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좋아하면 주정뱅이가 된다.
꿈이 알려준 미래의 내 모습이 무섭다.
지금 사는 모습은 다 이유가 있다. 나는 술꾼, 아니 주정뱅이였다. 술을 마시면 나 자신을 책임지지 못했다. 어젯밤 꿈은 주정뱅이의 삶을 보여줬다. 악몽이었다.
부동산 공매 입찰을 앞두고 보증금으로 술을 마셨다. 노름꾼이 돈만 생기면 도박판을 가듯 나는 술을 찾았다. 손가락을 자르면 발가락으로 패를 잡는다더니, 끼니로 술· 술 ·술 노래를 부른다. 무섭다. 선배가 투자했던 돈이었다. 일주일 동안 룸방에서 아가씨들과 부어대고 입찰을 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우리가 본 땅은 상상도 못 할 정도의 가치가 형성되었다. 땅의 종상향은 물론 도시계획이 바뀌면서 신도시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선배는 나를 믿고 부자가 되었다며 들떠 있었다. '어떻게 하지···'
보상받은 돈을 넣어 달라고 전화가 온다. 아직 보상 단계라고 둘러댔다. 한 번, 두 번 잦은 부재를 알리며 피할 수밖에 없었다. 돈이 없다. 애초에 공매 입찰을 하지 않았기에 보상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다. 피하려고 또 술을 마셨다. 고민이 있으면 술을 마시고, 좋은 일이 생기면 사람과 함께 하는 게 아니라 술을 먼저 찾는다. 슬플 땐 더 당연했다. 남의 돈으로 고급 양주를 마시고, 내 돈으로는 깡소주를 마신다. 쉽게 들어온 돈이라 생각이 들어서일까.
더 가난해졌다. 날 믿는 사람이 없다. 신뢰를 회복하는 건 불가능하다. 사업 파트너로 주정뱅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삶의 계획도 없고 나를 만나면 가슴이 뛰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릇을 키울 방법이 없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릇이 큰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운, 준비하는 미래에 나오는 말이다. 그렇다. 난 그릇이 작다. 작은 그릇이 깨지길 수십 · 수백 ·수만 번을 했어도 그 상태다. 작디작은 형틀에 맞춰져 다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자꾸 깨지는 이유를 어제 꿈이 말해준다. 술이 문제다. 내 그릇이 단단하게 형성되지 못했던 이유가 알코올이 높기 때문이었다. 틀을 바꾼다고 해도 알코올에 젖어 있다면 또 깨지고 만다. 젖은 인생을 말리려면 1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아내에게 말했었다. 예전의 쓰레기 같은 인생을 바꾸려면 엄청남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이다. 나쁜 삶을 살며 쾌락에 젖었던 지난 삶을 말리는 데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면서 말리는 속도는 빨라졌다. 인생의 전환점에 들어섰을 때 꿈은 말해주고 있다. 쾌락에 젖었던 삶을 말리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는 술에 젖지 말라는 것이다.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내 생각이 커지지 못했기에 날 깨부셔도 그대로 태어난다.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글을 쓰면서 바뀌는 게 느껴진다. 글은 힘이 있다. 글이 주는 영향력은 나 자신에게 계속 말을 건다. "너, 그때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잖아." " 너! 한다면서 왜 안 하고 있어" 써 놓은 글들이 이야기 할때면 부끄럽다.
최근에 농지를 낙찰받았다. 공동 투자다. "같이 들어가자" 투자자분이 손을 내미셨다. 좋은 땅인 건 알겠는데 돈이 없다고 말씀드렸다. 내민 손으로 잡아당겨 주신다. "자기는 이자만 내, 보증금과 잔액은 우리가 낼 테니" 대출을 일으켜도 현금 1억이 필요했다. 또 다른 토지에 입찰하자고 선배가 현금을 주고 갔다. 낙찰되면 나머지는 보내주겠단다. 젖은 시간을 말리는데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공부를 했다. 어디선가 본 글 중에 지금 당장 힘들어도 꾸준히 공부하고 자신을 사랑하면 귀인을 만나게 된다는 글이 떠올랐다. 귀인을 만났는데 난 취권을 하고 있다면 귀인은 떠나게 될 것이다. 꿈은 말한다. 또 젖지 말라고. 말리는 시간이 이젠 더 고통스러워지게 된다.
성취 선언을 썼다. <나는 식당 구정물에 담근 손이 겸손함을 가르쳐줬다> 엄청난 부가 내게 온다면 식당을 하며 겪었던 삶이 겸손을 가르쳐줬다고 말하는 것이다. 성취 선언에 추가할 문장이 생겼다. <술에 젖지 말자>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창조성에 방해하는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구내염이 생겼다. 입병이 나는 건 몸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란다. 요즘 또 술에 미쳐 있었다. 술을 멀리 하기 위해 절대적 시간이 필요한 자격증 강의를 신청해버렸다. 독서 모임에도 들어갔다. 강제적으로 날 채찍질 해야 한다.
꿈이 보여준 주정뱅이의 길을 따라가지 말자. 미래는 알 수 없어도 어젯밤 꿈은 미래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