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많이 듣고 있는 말이다. 아빠의 목소리가 크다는 걸 알고 있는 아이들은 아빠의 특유의 억양을 듣는다. '아! 화났구나'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 아무리 화난 게 아니라고 말해도 표정과 목소리 색으로 기분을 파악한다. 거짓말 아빠가 되는 순간이다.
화난 게 아니라고 말하는 건 화를 냈음을 인정하기 싫어서 어린아이한테 우겼다. 여섯 살 아들 녀석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자기 의견을 얘기할 때면 대화의 중요성과 솔직함이 뭔지 깨닫게 되었다. 일방적이었던가? 생각해 본다. 내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었다면 아인 상처가 클 텐데 그동안 어떻게 치유했을까? 자기 방어를 위해서 아빠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 같다. 아물지 못하고 덧나고 덧나다 보면 곪고 썩을 테니깐. 화낼 이유가 없는데 아빠는 왜 화를 냈을까. 한 번, 두 번 받아들이다 오버한 아빠에게 일침을 놓기 시작했다.
여섯 살 아이의 생각 머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아빠인 난 머리 크기에 맞춰서 대화해야 하는데 아직도 아가로 생각하고 보살피고 밥을 떠먹여 주려고 하니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지안이가 할 수 있어요" "지안이가 할 거예요" 자주 쓰는 말을 들으면 아이가 무얼 원하는지 알 수 있는데 그저 품고 놓아주려고 하지 않고 있었다. 화를 낸다는 게 무언지 정확히 알고 있는데도 내 감정을 감추려고 화냈던 과정을 비디오로 되감기로 하듯 돌려놓고 "아빠는 화낸 게 아니야!" 거짓말하는 반복된 아빠의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지안이는 '이건 아니다' 바로잡아 주어야겠다는 생각 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지안이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을 거다. " 아빠! 자꾸 자신의 감정을 거짓말하면 안 돼요. 솔직해지세요." 별것도 아닌 일에 화낼 필요는 없다고 꾸준히 말하면서 깨우쳐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