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보너스도 없는데
장사가 무엇인지, 지원금 감사합니다.
"보너스도 없는데 부담되네..."
매번 명절 연휴가 돌아올 때면 아내에게 푸념이다.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쉰다는 부담, 벌지 못하고 지출되는 돈, 자영업자에게 하루는 지구의 생명과 같다. 하루를 쉬면 지구가 망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부모와 같이 장사를 한 사람들은 더더욱 유전처럼 물려받는다. 쉼은 손님과의 약속을 저 버리는 것이다. 이런 고귀한 사명감이 아니라 다람쥐처럼 쳇바퀴라도 계속 굴려야 하는 의무감이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의무감이나 장사가 무엇인가 배운 적은 없지만 주위 선배들로부터 주워들은걸 종합해보면 첫째, 장사해서는 돈을 못 번다. 큰돈을 벌 것처럼 모두들 시작하지만 하나의 직장일 뿐이다는 것이다. 대신 우리는 직업을 가진 직장이라는 것이 다르다고 한다. 매일 출근하고 퇴근하는 삶은 똑같다. 다만 출근 시간이 빠르고 퇴근은 더 늦은 게 다를 뿐이다. 시간에 자유롭지 않냐고 묻는데 오히려 시간과 돈을 쏟아야 한다.
둘째, 시간이 쌓여야 한다. 손님들에게 신뢰를 쌓고 우리가 있는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쳇바퀴처럼 보였던 삶은 우리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었음을 깨닫는다. 하루아침에 대박집은 없다고 한다. 대박집도 무수한 시간을 버티어 냈기 때문에 우아한 백조처럼 보이는 것이란다. 아직도 발은 미친 듯이 구르고 있는 것이다. 버틴다고 다 대박집이 된다면 무조건 버티겠다고 했더니. 때론 버티는 게 답이 아닐 때도 있단다. 세상 흐름과 순리에 따르라고 한다. 흐름과 순리를 깨닫는 자가 얼마나 될까. 모르기 때문에 빚을 왕창 지고 떠나는 거 아닌가. 회사에서 임원이 되는 게 어렵듯이 대박집이 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 퇴직금이 없다. 우리의 퇴직금은 '권리금'이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 장사를 잘해서 권리금이 커도 그 돈으로 또 장사를 해야 한다. 장사꾼의 삶은 반복된다. 다른 걸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도 못하고 배운 대로, 살아온 대로 같은 일을 반복한다. 물론 전문성을 갖고 일의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문제 되지 않지만 쉽게 다른 업종으로 갈아타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한 번의 성공은 또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도 한 몫한다.
큰돈을 벌지 못하지만 장사를 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직업으로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본다. 명절이 되면 적금을 깨야한다. 명절을 보내기 위해 모아둔 돈을 찾아야 한다. 보너스를 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번 추석은 다행히 재난 지원금이 보너스가 되었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버틴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추석전에 지급해준 재난 지원금이 얼핏 보면 어렵더라도 명절을 잘 보내라고 지급한 것처럼 보인다. 보너스로 해석하지만 위로금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장사는 버틴다고 답이 아니다.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가듯 도망가는 임차인들이 셀 수 없을 것이다. 위로금으로 당장 이번 명절은 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시 시작하기엔 직업으로서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보너스라고? 재난 지원금은 대박집에게조차도 위로금이다.
여전히 명절은 부담되지만 재난 지원금이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