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회사마다 사업계획 세우느라 바쁜 듯하다. 기존 거래처 사업계획에 따라 우리 회사도 계약 연장 및 새로운 업무범위에 대한 견적을 제안한다.
계약 연장 때마다 난 항상 최악을 고려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일말의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 달리말해 계약연장은 못 할 수도 있음을 각오한다. 그래서 늘 마음이 심란하다.
그렇다고 가격을 낮추거나 쉽게 서비스를 더 제공하기도 곤란하다. 업무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업무 접근방법도 달라지고 비용을 낮추어도 표가 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인정받기도 힘들다. 시행착오 끝에 협상은 결국 시장상황과 명분에 달린 것임을 배웠다.
개인의 시대에서 시장상황과 명분은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개인의 시대에서 개인이 직원이 아닌 외부인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할 때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일은 사람이 하는 일로 회사들이 사람만 잘 채용하면 바로 계약이 끝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전히 헝가리 내 사람 구하기 힘든 상황인 것과 헝가리 진출 회사 대부분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인 점이다. 그래도 여전히 안타까운 것은 외부용역업체를 장기파트너십을 가지고 계약하려는 회사는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만큼 가격을 받으면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향후 몇 년 간은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
회사 생활하면서 고용이라는 안정감에 취해 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회사라는 울타리도 그렇게 안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뉴스에서 3040도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한다. 한국의 고용시장이 좋지 않다는 뜻일 게다.
그런데 헝가리엔 일할 사람이 없다?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회사는 충분한 보상을 하려 하지 않고 직원은 고생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해외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누가 포기할까? 회시들이 보상을 올릴 것인가 아니면 한국의 실직자들이 일을 찾아 해외로 나올 것인가? 그건 모를 일이다. 절박한 누군가가 포기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회사 같은 외부 서비스가 유리한 것 같다. 사람은 구하지 못한 채로 일은 해야 하는 회사들이 조금은 비싸더라도 언제든 계약해지할 수 있는 외부 업체를 쓸 동기는 충분하니까.
그런 점에서 역량을 갖춘 개인들이 굳이 회사에 들어갈게 아니라 프리랜서나 자기 사업으로 자신의 역량을 사업화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