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에 맞서지 말고 순응하자
업무효율 프로그램 개발
헝가리에서의 사업은 나름 순항이지만 최근 몇번의 미팅을 통해 느낀 점은 여전히 외부용역에 대한 편견이 크다는 점이다. 현업부서에선 필요성을 느껴 견적도 하고 상담도 하고 거의 될 것 같다가도 한국에 있는 본사로 넘어가면 필요성이 사라진다. 결국 대안을 찾지 못하는 현업부서는 답답한 모양이다.
내가 하는 일은 컨설팅업이지만 회계인력에 대한 전문 용역에 더 가까운 일이다. 헝가리 체류비용이 높다보니 생존을 위해 헝가리 주재 한국 중견기업의 임률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 아직은 직원이 많지 않아 규모의 경제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헝가리 최근 5년간 물가상승률은 매년 20%에 육박하고 최근 국가은행에서 공시한 기준이자율은 13%로 대출이자율 또한 20%에 육박한다. 한국과 관련된 음식, 미용 등의 서비스 비용은 한국의 2~4배에 달한다. 이런 실정을 체감하지 못하는 본사의 담당자들은 헝가리 동유럽이 왜 비싼지 이해하지 못한다.
헝가리 관리직원의 임금과 한국 직원의 임금차이도 이제 거의 나지 않는다. 오히려 업무 성과나 태도는 한국이 더 높다. 그래서 이 사업 전략이 헝가리에서 일을 받아서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회사 한국직원 업무 능률도 제법 올랐다. 그래서 이야기만 잘 되면 헝가리 내부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우리 회사에 맡기는 것이 비용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담할 때 우리회사의 업무효율이 높은 이유를 설명한다. 반복적이고 단순한 입력업무를 정확하고 손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엑셀로 만든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개발을 시작하여 올해부터 안착시켰고 현재 회사 내부용으로 잘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외부 판매용으로 만들기 위해 데이타베이스와 연결하여 작동하도록 수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상담하면서 위의 프로그램 이야기를 하면 내가 설명하는 목적이 효율이 높은 이유를 말하는 것이지만 회사는 바로 그 프로그램을 자신들에게 팔고 자신들이 입력하면 안되냐고 되묻는다. 이 지점에서 나는 외부용역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오히려 이 점을 잘 활용하면 사업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소기업들은 회계프로그램 구입하는 것 조차 부담스러워하며 엑셀로 회사 직원이 잘 관리하기를 기대한다. 엑셀활용도를 높이면 프로그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그 직원에게 의존해야 하는 단점이 발생한다. 이 지점에서 사업기회가 생긴다. 근사하지만 기능이 많은 고비용의 프로그램보다 라이트한 버전으로 일부기능만으로 대부분의 회사의 요구를 처리할 수 있게 만든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엑셀 VBA로만 해결해 보려던 생각은 Mysql로 넘어갔다. 다만 제대로 배워서 하기엔 시간이 많이 없어서 실현 가능하도록 만들다보니 코드가 다소 지저분하다. 일단 일이 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만큼 구현해 놓고 차근차근 업데이트 해 나갈 것이다.
1. 현재 만들어 사용하는 것은 엑셀을 DB처럼 이용한 엑셀 채권채무관리프로그램.(회계지식이 없어도 사용가능)
2. 지금 업데이트 중인 일은 1번의 엑셀을 외부 DB로 연결하는 작업(직원을 더 채용할 계획으로 다중 접속을 가능하기 위한 목적임)
3. 외부판매용에 맞게 2번에서 일부 수정한 버전
4. 현지재무제표를 일부 회계지식만으로 검토가능한 버전(현재 사용중인 엑셀 자료를 DB연결 및 폼기능 추가를 통한 프로그램화)
5. 현지재무제표와 본사 연결재무제표를 맴핑하여 작성할 수 있는 자료(4번과 마찬가지로 현재 사용중인 엑셀을 프로그램화)
위의 내용들을 다 커버할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지만 비용과 활용도 회계지식 등에 대한 이해, 헝가리 인프라 등등으로 사용하지 않는 고객층을 대상으로 열심히 만들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