손님들에게 웃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이다. 요즘은 나 자신에게 거울을 보며 이야기한다. 직원인 나를 교육하는 것이다.
인구 1만이 채 되지 않는 시골, 확진자가 없다 해도 코로나 영향을 받는다. 주말 관광객들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지차체에선 '어메니티 생태도시'라며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지만 코로나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주말이면 밀려오던 관광차들을 볼 수 없다. 사실 요식업 계보다 더 힘든 건 관광업계일 것이다. 관광업을 하시고 계시는 선배님 얼굴 뵙기 민망할 정도다. 오히려 "요즘 힘들지"라며 날 걱정해준다. 뻔하니깐 그렇다.
업종마다 다르겠지만 '밥을 파는 곳'은 점심시간엔 손님이 있긴 하다. 현장 노동자, 영업하시는 분들, 현지인들이 그나마 밥을 찾으신다. 도시는 간편식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시골은 더딘 게 식당을 찾는 이유 같다.
이모님이 일하던 식당은 많지도 적지도 않은 손님들 때문에 사장님은 홀로 운영이 벅찼고 직원이 필요했을 것이다. 한 달이 지나고 정산을 해보면 표시 나지 않는 매출에 월급날을 기다리는 직원이 원망스러울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 달은 서로 암묵적인 관계로 넘어갔을 테지만 돈이 없는 이모님은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보통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생활이 여유롭지 않으시다. 대부분 연세도 있으시고 몸이 불편한 경우가 종종 있다. 하루 벌어 살아가는 건 영세한 자영업자랑 다를 게 없고 지위적인 우위에 있을 뿐이다. 규모를 줄이고 홀로 운영하는 사람들이 현명하다. 우린 부부 운영을 하지만 지금은 보통의 맞벌이보다 못한 상황이다.
많은 분들이 몇 달째 월급을 못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월급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폭폭 할 것이다.
안다. 사장들은 빚을 더 이상 내지 못하는 것이다. 장사를 접을 수도 없고 조금만 더 버티면 좋아질 거라고 다독이며 어렵게 끌고 가고 있을 것이다. 요식업에 들어와서 아니 장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상황은 좋아진다. 버텨야 한다. 버티면 이긴다'
사실일까? 버티면 빚만 쌓이던데....
이모님이 일했던 식당 사장님은 작게라도 챙겨줘야 했었다. 사람 인연 모르는 건데. 어렵더라도 조금이라도 챙겨주고 꼭 나머지는 상황이 좋아지면 주겠노라고 약속을 했어야 했다. 장사가 잘 됐건 안 됐건 힘들 때 도와준 사람 아닌가. 상황이 좋아진다면 다시 부를 수 있을 텐데.
사람이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돈이 거짓말한다고? 사람은 진심은 이야기할 수 있다. 돈이 지금은 없어도 꼭 주겠다고말이다.직원도 손님이 된다는 걸 모를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거래처 대금과 직원 월급은 꼭 챙겨 주었었다. 물론 빚으로. 대신 사람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