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요리 1 -
어쩌다 만든 당근묵 그 맛은?
재료 : 당근 한 개, 한천, 소금, 설탕
시간 : 60분 정도
계기 : 유튜브에서 스쳐가듯 보고 갑자기 꽂혀 만듦
가족의 반응 : .....
결과 : 나 혼자 다 먹음
음식 만드는 것에 큰 관심도 재능도 없는 '나'이지만 가끔 유튜브에 흥미로운 요리가 나오면 몇 분 정도 바라볼 때가 있다. 그날도 그랬다. 구성진 말투의 김대석셰프가 당근을 들고 나왔다.
"아따 색깔 참 이쁘다. 오늘은 당근으로 눈에도 좋고 영양가 많은 당근묵을 만들어 볼랍니다. 맛있게 만들어 보여드리겠습니다."
카레, 볶음, 당근라페는 먹어봤지만 당근묵이라~이건 듣도 보도 못한 신박한 음식이다.
색도 예쁘고 내가 좋아하는 묵 형태라 소화도 잘 될 것 같고. 갑자기 내 호기심이 발동했다.
당근묵 만들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1. 당근을 깨끗이 씻어 찌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처음 시도해 보는 거라 망칠 수도 있으니 크지 않은 것으로 준비했다.
2. 20분 정도 찜기에 찐 후 믹서기에 넣고 물과 함께 곱게 간다.
3. 한천가루를 물에 개어 준비한다.
4. 갈아 놓은 당근을 냄비에 넣고 계속 저으며 끓여준다. 이때 소금과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춘다. 소금과 설탕 또는 꿀을 거의 동량으로 넣으라고 한 것 같은데,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설탕을 적게 넣었다.(나중에 후회했다. 비율을 알려주는 건 다 이유가 있더라)
5. 10분 정도 지나 적당히 익으면 한천을 조금씩 넣어가며 끓인다. 계속 젓는 게 포인트다. 가만히 놔두면 눌어붙기 때문이다.
6. 5분 정도 끓여 농도가 진해진 당근묵을 용기에 담는다.
7. 서너 시간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여기서 중요한 팁이 있다. 가족들에겐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 후 내어주기를 권한다.
그래야 당근 특유의 냄새와 향이 옅어지고 묵의 탱탱함이 잘 느껴진다. 그리고 (만드는 방법에도 쓴 것처럼) 적당한 단맛이 꼭 필요하다. 거의 소금으로만 간을 하다 보니 짭짤한 젤리를 먹는 느낌이었달까.
선명한 주황빛과 나의 노고 그리고 건강식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따뜻한 질감의 묵을 바로 내놓았더니...
"애 많이 썼네. 난 날 당근도 좋아해." 남편의 반응이다.
"이십몇 년간 엄마가 한 요리 중 젤 난해해.." 아이의 반응이다.
셰프가 하라는 대로 했다고 항변했으나 두 사람의 반응은 그리 따숩지 않았다. 뭔가(설탕) 빠진 맛이라고 일침을 가하더라.
그날 난 하루 종일 당근묵만 먹었다.(실은 다음날까지)
만든 걸 후회하냐고? 절대 아니다.
그건 올해 역시 새로운 시도를 계속 즐겨보자는 내 목표이기도 하니까!
그렇다고 기죽을 내가 아니지.
이 기세를 몰아 다음번엔 양갱 도전이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