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찾아가는 길
은희는 늘 수많은 이유를 대며 자기 연민 속에 머물렀다.
매번 다른 이야기들의 이유들은
때로는 현실적인 것이었고,
때로는 변명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오래된 상처와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자기 연민은 사람을 약하게 만든다.
첫맛은 부드럽고 달콤하지만,
그 달콤함은 금세 사라지고
입안엔 쓴맛만 남는 와인처럼
처음엔 위로 같다가도 결국 자신을 가두는 감정이 된다.
은희의 인생은 늘
“이래서 나는 이렇게 됐다”라는 이유로 덮여 있었다.
그 이유들이 쌓여 굳어가는 모습을 보면,
한 인간이 자신에게 얼마나 관대하면서도
동시에 얼마나 냉정하지 못할 수 있는 존재인지를
알 수 있다.
삶은 핑계를 통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통과하며 빛을 되찾는 과정이다.
마치 세월을 견디며 깊은 향을 품게 된 와인처럼,
자기 연민의 시간을 지나면
비로소 삶의 향도 다시 깨어난다.
은희도, 그리고 우리 모두도 그 길 위에 서 있다.